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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세영 “덕임 역 위해 7Kg 증량, 미세한 장단음까지 신경 썼죠”

[人더컬처]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입력 2022-01-10 18:00 | 신문게재 2022-01-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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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사진제공=프레인TPC)

 

“왕은 궁녀를 사랑했지만 궁녀는 왕을 사랑했을까?” 

MBC ‘옷소매 붉은 끝동’은 이처럼 도발적인 메시지로 출발한다. 궁녀는 왕의 소유물로 간주되던 조선시대 궁녀가 사랑하는 사람을 스스로 정할 권리를 갖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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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한장면 (사진제공=MBC)

 

배우 이세영이 연기한 덕임은 역사에서 정조의 후궁 의빈 성씨로 기록된 인물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실록에 기록되지 않았던 두 사람의 로맨스와 더불어 덕임을 주체적이면서 자존감 강한 ‘직업인’ 궁녀로 표현했다. 연기경력만 25년, 사극 출연만 다섯 번째인 이세영은 덕임을 해석하고 표현하기 위해 외적인 모습부터 발음, 발성과 애티튜드까지 연구했다. 나인 시절, 소녀의 통통한 볼살을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증량했다. 하지만 매일 날씨와 전쟁을 벌여야 했던 사극 현장에서 증량도 쉽지 않았다. 더위에 시달리고 추위에 떨어야 했기에 고칼로리 끼니와 디저트까지 먹어도 살이 빠져있었다. 결국 드라마 종영 무렵에야 7Kg까지 증량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책을 필사하는 장면을 위해 서예를 배웠고 후궁으로서 예법을 표현하기 위해 평소 취미인 다도를 다시금 몸에 익혔다. 이세영은 “덕임의 필사는 실록에 잘 기록돼 있어 글을 쓰는 태도와 마음가짐, 어떻게 쓰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유심히 관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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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한장면 (사진제공=MBC)

 

또렷한 발음과 발성 역시 이세영의 준비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말뜻을 효과적을 전달하기 위해 장단음까지 찾아봤다”며 “사극에 출연한 선배님들이 말을 맛있게 하는 것 같아 그 부분을 신경써서 호흡을 담으려고 했다. 동료 나인이나 서상궁 마마와 이야기할 때는 편안하게 말했지만 세손이나 영조와 얘기할 때는 호흡을 더 크게 가지려고 했다”고 미세한 차이점을 설명했다. 

중견급 연기경력을 갖춘 이세영이지만 덕임을 연기하면서 감정소모도 적지 않았다. 세손의 동지에서 여인으로 그리고 아이를 잃은 엄마로 한 여성의 일대기를 연기하기 위해 미세한 감정까지 눈빛과 표정으로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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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사진제공=프레인TPC)

 

“저는 담담하지만 시청자들이 슬픈 장면을 연기하는 게 힘들었어요. 대사도, 지문도 없는 신에서는 스스로 감정을 정해야 했기에 미묘한 간극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쉽지 않았죠. 일례로 동료 궁녀였던 월혜(지은) 언니가 죽는 장면의 경우 한동네에서 함께 자랐던 언니가 알고 보니 사랑하는 세손을 죽이려 했던 역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어떤 표정으로 바라봐야 할지 고민이 컸죠.”

시청자들이 놓치는 부분까지 스스로 묘사하고자 하는 이세영의 프로 근성은 주체적인 덕임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하지만 이세영은 “나는 일할 때 외에는 마지못해 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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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의 한장면 (사진제공=MBC)

 

“그간 제가 연기한 배역들이 주체적인 인물이 많았지만 ‘옷소매’에서는 명확한 신분의 차이와 한계가 있었어요. 스스로 선택하고 살고 싶은데 제약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부분들 그리고 자유를 갈망한 덕임의 모습을 밝고 생동감있게 그려내려고 했어요. 연기를 해보니 덕임이가 저보다 훨씬 주체적이고 능동적이었죠. 덕임이에게 소중히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겠다 했죠.”

‘옷소매’로 20대를 대표하는 사극 퀸으로 거듭났지만 이세영 역시 한때 ‘일이 너무 없어’ 두려움에 떨던 시기가 있었다. 그는 “20대 중반에 일이 너무 없어서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했다”며 “그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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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사진제공=프레인TPC)

 

“연기는 제게 생업이자 존재의 이유죠. 경쟁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제가 갖춘 게 많지 않기에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5년의 연기 경력을 쌓으며 스스로 잘했다고 칭찬하는 건 버텼다는 점이죠. 물 위에 떠있는 오리도 수면 아래에서 쉼 없이 물장구를 치듯 저도 나름대로 발버둥쳤기에 꾸준히 한길을 걷는 걸 칭찬하고 싶어요.”

이세영은 아직도 ‘옷소매’의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준비기간까지 약 1년간 오롯이 덕임으로 살았기에 애틋함이 남다르다. 그는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순간을 즐기고 곱씹지 못해 아쉬웠다”며 “2022년은 조금 더 일상을 돌아보고 스스로 생각을 많이 하는 해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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