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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개국 스케치 여행… '향기'를 그리다

[인터뷰]'스물넷에 떠난 컬러풀한 세계일주' 작가 김물길

입력 2014-12-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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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수상가옥', 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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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넷에 떠난 컬러풀한 세계일주'작가 김물길

누구나 세계여행을 꿈꾼다. 하지만 그 꿈을 실행에 옮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젊을 때는 돈이 없어 미루고 나이가 들어서는 여유가 없어 꿈을 잊는다. 돈과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지만 여전히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꿈을 향한 막연한 동경만 있을 뿐 명확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세계여행 꿈을 이룬 김물길(본명 김수로, 27) 작가는 지난 여행 기록을 책 ‘아트로드: 스물넷에 떠난 컬러풀한 세계일주’로 출간했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아직 늦지 않은 꿈’을 이야기하는 강연가이기도 하다. 여행의 여운이 그대로 담긴 그림을 보여주던 그는 홀로 여행을 하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 현지에 있는 종이와 도구를 최대한 활용한 그림들에는 각 나라 향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여행하며 좋아하는 그림을 그렸어요. 거의 매일 보고 느낀 것을 그곳에서 구입한 달력이며 스케치북이며… 손에 닿는 대로 하루하루를 기록했죠. 아무리 좋은 여행이라도 한 두달 지나면 지겨워질 수 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그림’이란 명확한 목표가 있으니 계획했던 46개국 여행이 가능하더군요. 반드시 ‘세계여행’, ‘그림’일 필요는 없어요. 꿈을 실행에 옮길 확실한 이유가 있으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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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소녀, 마다가스카르'

김 작가는 새해가 되면 경희대학교 미술학부 4학년이 된다. 여행을 위해 휴학했고 제때 복학하지 못해 제적됐다 뒤늦게야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여행을 그리자는 꿈을 위해 휴학을 하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어요. 디자인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는 벽화 그리는 아르바이트까지 했어요. 2년 반 동안 2500만원을 모았죠. 그렇게 2011년 12월 미얀마를 시작으로 46개국을 1년 10개월간 여행했어요. 돌아와 보니 학교에서 제적처리가 되었더라고요. 다행히 복학할 수 있어서 다시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우선 당장 목표는 학교 졸업이예요.”

책을 출간하고 그림들을 추려 몇 차례 전시회까지 연 그는 최근 강연으로 바쁘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강의 대상은 뜻밖에도 나이 든 기업 관계자들이 대부분이다. 그의 강연을 들은 이들은 ‘나는 젊었을 때 왜 그렇게 하지 못했나’라고 한숨을 내쉬곤 한다. 그런 그들에게 김 작가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고 전한다.

“반드시 여행일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여행이 제게 준 건 그림뿐만이 아니에요. 그 순간이 좋아서 했던 행동들 때문에 책도 내고 강연도 하고…. 그때 가졌던 시간이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거든요.”

김물길 작가가 그린 사람의 얼굴은 다양한 색으로 채워져 있다. 파랑, 빨강, 노랑 등 그 색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얼굴 밖으로 번져진다. 그는 이것을 ‘향기’라고 설명한다.

“향기는 작은 틈에서도 새어나가고 넓은 공간도 가득 채워요. 순간순간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이 향기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평생 좋은 향기가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우선 제가 그런 향기를 가지고 있어야겠죠?”

반문하며 웃는 그의 얼굴에 파란색이 번진다. 순간 짙어졌다 금세 연하게 퍼져나가는 물(水)색이다. 동시에 시원한 향기가 코를 스친다. 그의 그림 속 사람들처럼.

 

글=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사진=윤여홍 기자 pks191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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