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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화물 매각 ‘고용유지’ 당근책…30일 이사회 통과할까

입력 2023-10-25 06:26 | 신문게재 2023-10-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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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노조 관계자들이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슬롯 반납 및 화물사업 분리매각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이 ‘첩첩산중’이다. 거센 내부 반발에 항공화물 시장도 약세다. EU집행위원회 승인이 필요한 대한항공은 일단 ‘고용유지 및 처우 개선 지원’ 카드를 빼 들고 내부 반발 해결에 나섰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매각하고, 인수기업이 고용유지와 처우개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30일 개최되는 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합의서를 상정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이란 후문이다.

대한항공은 EU집행위 승인을 얻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이 절실하다. 매각은 ‘아시아나 이사회 통과’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데, 아시아나항공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심해 이사들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 앞서 아시아나 직원들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이야기가 공론화된 뒤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지속해서 표현했다. 이를 의식한 듯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21년 11월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고, 대한항공 측은 합병 이후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했다.

하지만, 화물사업 매각 시나리오가 나오자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합병 반대 서명운동이 진행되는 등 반발이 한층 거세졌다. 직원들이 기업결합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전국공공운수노조와 산하 단체인 아시아나항공 노조(일반노조)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과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국익이나 국민의 편의,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해외 경쟁당국의 요구조건을 맞추기 위해 이렇게 많은 항공기를 줄이고, 노선과 슬롯을 반납하면서 말뿐인 고용유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당근책을 수긍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소속 직원들의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기내식 기판 사업을 분할 매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최종 매각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과거 고용유지 조건으로 사업을 매각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매각에도 해당 조건들을 내세우는 건 납득할 수 있다”면서도 “최근 화물 운임이 낮아지는 등 화물사업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국내 항공사들의 인수 의사가 크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시아나 화물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 항공사는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역시 30일 이사회를 열어 화물사업 분리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이사회(사내2명·사외 4명) 4명 이상이 사안에 찬성해야 한다. 사내이사들은 산업은행과의 관계상 찬성표가 유력하지만, 사외이사들은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여부는 사외이사들에게 달렸다”면서 “이사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린다고 들어 30일 어떤 결정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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