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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한파에 잇단 ‘신약 임상 중단’…제약·바이오 핀포인트 전략 통할까

‘선택과 집중’ 통해 성공 가능성 높은 파이프라인 주력…효율성 높인다

입력 2023-10-10 06:32 | 신문게재 2023-10-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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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 중인 신약의 임상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 중인 신약의 임상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투자 위축과 금리 인상 등으로 외부 환경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공 가능성이 좀 더 높은 파이프라인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기업이 기업 가치 제고를 포함한 전략적 경영 의사결정 등을 이유로 임상을 조기 종료하거나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상용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신약 파이프라인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핀 포인트 전략’을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업별로는 GC녹십자의 계열사 GC셀(지씨셀)이 판상형 건선 환자 대상 동종편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CT303’ 임상 1상 시험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지씨셀은 2021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T303에 대한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받고 임상에 착수했으며 현재까지 목표 시험 대상자 수 24명 중 9명의 환자를 모집해 임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전사적 개발 역량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해당 임상의 조기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

브릿지바이오도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 ‘BBT-176’과 안저질환 치료 후보물질 ‘BBT-212’의 개발을 중단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좀 더 성공 가능성이 높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후보물질 ‘BBT-877’과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 ‘BBT-207’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재원을 확보하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효율적인 기업 경영 차원에서 자원을 전략적으로 배분·집행하여 보다 빠른 연구개발 성과를 선보이기 위해 일부 과제의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네오이뮨텍은 ‘NIT-104(교모세포종)’, ‘NIT-106(피부암)’, ‘NIT-109(위암)’ 등 진행 중인 3건의 임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비교적 개발 속도가 빠른 췌장암,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3개의 임상은 이미 다양한 연구 목표를 달성했다. 다음 단계의 임상 프로그램에 더욱 집중해 사업 개발에 전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며 “감소한 지출은 진행 중인 임상과 신규 파이프라인 연구 등에 배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기업 고바이오랩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개발하던 ‘KBL697’의 미국과 한국 임상 2a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초기 단계인 해당 파이프라인을 정리함으로써 매몰비용을 최소화하고 최소 50억원 이상의 미래 개발비를 절감해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재원을 확보한다는 게 회사 측 계획이다. 고바이오랩은 향후 항암, 대사, 중추신경계질환(CNS) 등 후속 프로그램 진행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제넥신은 프랑스에서 진행 중인 단장 증후군 치료 후보물질 ‘GX-G8’의 임상 1상을 자진 중단했다. 환자 수가 매우 적어 국내와 해외에서 환자 모집에 난항을 겪은 데 따른 전략적 경영 의사결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에 필요한 자금 부담은 여전한데 대내외적 여건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의 미래 자산 중 하나인 신약 파이프라인을 포기하는 건 아쉽지만,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신약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는 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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