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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져진 주사위'…낙찰과 유찰 사이, "HMM 새주인 나왔나"

입력 2023-11-23 17:00 | 신문게재 2023-11-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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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부산항을 떠나고 있는 선박. (사진제공=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본입찰이 마감되면서 그 결과를 놓고 업계 전반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이날 오후 5시 HMM 본입찰을 마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예비입찰 과정에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하림과 동원그룹, LX인터내셔널 등 3개 기업 모두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동원과 하림 2파전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LX인터내셔널이 본입찰 불참이나 낮은 가격을 적어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으로는 해운업황 부진이 꼽힌다.

결국, 본입찰 최종 관건은 동원과 하림의 공세 수위다.

동원그룹은 지주사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미국 최대 참치캔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000억~6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 유동화도 검토하고 있다.

하림그룹은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을 중심으로 실탄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을 매각해 1628억원을 마련했고, 영구채 발행 카드까지 빼 들었다. 발행 규모는 5000억원 안팎으로, 호반그룹 매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PEF) JKL의 외부 자금 조달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시나리오는 유찰 가능성이다. 동원과 하림의 인수 희망금액이 산은이나 해진공이 원하는 수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산은이 최근 HMM의 매각가를 최소 지분 가치 이상으로 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이 경우, HMM 매각가격은 최소 6조원에서 8조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이날 HMM의 주가는 장마감 기준 1만6330원이었다. 산은과 해진공이 HMM 경영권 지분 57.9%를 매각할 경우 6조5000억원 이상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산하면 매각 가격은 8조원을 넘길 수도 있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입찰 시 기준가격인 예정가격을 정해야 한다. 매각 측은 본입찰 전 이를 결정하고 밀봉한 뒤 개찰장소 또는 가격협상장소에 둔다. 인수후보자들은 예정가격을 미리 알 수 없다.

앞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면서 “결과가 나오면 바로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매각 주관사를 맡은 삼성증권은 다음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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