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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김병규

제조시장까지 장악하려는 P-풀랫폼에 대항할 생존전략은?

입력 2020-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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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후 경영학으로 전공을 돌려 현재는 연세대학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플랫폼 강자 시대’에 기존 제조업체들과 유통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최근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PB(Private Brand, 유통업체에서 직접 만든 자체브랜드 상품)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대비한 선제적·차별적 대응을 주문한다. 아마존이 회장품을 만드는 시대에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지키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회두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아무리 온라인 플랫폼이 거대화되어도 브랜드가 자신만의 팬을 가질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여전히 강한 힘을 갖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신만의 ‘팬덤’을 만드는 일에 그 무엇보다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제조시장까지 장악해 가는 P-플랫폼에 대항해 살아남은 기업들의 치열한 생존 비결, 그 경쟁사들과의 비교 우위 요인들을 찾아보자.



* 급성장하는 PB 시장 - 미국에서 소매시장 매출액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제조사 브랜드 상품의 판매는 2361억 달러에서 2536억 달러로 7.4% 증가에 그쳤다. 반면 PB상품의 판매는 430억 달러에서 608억 달러로 41%나 커졌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는 2013년 18.5%에서 2018년에는 23.2%로 성장했다. 한국 시장도 비슷하다. 2018년 기준으로 PB 상품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에 달할 정도다. 유럽에서는 PB 상품의 점유율이 40%를 넘는 곳들도 있다. 무엇보다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디자인 능력도 향상된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기라는 경제 상황까지 맞물린 덕분이다.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PB 상품 구매 의사를 밝힌 응답자 비율이 무려 92%에 달했을 정도로 PB 구입 소비자층 자체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 PB 브랜드만 450개에 이르는 아마존 - 2009년에 이미 전자제품 액세서리 브랜드 ‘아마존 베이직’, 2014년에 생활용픔 브랜드 아마존 엘리먼트를 츨시한 데 이어 2017~2018년 사이에만 무려 100개가 넘는 PB를 출시하는 등 2019년 기준으로 아마존의 PB는 브랜드 수가 무려 135개에 이른다. 제조사가 아마존 만을 위해 별도로 만든 브랜드 ‘아마존 익스클루시브’까지 포함하면 아마존의 PB 수는 무려 450개에 달한다. 상품 수로는 2만개가 넘는다.

* 제조업의 영역을 잠식해 가는 아마존 - 최근 아마존이 출시하는 PB 상품은 오픈 마켓 상품을 직접 겨냥한 상품들이 많다. 오픈 마켓에서 인기있는 상품을 파악한 뒤 판매량 1위 공급자에게 아마존의 PB가 되라고 압박한다. 이를 거부하면 판매량 2위의 공급자에게 제안하거나 동일 상품을 직접 만들어 PB로 출시해 사실상 퇴출시켜 버린다. 아마존의 ‘제조사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아마존만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제조사와 생산업체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들과 장기적인 계약을 맺는 프로그램이다. 또 리뷰어 네트워크인 ‘바인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에 대한 호의적 리뷰가 작성되도록 돕기도 한다. 아마존이 엄선한 리뷰어들에게 무료로 제품을 보내주고 리뷰를 작성케 함으로써 제품에 호의적 평가가 달라게 유도하는 것이다.

* P-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온라인 플랫폼 - 아마존이나 쿠팡 마켓컬리 무신사 배달의민족 같은 온라인 플랫폼이 PB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들이 더 이상 유통 플랫폼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뜻이다. 온라인 플랫폼이 단순히 상품을 전달하는 유통업체에서 생산과 유통을 겸비한 하이브리드 플랫폼, 즉 P-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빅 데이터를 활용해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을 재빠르게 파악하고 이에 상응하는 PB를 신속하게 만들어내면서 제조사를 위협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큰 위기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온라인 플랫폼이 P-플랫폼으로 진화할수록 제조사는 경쟁력을 잃고 시장을 내어줄 수 밖에 없게 된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 P-플랫폼의 본질은 ‘시장 정복’ - 플랫폼 기업들이 프리미엄 수준의 상품을 공급할수록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제조사의 어려움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에 PB 상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된다. 충성고객들은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PB상품을 쉽게 수용하므로, 온라인 플랫폼이 생산자로 진화하면 할수록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특히 P-플랫폼으로 진화하면 PB상품에 대한 공급처 확보에서 유리해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뿐만아니라 충성고객을 가진 모든 채널이 PB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CJ오쇼핑은 현재 보유한 PB만 무려 11개다. 앞으로 이런 온라인 플랫폼들은 점점 더 많은 브랜드와 상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 P-플랫폼의 충성고객 되는 것을 막아라 - P-플랫폼 시대가 도래하면 기업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두가지다. P-플랫폼이 되거나 아니면 P-플랫폼에 저항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유통사와 제조사는 저항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최선의 방법은 사람들이 온라인 플랫폼의 충성고객이 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진화가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는 점에서, 자신만의 충성 고객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한다.

* 온라인 판매도, 배송도 않는 ‘트레이더조’ -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오프라인 슈퍼마켓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P-플랫폼의 공세를 잘 막아내고 있는 곳이다. 매장의 크기는 미국 대형 마트의 1/3 수준이다. 전체 매장수는 2019년 기준 498개로 월마트의 1/10 수준이다. 판매 상품 수는 4000개로 대부분 PB상품이다. 이 마켓은 온라인 판매도 배송도 하지 않는다. 직접 매장에 와 사가야 한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홍보도 하지 않는다. 웹사이트가 전부다. 회원카드를 이용한 고객 데이터 수집도 안 한다. 대마트에서 흔히 하는 할인이나 1+1 프로모션도 없다. 그럼에도 2019년 미국 내 유통업체 선호도 조사에서 2년 연속 1위에 올랐고,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전국 유통업체 최고점을 받았다. 고객경험 조사에서도 1위다. 브랜드 로열티 조사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단위 면적당 매출규모는 미국 수퍼마켓 중 가장 높다.

* 미국 유통업체 역사상 최강의 ‘팬덤’ 보유 - 기본적으로 트레이더조의 상품은 품질이 우수하다. 그런데 가격은 오히려 더 저렴하다. 고객 타깃이 명확하다. 모든 사람을 위한 슈퍼마켓이 아니라, 교육 수준이 높으면서 이국적인 식품에 대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모든 상품을 다 구비하기보다는 타깃 고객이 원하는 상품에만 주력하고 타깃이 아닌 사람들은 철저히 외면하는 전략이다. 대신 고객의 목소리에 가장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바이어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른 유통업체 매장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품을 찾아낸다. 여기에 트레이더조만의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대체 불가능한 상품을 만든다. 상품이 독특하면서 동시에 타깃 고객의 선호와 취향에 잘 맞기에 많은 팬들이 열광한다.

* 취향저격 컨텐츠로 시장을 선도하는 ‘넷플릭스’ - 넷플릭스가 보유한 영화 타이틀 수는 약 3800개 정도다. 아마존의 1/3 수준이다. 영화와 드라마 등 모든 컨텐츠를 합해도 5600편으로, 우리나라 KT 올레가 보유한 컨텐츠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적은 수의 컨텐츠로도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역시 ‘타깃의 힘’이다. 넷플릭스의 타깃은 ’비어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궂이 유명 작품에 연연할 필요가 없고. 사람들의 취향에 맞고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가진 그럭저럭 볼 만한 컨텐츠면 된다.

* 열성적인 브랜드팬을 가진 넷플릭스 -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자적인 컨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제작하거나 제작에 참여한 콘텐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을 분석해 이용자가 좋아할만한 작품 요소로 컨텐츠를 제작하고 제공한다. 대부분의 스트리밍 서비스업체가 선택한 페이퍼뷰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 것도 독특하다. 광고도 않는다. 명확하게 정의된 타깃, 독자적인 콘텐츠, 쉬운 선택, 차별화된 운영 방식, 그리고 드러나지 않는 상업적 의도를 갖고 있다.

* 살아남은 브랜드에서 찾는 5가지 생존 전략 - 트레이더조나 넷플릭스 같은 브랜드들은 첫째, 문화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된 타깃을 갖고 있다. 브랜드의 타깃을 문화적인 차원에서 좁고 명확하게 정의한다. 둘째, 취향에 맞는 독자적인 상품을 갖췄다. 타깃 고객의 선호와 취향을 반영한, 독자들이 원하는 독자적인 상품을 만든다. 셋째, 쉬운 선택이다. 고객이 선택의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한다. 넷째, 차별화된 운영 방식이다.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된 나만의 운영 방식을 찾는다. 다섯째, 감추어진 상업적 의도다. 상업적 의도가 드러니지 않도록 한다. 거대 온라인 플랫폼이 이 5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것이 P-플랫폼 시대에 유통업체와 제조사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 아웃도어 최강의 팬덤 ‘파타고니아’ - 파타고니아는 1973년 암벽 동반가인 이본 쉬나드가 설립한 아웃도어 의류 및 장비 제조사다. 의류 브랜드 가운데 가장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브랜드다. 제품을 만들 때 환경과 동물에 가해지는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매출의 1%를 환경보호에 기부한다. 재활용된 자원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파타고니아는 블랙프라이데이 때도 할인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날 발생한 판매액 전부를 기부한다. 이본 쉬나드는 “사업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돈으로 환경과 지연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제품 원료 정보를 고객에게 세세히 알려주고, 협력사도 환경적, 사회적 기준에 우선해 매우 까다롭게 선정한다. 상품의 69%가 재활용 자원을 활용해 만든다. 100% 버려진 페트병으로 만든 의류와 가방도 선보였다. 단체복 공급사 중에도 환경보호나 시회적 기여, 투명성 등 기준에 안 맞으면 공급을 거부한다.

* ’애슬레저‘ 문화를 만든 ‘룰루레몬’ - 1998년 칩 윌슨이 설립한 캐나다의 요가복 브랜드다. 몸매를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으로, 요가나 필라테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19년 대비 2020년 브랜드 가치가 40%나 성장해 전체 브랜드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매장 단위 면적당 매출이 의류 브랜드 가운데 최고다. 세련된 취향을 가진, 교육수준이 높은 여성만을 타깃으로 한다. 2020년에 새롭게 유입된 고객 가운데 30%가 남성일 정도로 최근에는 남여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상품의 독자성이 팬이 많은 원동력이다. 사업 초기부터 각 지역의 요가 강사와 스포츠 전문가를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용해 큰 호응을 얻었다. 고객을 단순히 손님으로 여기기 보다는 자신과 같은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친구처럼 대하는 직원들도 큰 경쟁력이다.

* 아웃도어 애호가들의 보물창고 ‘REI 협동조합’ -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아웃도어 용품 유통업체다. 1938년 미국 시애틀 지역의 아웃도어 활동가 21명이 협동조합을 만든 것이 시초다. 기업이라기 보다 일종의 커뮤니티처럼 인식되는 브랜드다. 상업적인 모습의 대형 매장에 거부감을 가지고 커뮤니티 같은 비상업적인 업체를 선호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판매되는 제품은 모두 품질이 우수한 프리미엄 상품들이다. 아마존에서 파는 상품들보다 기격이 비쌈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더 많은 제품을 구입한다. 직원들도 실제 아웃도어 활동가인 경우가 많다. 20달러를 내면 평생회원이 되는데, 나중에 매장에서 쓴 금액의 10%를 배당금으로 돌려받는다. 매년 벌어들이는 순이익의 70% 수준에 이른다.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매장 문을 닫고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준다. 온라인 주문도 받지 않지만, 현재 회원수가 180만명에 달한다.

*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이케아’ - 이케아는 모든 사람을 위한 가구를 만든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타깃이 ‘모든 연령대의 젊은 사람들’이다. 생물학적 나이가 아닌, 젊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그래서 이케아의 팬이 된 ‘젊은이’들은 평생 이케아의 팬이 된다.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든다’는 환경보호 철학도 이케아 제품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화학물질의 사용을 피하고, 버려진 목재를 최대한 재활용한다. 이케아는 매장 면적의 절반 정도를 쇼룸으로 구성해 고객 체험이 가능케 한다. 너그러운 환불 정책도 특별하다. 구입한 영수증이 있으면 구입 후 365일 이내에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은 어느 브랜드도 따라하지 못하는 이케아만의 경쟁력이다.

* 미국인들의 소울 푸드 ‘인앤아웃’ - 미국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햄버거 식당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지 않고 모든 매장을 직접 운영한다. 그래서 어떤 매장이든 품질이 동일하다. 기업 공개를 않는 가족기업이다.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가장 팬덤이 강하다. 양이 많지도 않고 메뉴도 햄버거, 치즈버거, 더블더블 3가지 밖에 없다. 그만큼 사람들의 선택을 쉽게 해 준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건강한 패스트푸드를 지향한다. 소고기를 직접 도축해 냉장 상태의 소고기만 사용하기에 그것이 가능한 지역에만 매장을 만든다. 미국 전역으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도 없다. 사이드 메뉴인 감자튀김도 생감자를 매장에서 바로 썰어 튀겨낸다. 2018년에 텍사스 지역 매장에 공급되는 햄버거 빵의 품질이 문제되자 텍사스 내 37개 매장을 이틀동안 전부 닫아버린 적도 있다.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순위에서 구글이나 링크드인 등을 제치고 미국 전체 기업 가운데 4위에 오르기도 했다.

* 커피의 제3의 물결을 주도하는 ‘블루보틀’ - 커피를 하나의 소비재가 아닌, 장인이 정성껏 만든 수공예품처럼 여기며 진정으로 커피의 맛을 즐기게 해 주는 문화를 ‘커피 제3의 물결’이라고 말한다. 단지 고급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바리스타와 고객 사이의 관계로까지 확장된 개념이다. 고객에게 원두와 관련된 스토리까지 얘기해 줌으로써 고객이 커피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단일 지역 농장에서 생산된 품질 좋은 고급 원두 싱글 오리진을 매장에서 바리스타가 손으로 직접 내려주는 드립커피로 유명하다.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매장을 연 이후 이제 브랜드 가치가 8000억원에 이른다. 네슬레가 5억 달러에 지분 68%를 인수했다. 스타벅스 같은 대중화된 커피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원두 종류를 세 가지로 제한하고 기본적인 커피와 몇 가지 스페셜 음료가 메뉴의 전부다. 컵 사이즈도 대부분 한가지만 제공해 고객들이 편하다.

* 꿈의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 -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테슬라의 히트작 ’모델 S‘의 타깃은 기업 임원과 기업가 중에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얼리어답터 들이다. 이후 보다 젊은 얼리어답터를 타깃으로 한 모델 X SUV와 중소형 세단인 모델3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보스천 컨설팅그룹이 2019년에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순위에서 전체 9위에 자동차 브랜드로는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방향지시등 소리를 방귀 소리로 바꾸거나 내비게이션 화면을 화성 표면으로 세팅하는 등 운전자를 즐겁게 해 주는 이스터 에그(Easter Eggs;게임이나 영화에 숨겨진 유머)로도 유명하다. 트림이나 색상 종류도 단순화해 휠의 종류, 인테리어 색상, 오토파일럿 추가 여부만 결정하면 돼 온라인으로도 자동차를 주문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 중 유일하게 딜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한다. TV 광고도 않는다. 이 돈을 차라리 제품 개발에 투자한다는 철학이다.

* 세상을 바꾸고 싶은 ‘나이키’ - 미국 10대들이 의류 및 신발 분야에서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다. 2018년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항의해 미국 국가 울릴 때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주도했던 미식축구 선수 콜린 캐퍼니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는 등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을 자신들의 진짜고객으로 생각한다. 여성 유색인 노인 등 마이너리티들, 나이키의 ‘도전하라’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준다. 한정 수량으로 생산해 신발 수집가들 사이에서 희소성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고객이 온라인 주문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의 통합에도 앞장서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 판매 채널도 적극 관리한다. 2019년 11월 나이키는 “아마존에 더 이상 나이키 제품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에 나이키 상품을 파는 오픈 마켓 판매자가 너무 많아 나이키 브랜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 가장 상업적이면서 그걸 숨기는 ‘애플’ - 아이폰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보다 의류 구매 지출액이 2배가 많다. 애플의 독자성은 디자인에서 나타난다.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기능적 편리함보다 심미성을 중시한다. 편리한 도구라기 보다 ‘가지고 싶은 느낌’이 들도록 만든다. 스티브 잡스 사후에는 상품 자체를 매스 시장 제품과 프리미엄 시장 제품으로 나누고 신제품과 함께 이전 제품도 같이 판매한다. 애플스토어는 또하나의 강점이다. 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듯한 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다. 팀 쿡이 새 CEO가 된 후로는 혁신보다 이익을 중시해 혁신 제품의 등장이 가능할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팀 쿡은 잡스 시기에 30억 달러에 불과하던 매출을 46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면서도 기존의 마니아 팬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 브랜드 팬을 만들어라 - 거대 온라인 플랫폼은 이제 점점 더 생산과 유통을 겸비한 P-플랫폼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런 시기에 유통업체와 제조사가 살아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브랜드 팬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 얼마나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어 타깃 전략을 검토해 문화적으로 명확한 타깃을 설정하고, 마지막으로 자신과 자신의 경쟁 브랜드를 상품성, 독자성, 쉬운 선택, 차별화된 운영 방식, 그리고 상업적 의도 네가지 차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만큼, 팬을 만들기 위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타깃 고객의 선호와 취향을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독자적 제품을 찾아야 한다. 선택지 자체를 줄여 소비자들의 선택을 쉽게 해주고, 당장의 단기적 손실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상업적이지 않게 보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 나만의 방법을 찾아라 - 브랜드 생존전략의 핵심은 팬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브랜드 타깃이 명확해야 한다. 대형 매장에 대한 집착도 버릴 필요가 있다. 혁신적인 상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아니라 혁신적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도록 해야 한다. 제조사는 특히 자신만의 온라인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이 제조사에는 좋은 판매처이긴 하지만 P-플랫폼 시대에는 온라인 플랫폼이 가장 큰 경쟁자임을 인식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시장에 좋은 상품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소비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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