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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취재 20년…산나물의 깊은 매력 알게됐죠"

[인터뷰] 자연나물 전문가 오현식

입력 2015-01-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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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겨울에는 방풍나물이 제격이죠. 풍을 막아준다고 해서 방풍나물이라고 이름 붙여졌는데 중풍, 고혈압은 물론이고 감기나 거담에도 효과가 좋아요. 예전에는 봄에만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농가도 많아서 대형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다진 마늘에 양념장, 매실청, 참기름을 넣고 무치면 쌉싸름하고 매콤해 떨어진 입맛을 되살리는 데도 제격이에요.”

오현식 인물사진
산나물에 애정을 가지고 농사짓는 분을 취재하면서 점점 나물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오현식씨.
겨울에 좋은 나물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효능부터 조리법까지 줄줄이 읊어준다.

‘산에 가면 산나물 들에 가면 들나물’의 저자 오현식씨가 처음 약초와 나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직업 때문이었다.

“1993년부터 ‘농민신문사’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어요. 주로 농사짓는 분을 취재하죠. 그 당시에는 산나물이 인기가 있는 작물이 아닌데도 산나물에 애정을 가지고 농사짓는 분을 보면서 나도 뭔가를 진득하게, 열정적으로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차츰 그런 취재를 많이 하다 보니 농작물, 식물이 지닌 신비로움이 보이더라고요. 사진도 찍고, 책도 읽어 보고, 글을 쓰고 하다 보니 자료가 쌓였어요. ‘책으로 내야겠다’는 생각이 7, 8년 전부터 들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쓴 책이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이었어요. 첫 책을 펴내고 나니 아이들에게도 우리 산나물의 효용을 알려주면 좋겠다 싶어서 ‘산에 가면 산나물, 들에 가면 들나물’을 펴내게 됐죠.”

나물의 장점에 대해 그는 우선 섬유소가 많고 열량이 거의 없어 다이어트에 좋다는 점을 꼽는다.

“주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도시인들은 운동할 짬이 거의 없어 대부분 소화불량에 시달리죠. 나물을 즐겨 먹으면 변비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주변의 여자들에게 나물을 적극 추천합니다.

게다가 산나물과 들나물은 일반 채소에 비해 다량의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 그로 인한 토양의 오염으로부터 안전해 자연 상태의 나물은 먹어도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죠.

뿐만 아니라 나물은 종류별로 다 제각각 나름대로 효능이 있어요. 나물을 골고루 즐겨 먹으면 음식으로부터 오는 병의 90%는 예방할 수 있어요.”


산에 가면 산나물 들에가면 들나물

그는 사람들에게 산나물을 알리기 위해 주말마다 산과 들을 누빈다.

“책을 쓰기 위해 나물의 생장을 사계절에 걸쳐 사진으로 담았어요. 저도 직장인이라 주말에만 갈 수 있는데 한 달을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잖아요. 그래서 책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과 들에 나가 나물을 채취하고 사진을 찍었죠.”

그러나 의무감만으로 1년에 52주를 주말마다 산과 들을 누비는 것은 불가능한 일. 나물의 무엇이 그를 매혹시킨 것일까.

“식물에 관심이 많으니까요. 특히 싹이 나오는 봄부터 6월까지는 싹이 꽃보다 아름다워요. 새싹이 나올 때는 붉은색인데요. 붉은색에서 연녹색으로, 그리고 짙은 노색으로 변하는 1개월 과정이 굉장히 신비롭고 아름답죠.”

최근 들어 나물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직접 산나물과 들나물을 캐러 다니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마지막으로 오씨에게 나물 초보자가 채취할 때 주의할 점을 물어봤다.

“독초를 조심해야죠. 독초가 산나물보다 빨리 새순이 돋아요. 뜯어 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 독초도 많은데요. 독초가 꽃이 대개 화려해요.

산나물을 짜면 즙이 나오는데, 독초는 즙을 입술과 같은 연약한 피부에 대면 화끈거려요. 겉보기와 달리 향이 역겨운 게 대개 독초예요. 무엇보다 잘 모르는 독초는 뜯지 않는 게 좋죠. 가령 요즘 산마늘이 인기가 많은데, 비슷하게 생긴 게 많아요. 처음 보면 구분하기 어려워요. 이럴 때는 전문가에 문의하든지 아예 안 드시는 게 좋아요.”

이형구 기자 scal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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