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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이다은 아이디룩 총괄 디렉터 "책임감으로 달려온 10년, 이제 새 브랜드 승부"

입력 2024-01-15 07:00 | 신문게재 2024-01-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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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이다은 아이디룩 이디티알 총괄 디렉터(사진=본인 제공)

 

회사를 다니다가 창업길에 나선 경우는 상대적으로 많지만, 본인 사업을 하다가 기업에 스카웃되어 제 2의 삶을 사는 케이스는 흔하지 않다. 디자이너가 운영하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높은 가치로 책정됐을 때 보통 이렇게 스카웃을 받는 편이다. 이다은 아이디룩 이디티알(EDTR) 디렉터(33)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이 디렉터는 코리아패션어워드 루키상 수상부터 다수의 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 서면서 단단한 내공을 쌓아왔다.

지난 10년간 여성복 ‘블리다(VLEEDA)’를 운영하면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 국내를 대표하는 패션 기업에서 하나의 브랜드를 총괄하는 디렉터 자리로 올라섰다. 그녀는 이디티알의 리브랜딩 총괄을 맡으며 현재 컬렉션 디자인부터 기획, 마케팅 등 모든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개인 사업을 운영하던 시절부터도 브랜드 슬로건인 ‘아트 워크 온 패브릭(Artwork on Fabric)’ 직접 디자인으로 만든 원단으로 의류를 만들어 패션계에서도 신입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다. 순수미술과 패션을 함께 하기로 창업 때부터 마음을 먹었던 그는 블리다로 쌓은 포트폴리오와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이제 이디티알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다은_프로필

이다은 아이디룩 이디티알 총괄 디렉터(사진=본인 제공)

 

1990년 5월10일생 2009~2013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학사 졸업

2023년 ~ 현재 아이디룩 이디티알(EDTR) 총괄 디렉터

2020년 F/W 하이서울패션쇼 참가

2018년 포브스코리아 2030 파워리더 선정

2017년 제 10회 KOREA FASHION AWARDS 루키상 수상(한국패션협회) 

2014년 블리다(VLEEDA) 론칭 

2012년 제30회 대한민국 패션대전 은상, 스페셜 스타일상 수상(한국패션협회)

◇개인 사업때부터 습관된 미라클 모닝, 회사와도 찰떡


자기 사업을 하다가 회사로 들어왔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생활 패턴에 있어서는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이미 사업을 할 때부터 이르면 새벽에 일어나서 생활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있었고 주변에서도 ‘할미(할머니)’라고 부를 정도로 자타공인 부지런하게 생활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 디렉터는 “개인 사업을 했을 때에도 워낙 계획적인 성격이라 일찍 일어나서 계획을 세우고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게 일상이었다”며 “현재 다니는 회사도 출근 시간이 오전 8시로 빠른 편인데, 사실 본인과 잘 맞는 편이라 크게 어려움은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일찍 출근을 하니 퇴근 시간도 오후 5시로 이르기 때문에 저녁에 개인 시간을 갖기에도 충분하고 인스퍼레이션을 받을 수 있는 공간에 찾아가거나 공부를 하는 등 자기 개발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평소 운동을 즐기는 그는 “물론 개인 사업을 할 때 잘 하지 못했던 운동도 더 잘 할 수 있고, 문화생활도 즐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좋은 점은 월급을 주다가 받는 것 아닐까 싶다(웃음)”고 덧붙였다.

아울러 “무엇보다 디자이너로서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점이 가장 좋다. 디자인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디자인 외 다른 분야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사업을 할 때에 본인이 직접 세무, 회계, 물류 등 모든 파트를 관리했던 것과는 달리 아이디룩에는 다양한 파트의 전문가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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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티알(EDTR) 2023년 F/W 컬렉션 이미지 (사진=이디티알)

 

◇창업·회사 생활에서 중요한 열정 ‘책임감·계획력’ 따라야

그리고 그는 회사를 다니다가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고민 상담을 받을 때면 꼭 ‘책임감과 계획적으로 사는 마음가짐’을 강조한다고 한다. 그는 “본인이 ENFJ(계획적인 성향을 가진 MBTI)라 계획을 짜는 것을 좋아하고 실행하는 것을 즐기는데, 이 기질이 몸에 심겨 있지 않다면 창업을 한 후에도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브랜드 대표로서 모든 언행과 보이는 것, 자금의 흐름까지 책임을 져야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단단한 책임감이 필요한데, 이 마음은 사실 회사의 일원으로 일할 때에도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경쟁이 치열한 패션계에서도 이 디렉터는 ‘성실함’으로 자신만의 경쟁력을 쌓았다고 자부한다. “사실 예전부터 통통튀는 소위 말하는 ‘천재’들이 부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내가 그렇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에 동경했던 것 같다. 대학생 때에도 주변에 실력 있는 친구들을 보면 자신이 없어지기도 했고, 사실 예술계에서는 ‘열심히’하는 것이 멋없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래도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니 그 열심과 성실함 덕분에 지금까지의 커리어와 나 자신을 쌓아 올릴 수 있었던 것 같고, 은은한 우직함과 성실함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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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티알(EDTR) 2023년 F/W 컬렉션 이미지 (사진=이디티알)

 

◇향기가 담긴 브랜드 ‘이디티알(EDTR)’로 새 출발 알려

제 2의 커리어 인생을 쌓고 있는 그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디티알의 새 컬렉션 작업이다. 현재 2024년 S/S (Spring/Summer) 시즌을 가열차게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이 디렉터가 오고 나서 이디티알은 기존 ‘에디토리알2.0’이라는 이름에서 지금의 이디티알로 전면 리뉴얼을 거쳤다.

최근 선보인 코트 컬렉션의 경우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기 좋은 트위드 재킷부터 리본 더플코트 등 다양한 아우터로 준비했는데, 실제로 일부 제품은 모두 품절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 또 블리다 운영 시절부터 선보였던 브랜드 입문 아이템으로 선보인 실크 트윌리 스카프 시리즈 등 모던한 그래픽과 고급스러운 압화 프린팅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컬렉션으로 론칭과 함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디렉터는 “이번 시즌의 테마와 리브랜딩 방향은 ‘향기가 담긴 브랜드’로 정했다. 향수를 Eau De Toilette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표현을 줄여서 EDT라고 부른다. 이디티알(EDTR)이 연상되고, 향기로운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단번에 들었다”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향수 매니아이기도 해서 다양한 향수를 보유하고 있는데, 어쩌면 가장 이디티알다운 컬렉션으로 이번 시즌에 선보일 수 있지 않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 디렉터는 “집을 나서기 전 향수를 뿌리며 느꼈던 좋은 기분을 EDTR에서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하나 더 힌트를 드리자면, 블리다에서 가장 자신 있고, 다양하게 선보였던 원피스 아이템의 강점을 살려서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원피스 맛집’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 ‘예측 가능한 재테크 관리’


다시 개인사업에 대한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개인 사업은 사실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고 답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제일모직에서 짧은 인턴 생활을 한 후 창업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본인에게는 회사 생활이라는 찬스가 더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런 소중한 기회가 왔을 때 바로 낚아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지금 스펀지처럼 쭉쭉 빨아들이며 회사 생활을 배워나가고 있고 실제로 정말 재미있다. 나는 재미를 느껴야 열심히 사는 사람인데, 회사 라이프가 생각보다 꽤 즐겁다”고 강조한다.

이 디렉터는 “그리고 개인사업자일 때와 회사 일원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재테크 관리에도 변화는 조금씩 생기고 있다”며 “당연한 소리일 수 있겠지만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다 보니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며 “제조업을 10년간 해오면서 돈 관리가 가장 힘들었는데, 회사로 오면서 재테크 변화도 큰 부분 중 하나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디티알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옷장에 한벌 이상 꼭 넣어두고 싶은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팀원들이 하나로 움직이며 사활을 걸고 있다. 기분 좋은 향기가 나는 브랜드처럼, 고객 일상 곳곳에 스며들 수 있는 브랜드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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