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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절실했던 육아필수템… 엄마의 맘으로 창직 성공했죠"

[맘 with 베이비] 유모차·카시트 세탁 전문업체 UMOCHA 왕혜진 대표

입력 2022-04-12 07:00 | 신문게재 2022-04-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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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혜진 대표는 무엇이든 다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특히 육아맘은 더욱 그렇다며, 자신도 육아와 사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간을 적절히 나누고 쪼개는 치열한 노력을 경주했다고 말한다.

 

누구나 직장생활 중 일탈을 꿈꾸곤 한다. 적성이나 급여가 맞지 않아, 혹은 답답한 출퇴근의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서. 그렇지만 무작정 그만둘 순 없다. 경력단절여성이라도 되면 재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다. 육아와 병행할 일자리는 부족하고, 공공보육은 아직 한계가 있어 복직 후 다시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창업으로 눈을 돌리지만 남들이 다 하고 있거나 이미 포화상태라 경쟁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때 또 다른 해결책이 ‘창직’, 즉 스스로 직업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경험과 필요를 기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렇게 사업을 일궈낸 경력단절여성이 있다. 국내최초 유모차·카시트 전문세탁업체 ‘UMOCHA’의 왕혜진 대표다. 그를 만나 직장여성에서 전업주부로, 경단녀에서 창직을 통한 창업가로 성장한 스토리를 들어봤다.

 

 

- 대표님과 회사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12세 아들과 8세 딸아이를 키우며 일하고 있는 UMOCHA 대표 왕혜진입니다.  UMOCHA는 국내최초로 유모차·카시트를 세탁하는 전문업체로 지난 2012년에 설립했습니다. 딱 10년이 시간이 지나면서 까다로운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점점 알려져 현재는 여러 유아용품 클리닝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의 경험과 노하우로 유아용품제작까지 기획·준비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프랜차이즈 지방가맹사업도 시도했었습니다.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이익산출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기에 여전히 수없이 이어지는 가맹문의에도 불구하고, 정중하게 거절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다른 방향으로의 성장을 기획해 올해 법인 전환을 준비하며 투자유치를 계획하는 등 앞으로가 더욱 더 기대되는 유아전문브랜드로 성장하려 합니다.”

 

 

- 유모차·카시트 프리미엄 세탁서비스는 엄마여서 가능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결혼 전부터 직장을 다녔습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일하는 엄마·아빠입장에서 유아용품의 위생관리가 중요한 건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부족했어요. 너무 필요한 서비스였지만 기존에 서비스하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유아용품 전문클리닝은 신선한 사업아이템이라 판단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비자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과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육아를 배제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상황의 단점까지 양면성이 있었죠. 하지만 엄마가 아니라면 생각할 수 없는 분야였고, 엄마가 아니라면 저희 고객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없어 이만큼 성장하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결혼과 출산, 육아까지 병행하면서 일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UMOCHA는 저에게 삶의 터닝포인트이자, 저희 아이들을 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는 존재입니다. 간혹 농담으로 ‘제가 낳은 셋째’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 경력단절여성들이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로 ‘경단녀’ 딱지가 붙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었는지요.

 

“결혼·출산·육아 이런 상황들은 대단한 축복의 시간입니다. 다만 사회적인 구조나 상황은 아이를 키우며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각 기관과 현장에서 많은 노력들을 하고 계시지만 여전히 엄마들은 육아를 병행하며 일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저는 다니던 법무부 출입국을 출산 무렵 퇴사한 후 행정관련 사무를 프리랜서 활동을 하며 우선적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조건을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우연한 기회에 창업을 하게 됐으나 그마저도 집에서 가까운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습니다. 아이들 하원시간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 다른 업체들보다 업무 마감시간도 빨랐습니다. 그렇게 제 상황에 맞춰 욕심을 줄이고,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을 때 엄마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조성되면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육아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즐겁게 운영해 지금까지 잘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봅니다.”

 

 

왕 대표는 새로운 일자리를 원하는 경단녀 맘들에게 “아는 체 하지 말고 배우라”고 조언한다.

 

- 엄마로서 가정과 육아, 일을 모두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봅니다. 특별한 노하우와 팁이 있을까요?

 

“저는 매일 새벽 4시 반에서 5시 사이에 기상을 합니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기 전에 맞기 위해 오후 5시면 업무를 마감합니다. 그렇다고 업무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사무실에 들러 업무처리와 하루업무량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아침 7시 반이면 다시 집으로 달려가 아침을 챙기고 다시 출근을 하지만, 새벽의 이 세 시간 덕분에 아이들이 엄마와 눈을 맞추고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몸은 조금 고되지만 아이들이 엄마를 필요로 하는 그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영원히 엄마 손길을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그 시기에 사업 확장이나 욕심을 조금 미뤄두고 아이들에게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10여 년의 시간이 흐르니 이제는 계획대로 꿈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봅니다. 더 열심히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들을 다 잘할 수는 없습니다. 현실을 인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지내왔던 시간들이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세 가지를 모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 최근 코로나로 인해 사회로의 진출이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 대한 생각과 이를 대처하는 자세에 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은 힘들고 어렵습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언택트 시대를 맞아 성장하는 업종도 있고 코로나로 인해 발전하는 분야도 분명 있었습니다. 결국 유행과 흐름을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비대면 서비스, 중고시장, SNS를 통한 개인인플루언서 활동 증가 등 시대가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고민한다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보일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고집이 아닌 시대적인 흐름을 읽고 함께 흘러가는 방향으로 전환하거나 도전을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우리 엄마들이 경력단절을 해결하고 일과 가정을 모두 잘 할 수 있도록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십시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할 때, 내가 나 자신을 위한 시간과 욕심을 부려야할 때, 이 두 가지 사이에서 늘 고민이 되지만 분명 어느 상황이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아이를 돌보고 일 하느라 지쳐 몸이 힘든 날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나를 돌보고 건강을 지키고 내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내 웃는 얼굴을 바라보며 아이도 행복해집니다. 하지만 영원히 아이가 엄마의 손길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보다 성공하겠다는 마음은 조금만, 또 잠시만 내려놓고 남들보다 조금 늦을지라도 아이에게 필요한 엄마의 마음과 시간을 채워주며 천천히 더디게라도 간다면 아이가 엄마를 응원해주는 날이 반드시 옵니다. 환경적 요인 때문에 잠시 일을 쉬게 된다면 어느 순간이든 다시 일할 수 있는 날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즘은 개인 SNS를 통해서도 이윤을 창출하는 인플루언서 활동이 가능하고, 핸드폰 하나로 아이와 육아시간을 개인방송으로 만들어 소통하기도 합니다. 전문분야이든 아니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 온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일하는 엄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는 체 말고 배워라’라는 말을 가슴에 담아둔다면 기회는 찾아올 겁니다.”

 

이금재 맘스커리어 대표 겸 브릿지경제 객원기자 ceo@momscare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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