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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0조’ HMM 인수전, 유찰론 속 대기업 참전론 ‘솔솔’

입력 2023-10-24 06:30 | 신문게재 2023-10-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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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부산항을 떠나고 있는 선박. (사진제공=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매각 유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해상운임이 하락세인 데다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해진공)의 영구채 주식 전환으로 인수 후보들의 부담이 더욱 커진 것이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20일 기준 917.66을 기록했다. 3주 만에 900선에 복귀했지만, 여전한 침체 기조다. 업계에서는 운임 약보합세가 HMM 인수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해운운임이 3주 만에 오르며 900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망은 좋지 않다”면서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HMM은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은 만큼, 인수 후보들의 부담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지난해 기준 컨테이너선 매출 비중이 93.12%나 된다.

여기에 산은과 해진공이 지난 20일 1조원 상당의 영구전환사채(CB) 주식 전환을 실행하면서 인수 후보들을 향한 우려 시선은 더욱 커지고 있다. HMM 전체 발행 주식이 늘면서 결국 인수 기업이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은과 해진공은 1조7000억원 가량의 영구채가 여전히 남았다. 시장에서는 이 물량 모두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최소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결국, HMM 인수 금액이 최대 1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수전에 뛰어든 하림그룹이나 LX그룹, 동원그룹은 자산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중견기업이다. 인수 후보들이 현금 동원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현재 하림그룹은 산하 벌크선사인 팬오션이 한진칼 주식 390만3973주를 1628억원에 처분키로 했고, LX그룹은 테스크포스(TF)를 가동해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원그룹 역시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자금 동원 방안을 찾고 있다.

문제는 이들 인수기업의 현금 보유량이 HMM 최소 예상 매각가격인 5조원에 턱 없이 미치지 못한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하림그룹이 1조6000억원, LX그룹이 2조5000억원, 동원그룹이 6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 업계 안팎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란 지적을 끊임없이 내놓는 배경이다. 업계 전문가들이 이번 매각의 유찰 가능성을 점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기도 하다.

시장 및 관련업계에서는 HMM 매각 유찰 이후 대기업 참전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구교훈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과 교수는 “이번 매각은 유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후 대기업이 마지못해 참여하는 형식으로 인수협상을 개시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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