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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집 국제대 총장 "전문대생들 등록금 걱정없이 공부하게 해줘야"

입력 2017-07-14 07:30 | 신문게재 2017-07-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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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집 국제대 총장
장병집 국제대 총장.(사진제공=국제대학교)

 

새 정부의 대학정책에서도 ‘전문대학’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집에 ‘공영형 전문대학 육성’ 한마디만 언급돼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 대학생의 30%인 약 70만여 명이 전문대학에 재학 중이지만, 학생 1인당 재정지원은 일반대학의 58%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고등교육 정책에서 소외돼 온 전문대학의 위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국립대학 총장을 역임하고 전문대학 총장이 된 이례적인 경력을 지진 장병집 국제대학교 총장을 만나 관련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 신정부 대학교육 정책에서 사립대학 특히, 전문대학 관련 내용이 별로 없다. 공영형 전문대학론을 어떻게 보는가.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는 물론,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환경에 대한 획기적인 전환이 요구되는 시기다. 새 정부 출발은 그런 의미에서 향후 국가경쟁력 제고에 초석을 다지기 위한 교육정책의 틀을 확고하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다수 OECD 국가들은 대학교육을 대부분 정부가 직접 운영하거나 재정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는 형태로 유지하는 반면 우리는 사실상 민간이 책임져온 구조였다. 그러나 학령인구의 감소는 실질적인 대학 운영은 물론 그 존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질의 교육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문화, 특성화를 통한 통합과 분화의 교육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아직 구체 계획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확대하는 ‘공영형 사립대학’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고등 직업교육을 책임지는 전문대학에도 정부지원을 통한 ‘공영형 전문대학’ 육성은 직업 교육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으로써 심도 있는 긍정적 검토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하지만 ‘공영형 대학’이 대학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대학교육에 대한 정부의 자세가 필요하다.



- 국립대인 교통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국립대와 전문대, 어떻게 다르고 무엇이 같은가.

학문의 발전과 전문 직업교육을 통한 국가 인재육성은 모든 대학의 기본 사명이다. 국립대와 전문대(사립대)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재정에 있다. 국립대학은 기본적 예산의 대부분을 국가에서 지원하기에 별도의 재정확보 노력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지만 사립대학은 법인 전입금이나 별도의 정부재정 지원 사업을 받지 않는 한, 등록금 범위 내에서 재정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등록금 동결과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사립대의 재정 상태는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열악한 재정 상태에서도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좀 더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일일이 기존 사업 예산을 재검토하며 불요불급한 사업은 과감히 폐지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이런 부분이 정부의 대학정책 수립에 반영되었으면 한다. 특히 ‘정부재정 지원 사업 개편 방안’에 전문대학 진학생들은 등록금 걱정 없이 직업교육을 이수 할 수 있도록 하는 국립대 수준의 지원이 절실하다.



- 신정부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씀하셨던 “기회는 균등할 것이며, 과제는 공정할 것이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말이 전문대학에 반드시 적용되기를 바란다.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해 온 전문대학을 도외시한 채 지금까지 4년제 일반대학 중심의 고등교육 정책이 진행돼왔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의 답습에서 벗어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야 하며, 대학 예산 지원이 공정하게 배정되어져야 한다. 그래서 전문대학 졸업생이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되도록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었으면 한다.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고등교육재정 규모는 아주 열악한 실정이다.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등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 관련 법안 제정(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은 모든 교육계 종사자의 숙원이다. 반드시 현 정부에서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 많은 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 혁신에 나서고 있다. 국제대의 계획은?

우리 대학이 자리잡고 있는 평택시는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향후 10년 내에 인구 80만 명의 대형 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적 이점을 십분 활용해 새로운 성장을 이뤄갈 계획으로 몇 가지 혁신에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먼저, 교직원 역량강화에 대학의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대학 경쟁력은 교직원 역량에서 결정된다. 인사규정, 업적평가규정 등을 개정해 우수 역량을 가진 교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학 발전의 원동력을 교직원 역량 강화에서 찾을 것이다. 두번째는 대학 비전을 확고히 세우고 실천하는 일에 역점을 둘 것이다. 대학의 비전과 목표는 대학 시스템 전체가 지향해야 할 이정표이므로, 구성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목표를 완성하려는 의지력의 발로가 중요하다.

셋째는 대학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대학도 이제 서비스 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행정서비스가 대학 경쟁력과 직결되며, 브랜드 가치를 좌우하는 중요 잣대가 되고 있다. 조직의 효율적 개편을 통해 권한과 책임도 대폭 위임하는 책임경영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다. 국제화와 함께 지역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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