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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 영조의 장수 비결

<시니어 칼럼>

입력 2023-09-07 12:53 | 신문게재 2023-09-0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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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일 명예기자
정운일 명예기자

영조는 조선의 왕 중에서 51년이라는 최장기 집권과 83세라는 최장수 왕이라는 두 가지 기록을 남겨 이목을 끌고 있다. 다음으로 장수한 왕은 태조(74세), 고종(68세), 광해군(67세), 정종(63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조선의 왕은 60세만 넘어도 장수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니 영조의 장수는 당시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왕들이 단명한 것은 운동 부족이라고 생각된다. 침실에서 근정전까지 10m 되는 거리를 가마를 타고 갔다고 하니 얼마나 운동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걸어가고 싶어도 신하들의 만류로 걸을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철종은 강화도에서 살다 갑자기 왕이 되어 궁궐에서 생활하니 농사짓고 사는 강화도를 그리워했다고 하니 이해가 간다.

어르신들은 호모 헌드레드를 맞아 영조의 장수 비결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영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중심으로 일상생활을 살펴보고자 한다.

영조는 한평생 얇은 옷과 거친 음식을 먹어서 자전(慈殿: 왕 어머니)은 늘 염려하였고, 영빈(寧嬪: 숙종 후궁)도 스스로 먹는 것이 너무 박하니 늙으면 반드시 병이 생길 것이라고 걱정했다고 한다. 이처럼 조선 시대 어느 왕보다 서민 군주다운 풍모를 보였고, 검약의 통치 철학으로 조선 후기 르네상스를 이루었다.

그는 사대부 집에서는 초피(貂皮)의 이불과 이름도 모를 반찬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하면서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을 위해 금주령을 내리니 술이 없어 제사를 지낼 수 없게 되자 제주(祭酒)를 감주로 대치했다고 한다. 술 빚은 자는 유배, 선비가 마시면 귀양, 중인이 마시면 천민, 일반 백성이 마시면 고을 노비, 몰래 빚으면 처형 등 엄한 벌을 내렸다고 한다.

영조는 보양식으로 고추장(苦椒醬)을 매우 좋아하여 매일 먹었다고 한다. 이외에 즐겼던 음식으로는 타락죽(駝駱粥)과 보리밥이다. 타락죽은 자주 밥상에 올랐고 보리밥은 식욕이 없을 때 즐겼던 음식이라고 한다.

그가 75세 말년에 즐겼던 음식은 송이(松茸) 생복(生鰒) 아치(兒雉:어린 꿩) 고추장 이 네 가지만 있으면 밥을 잘 드셨고, 이러한 음식이 자신의 건강 유지에 큰 몫을 했다고 했다.

약재로서는 경옥고(瓊玉膏)에서 조선왕들이 처방받은 내용이 총 359회가 되는데, 그중 영조가 총 251회 처방을 받았다. 또한 왕실 의료 기관인 내의원에서 7284회 진료를 받았다. 3일에 한 번 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왕이기도 하다. 평소에 건강검진을 받으며 생활했으니 장수했다는 생각이다.

영조의 장수 비결이 검소한 식단과 얇은 옷차림이었다니, 먹거리가 풍부하여 성인병이 증가한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생활도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그는 경옥고 처방과 내의원에서 가장 진료를 많이 받은 왕으로 평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들이 장수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우린 얼마나 행복한 세상을 살고 있는가? 국가에서 무료로 건강검진을 시켜 주고 사전에 자기 몸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치료에도 도움을 주고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100세 시대, 어르신들은 영조처럼 국가 건강검진을 받아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여 호모 헌드레드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운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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