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피플 > 인터뷰

[고수톡] 장수 센터장에게 듣는 ‘생존의 비결’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입력 2016-06-12 10:23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조익재 센터장3
여의도의 대표적인 장수 리서치센터장인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없던 것이 생기거나, 있던 것이 없어질 때 투자기회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제공)
“연구원으로서의 본질에 충실했습니다”

조익재(사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13년 장기근속의 비결을 털어놓았다.

직원의 근속연수가 짧기로 유명한 증권가에서 10년을 넘게 한 회사에 자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임원’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고용안정성 낮은 대한민국에서 임원은 정직원보다 못한, ‘임시직원’의 줄임말이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조 센터장은 지난 2004년 CJ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장으로 취임했다. 이 회사가 2008년 현대중공업에 매각돼 하이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꿔 단 뒤에도 센터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한 회사에서 13년간 한 본부의 ‘장’을 맡아온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작지만 강한, ‘강소형’ 센터로 꼽는다.

그렇다 해도 장기근속의 비결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조 센터장은 이에 대해 “꾸준히 계속해서 ‘글’을 써왔기 때문”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증권가에서 연구원과 센터장의 임무는 다르다. 연구원이 시장과 종목을 분석·예상한다면 센터장의 업무는 조직 관리와 영업이다. 센터장 자리를 유지하면서 리포트까지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략가로서 연구원들과 똑같이 리포트를 쓰고 세미나와 행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옛날에 내가 이렇게 했다는 경험이 아니라 지금도 같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과 소통에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1세대 퀀트(수학적 모델을 이용한 계량분석기법으로 투자대상을 찾는 방식) 전문가라는 역량을 바탕으로 꾸준히 의미 있는 리포트를 제시하는 그에 대해 시장에서는 전형적인 전략가형이라 평한다.

조 센터장은 지난 1999년 잘 나가던 대우증권 연구원에서 메리츠증권의 리서치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그는 퀀트 담당 연구원의 순위를 매기면 무조건 1등이 될 정도였다. 그럼에도 당시 자리에서 한계를 느낀 그는 이직까지 감행했다.

“당시 메리츠에서는 리서치센터라고 하지 않고 리서치팀이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센터장 일을 1999년부터 해온 셈이죠. 창문도 제대로 없는 명동 쁘렝땅백화점의 한 층에서 하나하나 팀을 구성했고,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시장 전문가로서 입지를 다진 고수의 깨달음은 무엇일까.

“격언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나 만든 말이 있습니다. ‘투자 기회는 없던 것이 생기거나, 있던 것이 없어질 때 등장한다’는 겁니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며 컴퓨터가 대중화됐고, PC방이라는 새로운 사업이 등장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앱스토어가 생기고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 발짝만 먼저 잡아내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거대한 투자의 기회는 작은 종목이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에서 만들어집니다. 연구원들도, 투자자들도 조금만 빨리 새로운 흐름을 찾아낼 수 있다면 시장에서 살아남는 수준을 넘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유병철 기자 ybsteel@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