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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올 추진선' 탈탄소시대, 해운·조선업계 블루오션 되나

입력 2023-06-19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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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인도한 200K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탈탄소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조선·해운 업계가 ‘대체연료’ 찾기에 분주하다. 일단, 메탄올이 대세인 분위기다. 중국 조선사들이 메탄올 추진 선박에서도 저가 수주 전략을 펼치면서 업계 안팎의 우려가 크지만, 한국의 기술력과 대외환경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사들의 시장 선점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18일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HD한국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내년 1월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가 발주한 1만62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한다. 앞서 머스크는 HD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 각각 18척, 1척의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한 바 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도 지난 2월 국내에서 최초로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김규봉 HMM 해사총괄 상무는 “9000TEU급 메탄올 컨테이너 컨테이너선을 현대삼호중공업과 HJ중공업에 처음으로 9척을 발주했으며 오는 2025년 4월, 2026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탄올 추진선 발주가 늘어난 데는 ‘탄소 배출’ 영향이 가장 크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부터 현존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를 도입하며 선박 탄소배출량 규제에 나섰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 연료보다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연료다. 특히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시대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LNG와 비슷한 힘을 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훨씬 큰 부피의 탱크가 필요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다양한 대체 연료가 있지만 해운 시장에서 메탄올이 대세로 가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으로 가는 건데, 상대적으로 단점을 가장 빨리 보완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 3사 가운데 메탄올 추진선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HD한국조선해양은 단점을 보완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엔진과 연료 시스템을 장착했다. 수요도 상당한 데다 선가까지 높아 조선업계 입장에선 차세대 효자 선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메탄올 추진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라며 “LNG운반선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국 조선사들의 가격 공세다. 세계 4위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은 지난해 8월 중국 다롄 조선에 1만5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했다. 머스크도 최근 중국 양지장 조선과 8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에 시장 안팎에선 한국 조선사들이 중국의 물량공세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의 관련 기술 수준이 압도적으로 높고, 미·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당분간 서방쪽 발주가 국내로 쏠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선박을 주로 발주하는 대형해운사는 그리스, 덴마크 등의 북유럽 국가가 대부분인데 이들은 대개 중도적인 입장”이라면서 “하지만, 미중 관계의 악화일로가 길어질수록 국내에 어떤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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