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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잠든 전북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사우디 리야드서 열린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서 17일 등재 결정
전북도, 국내 두 번째 많은 세계유산 보유…향후 가치 조명과 활용사업에 지원 강화

입력 2023-09-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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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결정
17일 사우리아라비아 리야드 알 파이살리아에서 개최된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전북 남원시 가야고분군 등 섬진강과 낙동강 유역에 분포된 가야고분군이 동아시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됐다.(사진은 사우디 현지에서 등재 홍보활동을 벌인 전라북도 참가단). 전북도 제공.


1500년 잠들었던 전북 남원시 등 전국 7개 자치단체에 분포돼 있는 가야고군분(Gaya Tumuli)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알 파이살리아(Al-Faisaliah)에서 개최된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 등재 최종 결정됐다. 등재일은 위원회가 폐막하는 오는 25일이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됨으로써 한국은 1995년 석굴암·불국사가 등재된 이후 16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전북은 17개 시·도에서 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 보유 자치단체가 됐다.

전라북도(도지사 김관영)의 세계유산은 고창군의 고인돌유적(2000년), 익산시의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정읍시의 무성서원(2019년), 고창군의 갯벌(2021년), 그리고 남원시의 가야고분군(2023) 등 5건에 이른다. 이 뿐만 아니라 자연유산인 갯벌에 이르기까지 세계인이 주목하게 될 특별자치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을 비롯하여 전라북도 등 10개 도·시·군(전북·경북·경남·남원·고령·김해·함안·창녕·고성·합천) 및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은 위원회 개최기간동안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 면담과 지지교섭 활동을 벌이는 등 등재 결정이 이루어지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전라북도는 천선미 문화체육관광국장을 대표로 한 참가단을 사우디 현지에 파견해 사우디 세계유산위원회 현장에서 가야고분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리는 홍보활동에 주력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2013년 잠정목록에 오른 이후 10여 년 동안 민·관·학이 함께 마음을 모아 이뤄낸 쾌거”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사우디 현지에서 남원시 가야고군분 홍보활동을 벌인 천선미 국장은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호남과 영남 지역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묶은 연속유산”이라며 “남원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결정으로 전북의 문화자긍심을 고취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북의 가야문화유산이 국내에서 주목받기까지는 오랜 세월과 인내가 있었다. 가야사의 불모지로만 알려져왔던 전북 동부지역의 가야문화의 실체를 파악하기까지는 1982년 故전영래 교수의 월산리고분군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1987년 전북대박물관에서 시행한 문화재 지표조사 등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북 가야사 연구자들의 집념과 피나는 연구성과가 있었다.

전북도는 학계 및 시민과 함께 15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가야문화유산을 새롭게 찾아내 조사·연구하고, 그 가치를 밝히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세계인이 전북 가야문화유산의 인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번에 함께 등재된 7개의 고분군 중 영남지역의 고분군들이 주변 정비, 전시관 건립 등 보수정비를 거의 완료된 것에 비해 남원 고분군은 현재 주변 정비사업이 시작됐으며, 홍보관 건립을 앞두고 있다.

전북도는 남원 가야고분군의 경우 나무숲과 함께 보존돼 1500년 전부터 지금까지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진정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던 것처럼, 다른 지역의 고분군과 차별화되는 활용전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라북도는 세계유산이 갖는 국제적 브랜드 가치를 통한 지역관광산업을 비롯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전북 가야고분군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전북의 미래자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에 세계유산에 포함되지 못한 장수 동촌리고분군, 삼봉리고분군 등 장수지역의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확장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장수 고분군은 백두대간 품속에 자리해 지리적 환경이 탁월하며, 대규모 철산 개발과 사통팔달의 교역망을 장악했던 강력한 가야 정치체의 존재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세계유산 등재기준에 부합하는 완전성과 진정성을 보강하는 등 확장등재 추진절차에 돌입한다.

이외에도 전북 동부지역의 고대 제철유적을 기반으로 한 국립 철 박물관 건립, 현재까지 어느 지역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가야 봉화유적을 테마로 한 가야 봉화 에코뮤지엄 조성, 유네스코가 추진하는 루리티지(Ruritage)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등 세계유산의 브랜드를 적극 활용해 지역경쟁력을 강화할 구상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이번 남원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많은 지원과 노력을 해주신 문화재청,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등 관계기관과 전북 가야사 연구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 경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세계유산을 보유한 자치단체로서 세계인과 함께 유산을 누릴 수 있도록 활용정책 및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지역경제의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북=한성천 기자 hsc92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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