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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大기자의 창업이야기] 좋은 주거조건, 상권엔 걸림돌

입력 2018-05-09 07:00 | 신문게재 2018-05-0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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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유통전문대기자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주거지와 상업지의 입지조건은 서로 상반된다. 주거지의 입지조건은 쾌적하고 편리한 곳을 으뜸으로 친다. 반면 상권 형성에는 쾌적하고 편리한 곳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박경환 한누리창업연구소 대표(브릿지경제 산하 낙후상권활성화지원단 전문위원)가 최근 펴낸 ‘상권분석과 점포개발 실전노트’에 나오는 내용이다. 주거지의 최적 입지조건이 쾌적성, 편리성, 접근성이라면 상업지는 수익성, 접근성, 가시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이 같은 상권분석의 기초 지식은 예비창업자나 상가투자자들에게 꽤 유용한 내용이라 상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쾌적하고 편리한 주택지는 상권형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의 배경은 이렇다. 쾌적하다는 것은 녹지공간이 많다는 것이고, 녹지공간이 많은 만큼 인구밀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녹지공간은 접근성도 떨어뜨린다. 낮은 인구밀도와 접근성은 상권발달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지방도시가 수도권 도시에 비해 장사가 안되는 것은 소득수준보다는 인구밀도가 낮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소형 상권의 소비자들은 대부분 걸어서 상가를 찾는다. 반경 500m 안에 속하는 1차 상권이 중소형 상권의 범위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 범위 안의 인구밀도가 상가 매출을 좌우한다.

주거의 편리성도 상권에는 장애요인이다. 주거하기 편리하다는 것은 교통이 좋거나 병원, 초·중등 학교가 가까이 있는 경우이다. 교통이 좋아지면 인근 땅값이나 집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상가 시세도 덩달아 오르지만 상가투자자나 예비창업자들은 이런 곳은 피하는 게 좋다. 교통이 편리해진다는 것은 거주하는 사람들이 이동하기 쉬워진다는 것을 뜻한다. 동네상권에 전철역이 생기면 거주자들은 더 큰 역세권으로 이동, 큰 상권에서 지갑을 연다. 고속철이 생기면서 지방 백화점들이 죽을 쑤는 이유는 지방의 큰 손들이 상품구색이 다양한 서울의 백화점으로 원정쇼핑을 떠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은 상권의 역세권은 쪼그라들고 큰 상권의 역세권은 더욱 번창해진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처럼 주택지의 전철역 주변은 유동인구만 많을 뿐, 장사에는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식음료 업종이나 패션· 뷰티 업종은 집에서 멀어도 큰 상권에서 해결하려는 소비심리가 엄연히 존재한다. 역세권이라고 무작정 들어가서는 안되는 이유다. 하지만 패스트푸드나 생활서비스 업종은 주택지 전철역 주변도 무난한 입지에 속한다. 귀가길에 집 근처 김밥집이나 세탁편의점이 눈에 띄면 가까운 가게를 이용하게 마련이다. 초·중등 학교도 상권에는 걸림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 학교 근처는 밤에 어둡다. 어두운 곳은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학교 근처 가게들이 장사가 잘 안되는 이유다. 학생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구점이나 학원 같은 업종도 학교 근처에서는 안되는 경우가 많다. 땅값이 싼 고지대에 자리잡은 학교일 경우 특히 그렇다. 경사진 곳은 사람들이 돈 쓰는 곳이 아니다. 그냥 흘러갈 뿐이다. 다만 학교가 평지에 있고, 그 지역 중심상권과 연계되는 곳이라면 문구점, 학원 등 업종이 유망할 수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 大기자·경제학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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