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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애의 맛’ 진짜 19금 주인공, 하주희

입력 2015-05-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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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맛’ 진짜 19금을 책임지는 맹인영의 하주희(사진제공=미디어플렉스)

“첫 작품은 2회차 촬영밖에 안했고 연기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했어요. 이 작품에서는 ‘맹인영’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저에게는 ‘연애의 맛’이 첫 영화나 다름없어요.”

영화 ‘연애의 맛’은 19금 영화다. 하지만 주인공 길신설(강예원), 왕성기(오지호) 커플이 보여주는 노출 신들은 귀여운 수준이다.

 

이 영화 속 진짜 19금을 책임지는 이가 있으니 모델 출신의 배우 하주희다.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강예원)언니도 (오지호)오빠도 데뷔시절 베드신을 찍은 경험이 있잖아요. 이왕 베드신을 찍을 거면 비호감으로 보이지 않게, 진정성 있게 찍어보자고 격려해줬어요.”

강예원이나 오지호나 끊임없이 그녀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고 또 물었다. 

 

특히 같이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던 오지호는 “완전 로봇같이 연기하곤 했으니 아침에 촬영장 가는 게 지옥 같았다”고 ‘미인’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며 살뜰히도 챙겼다고 귀띔한다. 

 

저는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베드신? 어차피 할 거라면 화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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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기(오지호)를 유혹하는 맹인영.(사진제공=미디어플렉스)


“시나리오를 보고 인영이 캐릭터가 재밌고 귀엽다고 생각했어요 남자를 꼬시기 위해 코스프레까지 하다니 기발하잖아요.”

하지만 곳곳에 있는 베드신들은 분명 부담이었다. 모델 생활을 하다 연기자로 전향해 첫 연기에 도전하는 배우에겐 가혹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까다로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긍정적 마인드의 소유자다.

“부담이 되긴 했죠. 하지만 연기하려면 한번쯤은 겪어야할 일이니 대수롭게 생각하지 말자 마인드 콘트롤을 했어요. 시간 지나면 흐뭇하게 바라볼 시간이 있을 거라고 믿었죠.”

이에 그녀는 어차피 해야할 할 베드신이라면 초장에 강하게 나가자 마음먹었다. 다음 작품엔 베드신이 있어도 주저하지 않고 출연을 결심할 테니 기회가 더 많아진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가운 벗는 장면에서 뒤태가 너무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이렇게 말하곤 환하게 웃는 데 주저함이라고는 없다.

 

베드신에서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는 그녀의 몸매는 군살이라고는 없이 매끈하다. 어린 시절엔 마냥 마르기만한데다 팔이 너무 길어 별명이 ‘이쑤시개’ 혹은 ‘원숭이’일 정도였다.

“커보니 그게 장점이더라고요. 너무 마르기만 하면 안예쁘니까 볼륨감 있는 몸매를 만들려고 4, 5년 전부터 근력운동을 시작했어요. 먹는 걸 좋아하는데도 어렸을 땐 살이 안찌더니 나이가 드니 군살은 늘더라고요. 먹는 건 절대 못줄이니 먹은 만큼 뛰자 마음먹었죠. 운동을 좋아서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매일 2시간의 근력운동과 30분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그녀에게 가장 어렵고 힘든 게 운동이다.

“처음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렇게 보이고 싶다, 저런 이미지면 어떨까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나이 들어 막상 연기를 시작하고 보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더라고요. 꿈을 이룬 거잖아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이 먹어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한 자체가 그녀에겐 더 큰 행복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베드신은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았다.


◇베드신보다 어려웠던 오지호와의 키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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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19금 대사 “만졌을 때 단단하고 꼭지가 마르지 않은 걸로 ”.(사진제공=미디어플렉스)

“베드신은 아무 느낌이 없다는 배우들 인터뷰를 볼 때마다 ‘말도 안돼!’ 했는데 진짜 아무 느낌이 없더라고요. 거의 처음 본 분이랑 바로 베드신을 찍었어요. 너무 민망하고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정말 아무 느낌이 없었죠.”

오히려 하주희보다 더 긴장한 감독 이하 스태프들에 이대로라면 편치 않겠다 싶어 정작 그녀는 현장분위기를 편하게 만들고 마음을 여는 데 보다 집중했다. 그녀의 매니저는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기본적인 것들은 어느 정도 생각했어요. 감독님께서 요구하는 포즈나 자세를 100% 반영했죠. 사실, 베드신 보다는 지호 오빠랑 키스신이 더 어려웠어요. 아는 사람이라 그런지 어색하고….”

그리고 몸에 달라붙는 옷만 입어도 폭발적으로 반응하던 스태프들은 그녀가 끊임없이(?) 벗어대는 통에 후반 베드신 촬영 현장에서는 졸기 일쑤였다.

“가족처럼 편해져서 스스럼없이 촬영하다 보니 제가 ‘너무 관심 없는 거 아니냐’고 버럭거리기도 했어요.”


◇요리 좀 하는 그녀, 자상한 남자가 좋은 순정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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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사귀었던 연인이 있을 정도로 순정파라는 하주희.(사진=공식홈페이지)

극중 맹인영은 밝히는 여자다. 아름답고 섹시한 몸매의 소유자이며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성공한 여자다.

 

극구 밀어내는 왕성기를 마지막까지 유혹하려 몸부림치는 맹인영은 교복과 채찍, 바니걸, 기모노 등 남성들의 성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코스프레까지 감행했다. 

 

마지막까지 유혹의 손짓을 보내다 ‘고자새끼’라고 일갈하고 돌아서는 이 여자, 거침없고 솔직하기도 하다.

“저라면 인영이처럼 그러진 못할 것 같아요. 성격상 관심이 생기면 딱 한번 솔직하게 얘기했다가 거절당하면 바로 접는 스타일이거든요. 사실 처음 성기랑 마주치면서 인영이 반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됐어요. 그래서 전 인영이가 성기를 정말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죠.”

그녀의 아버지는 자상하고 훌륭한 요리사다. 주방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정하게 요리를 하는 풍경은 그녀에게 당연했다. 그녀 역시 “요리 좀 하는 여자”다.

“생전 안하다가 갑자기 만들어보고 싶어지면 요리를 하곤 해요. 자신있는 요리는 샌드위치나 김치찌개 정도요. 아! 탕수육이랑 짬뽕도 만들었는데 가족들 반응이 괜찮았어요.”

한바탕 자랑을 늘어 놓더니 탕수육은 고기를 두번 튀겨야 하고 짬뽕은 조미료를 좀 넣어 줘야 제 맛이 난다고 큰소리다. 이런 가족의 울타리에서 성장하다 보니 하주희의 이상형 역시 자상한 남자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좋아요. 어른들에게 잘하는 올바르고 예의 바른 사람이요. 굳이 챙겨주려 하지 않아도 자상한 게 몸에 밴 그런 남자요.”

10년을 사귀었던 연인이 있을 정도로 그녀는 한번 마음을 주면 오래도록 사랑을 가꾸는, 이별 후에도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순정녀다.


◇가족은 나의 힘, “뭐든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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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열심히 할 각오로 ‘콜!’을 외치는 하주희.(사진제공=미디어플렉스)

“기대도 없지만 비관적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아요. 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 생각할 뿐이죠. 미리 걱정하지도 않아요. 인생엔 늘 변수가 생기게 마련이니까요.”

그녀 역시 첫 연기를 시작할 때는 기대도 꿈도 컸다. 하지만 상황에 휩쓸리고 변수들도 적지 않은 연예계는 마음대로 되지도 녹록하지도 않았다.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은 스물넷, 부모의 와병까지 겹치면서 그녀의 젊은 날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때부터였다.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긍정적 마인드를 장착했다. 그리고 고난의 순간에는 항상 가족이 함께였다.

“이제 스물둘인 띠동갑 여동생이 있어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조언자죠. 고등학교 시절 잘 살던 집이 망했을 때도, 빚쟁이들이 들이닥쳐 한강에 돗자리를 깔고 피해 있을 때도 즐겁고 행복했어요. 가족이 항상 함께였거든요.”

그렇게 가족은 그녀의 원동력이다. 꿈이 현모양처일 정도.

“코믹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진지하고 차가운 연기도, 눈물 콧물 쏙빼는 정통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미국드라마 ‘페니 드레드풀’의 에바 그린처럼 귀신 들린 역할도 해보고 싶고 스릴러나 완전 남자 영화에 홍일점 연기도 해보고 싶고….”

한없이 쏟아지는 연기 욕심 끝에 “조인성씨랑도 일해보고 싶다”고 조심스런 속내까지 털어놓는다.

“또래 연예인 친구가 없다 보니 친구하고 싶어요. 진짜 그냥 ‘남사친(남자친구사람의 줄임말)’이요.”

그리곤 새초롬한 이미지를 벗어던질 예능 욕심도 드러낸다. 정글이든 군대든 갈 준비가 돼 있는 그녀의 마지막 말이 흥겹다.

“뭐든 다 콜이죠. 뭐가 됐듯 빠른 시일 내에 얼굴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에요. 그저 있는 그대로 열심히 할 거예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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