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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들, 'O'의 확산조짐으로 내년 사업계획 '오리무중'

입력 2021-12-05 16:28 | 신문게재 2021-12-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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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미추홀구의 거리<YONHAP NO-1999>
5일 점심 시간대 미추홀구 주안역 일대 식당 밀집 지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이 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 조짐으로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계적 방역완화로 소비가 활기를 띠고 경제 전반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미크론으로 인해 또다시 방역 조치가 강화되고 소비가 크게 위축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들은 연말 임원인사를 마친 뒤 내년 사업목표와 전략을 확정하는데 오미크론 변수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주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를 단행한 뒤 이달 중순께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해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한다. 이 회의는 6월과 12월 매년 두차례 열리는데 통상 12월 회의는 연말 인사 이후 새 경영진과 임원뿐 아니라 해외 법인장까지 모두 귀국해 참석한다. 올해는 해외법인장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을 계획이었는데, 오미크론 확산과 방역지침 강화로 작년처럼 온라인 개최를 검토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오미크론 변수로 인해 내년도 판매목표 등을 다시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말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생산 및 판매 차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올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추고, 투자계획 규모도 대외변동성 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존 8조9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줄였다. 연말 임원 인사도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파격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그룹도 지난 10월 주요 계열사들이 보고한 내년 사업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망 관리와 함께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등을 줄여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이밖에 ICT업계의 경우 당초 실시하려던 사무실 근무 재개를 연기하고 현행 재택근무 체제를 연장키로 했다. 네이버는 올 연말까지 잡았던 원격근무방침을 내년 3월까지 연장키로 최근 결정했다. 카카오도 내년 1분기 까지 원격근무를 유지하고, 내년 2분기부터는 부문별 책임자 담당 조직이 각자 적합한 근무형태를 선택하게 할 예정이다.

통신 3사 역시 현재 자리를 잡은 원격 근무체제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오미크론 확산을 가장 걱정을 하는 기업은 항공사들이다. 국내 여행객들로부터 인기 있는 괌 노선이 재개되면서 한 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재운행을 취소하거나 연기로 급선회했다. 이 같은 타격은 동남아 등 다른 국제선에도 곧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연말 임원 인사 후, 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 수립으로 분주할 시기인데, 오미크론이 끼칠 영향을 어디까지 내다봐야 할 지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에 기업들은 이미 위기를 크게 한차례 겪은 만큼, 플랜B를 계속해서 업데이트 중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관측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올 겨울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이 심각한 방역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약화되면 내년 1분기에 또다시 경제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 ‘5차 대유행’이 이미 시작됐다고 판단된다며 2020년 상반기의 경제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올해 4분기 경기 상황에 대해 “12월에는 방역 상황 악화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는 경기 회복세를 약화하는 요인이 지배적인 가운데 하방 리스크 요인의 강도에 따라 우리나라 경기가 연착륙 또는 경착륙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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