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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신간(新刊) 베껴읽기]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 박근혜

입력 2022-01-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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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영어(囹圄)의 몸으로 있을 때 지지자들이 보내준 편지에 대한 답장의 글이다. 저자는 “믿었던 주변 인물의 일탈로 모든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무엇보다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함께 했던 이들이 모든 짐을 내게 지우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을 느꼈다”고 적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를 탓 하거나 원망 않고, 모든 멍에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그러면서도 “다시는 걷고 싶지 않은 삶이고 부족했을지 몰라도, 부패와 더러움에 찌든 삶은 아니었다”고 항변한다. 담담한 서술 속에서도 곳곳에 아쉬움과 억울함이 베어 있다. 자신의 말대로 그의 ‘공과’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 사람이 민낯은 어려울 때 드러나 - 저자는 “평소에 자신의 민낯을 화장으로 가리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그 민낯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다”며 거짓은 잠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세상을 속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그 모습을 반드시 드러낼 것으로 믿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잘 견디겠다”고 적었다.

* 무책임한 보도에 대한 아쉬움 - 저자는 탄핵 당시를 회상하며 언론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언젠가 언론도 확인되지 않은 무책임한 보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참고 견디어 내야 할 시간인 것 같다”고 술회했다. 그는 “때가 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긴 시간이 될지 모르지만 그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적었다.

*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 - 저자는 “선동은 잠시 사람들을 속일 수 있고 그로 인해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겠지만,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지금은 한 줄기 빛조차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속에 홀로 내동댕이쳐 있는 느낌이지만, 자신을 지지하고 믿어주는 국민이 있어 잘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명이 밝아오면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진실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 그때가 언제일지 모르지만 반드시 올 것으로 믿는다”고 적었다.

* 재판을 거부했던 이유 - 저자는 “수많은 수모를 감수하면서도 일주일에 4번씩 감행되는 살인적인 재판 일정을 참아낸 것은 사법부가 진실의 편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이라는 일말의 믿음 때문이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 달리, 말이 되지 않는 이유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무하는 것을 보고는 ‘정해진 결론을 위한 요식 행위’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회고한다. 그래서 더 이상 그런 재판부가 진행하는 재판에 참석하는 게 구차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훗날 역사의 법정에서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적었다.

* 역사교육이 중요한 이유 - 저자는 “후손들에게 우리 역사를 자학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려주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긴 세월 동안 국민 사이에 합의가 이뤄진 보편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왜곡된 시선으로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를 폄하하더라도, 그런 잘못들은 그리 오래지 않아 바로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픈 상처를 헤집고 상처를 덧나게 하는 사람보다, 아픈 상처를 보듬고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가 그만큼 성숙해지고 발전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 “정책은 물길과 같아” - 저자는 정책을 ‘물길’로 비유했다. 물은 물길을 따라 흐리기 때문에 처음에 힘들다고 아무데나 물길을 내면 안된다는 것이다. 정책도 물길처럼 처음에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이를 벗어나기 너무 어려우므로, 처음 정책의 방향을 잡을 때 심사숙고해서 실수나 부적용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두 배, 세 배로 힘이 더 들기 때문이란다. 저자는 “그런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모두 국민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 누군가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 - ‘이제 당신은 저희가 지키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에 저자는 “지금까지 누군가가 나를 지켜준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고마워한다. 운명적으로 자신의 삶은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 생각했고, 이 나라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일도 마다 않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전한다.

* 정치의 기본은 국민 행복 - 국민이 별다른 걱정 없이 풍요로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야 말로 정치가 해야 할 가장 기본이라고 말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경제적으로 힘들면 나머지 요란한 구호나 수치로 선전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요란한 구호를 외치지 않더라도, 업적을 선전하지 않더라도, 오늘보다 내일이 더 희망이 있다면 국민들은 지금 비록 힘들어도 정부를 믿고 살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 “부족했지만 사심은 없었다” - 저자는 대통령으로 재직 중에 추진했던 여러 정책들을 마무리짓지 못한 아쉬움 점도 있고, 한편 조금 부족했던 점도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심을 가지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그런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고 항변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는 한 올 한 올 풀려질 것이라고 말한다.

* 세월호 당일의 진실 - 저자는 세월호가 침몰했던 그 날 상황이 너무 충격적이라 지금 다시 상황을 떠올리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그날 몸이 좋지 않아 관저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에 세월호와 관련해 자신에 대한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 모함들이 있었지만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했다고 말한다. 감추려고 한 것도 없고, 감출 이유도 없었다고 말한다.

* 일본과의 과거사 공과 - 저자는 ‘모든 시대는 신 앞에 홀로 선다’는 말을 인용하며 “모든 지도자의 공과는 역사 앞에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위한 한일 기본조약 역시 우리나라 발전을 위한 올바른 방향이었기에 박정희 대통령이 반대를 무릅쓰고 관철시켰던 것이라고 말한다. 그 때 받아낸 배상금을 마중물로 해 경제를 발전시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며 “국가 지도자는 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그로 인해 정권을 잃게 된다고 해도,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만 될 일이라 판단되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옳고 그름에 대한 평가는 훗날 역사가 할 것이라고 말한다.

* 자유의 소중함 - 저자는 영의 몸으로 있으면서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새삼 깨닫고 있다고 적었다. 인간에게는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점이 동물과 다른 점이라고 배웠지만, 그 생각할 수 있는 힘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자유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자유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어 버리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토록 소중한 자유와 목숨을 걸고 지켜온 이 나라를 후손에게 잘 물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언론의 중요성 - 저자는 언론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보루이기도 하지만, 본연의 책무를 망각하고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거짓을 선동하거나 사실과 다른 오보를 일삼는다면 자유민주주의를 해치는 흉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가짜뉴스와 가십서리 뉴스 위주의 미확인된 보도를 무책임하게 보도하고도 단 한번 반성도 않는 일부 언론들을 보면서 실망도 많이 했다고 토로한다. 시간이 지나면 가짜와 선동은 그 스스로 무너지고 파괴된다는 믿음으로 참고 견디고 있다고 전한다.

* ‘조국 사태’ 단상 -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며 “그래서 옛 성현들은 말을 할 때는 신중하고 특히 남에 대한 말을 할 때에는 한번 더 생각하고 생각해 그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한다.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가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고 말한다. 자기가 걸어온 발자국은 그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거짓말이 일부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순 없다고 말한다. 남을 속이려 들면 들수록 더 깊은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버리는 평범한 이치를 모르는 사람이 나랏일을 맡을수는 없다고 비판한다.

* 양보할 수 없는 안보 - 저자는 올바른 지도자라면 모든 정책의 지향점이 ‘부국강병(富國强兵)’이며 그 중에서도 ‘강병(强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말한다. 나라를 지킬 힘을 갖지 못하고 국민소득이 아무리 높은 들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한다. 안보에는 그를 뒷받침할 만한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은 대통령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가 밖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래서 안보에 대해서는 단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 속이기도 쉽고 속기도 잘하는 나라 - 저자는 “어찌보면 너무 순박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남들도 자신처럼 늘 진실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을 해코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살아가면서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는 것보다 아프고 참담한 것이 있을까”라고 묻는다. ‘속은 사람이 바보’라는 말처럼, 자신을 자책하고 원망을 해도 이미 때는 늦었음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 완전한 인간은 없다 - 저자는 “사람이 원래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오류를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는 아무나 가지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돌아보면 자신도 지금까지 한 많은 결정 가운데 때로는 아쉬운 결정도 있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본의든 아니든 국민들에게 실망을 준 것도 있었을 것이라고 회고한다.

* 총선과 야당 ‘유감’ - 저자는 4.15 총선 전에 “생각이 있는 야당이라면 이번 총선이 얼마나 중요한 선거인지 잘 알 것이고,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욕심을 내려놓고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면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아마도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은 걱정이 든다”며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한숨을 짓는다. 그의 걱정대로 야당은 참패를 했다.

* 공무원 피격 유감 - 저자도 우리 공무원 한 사람이 북한 해역에서 사살된 후 시신이 불태워진 채 버려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아직 경위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북한의 이번 만행은 용서받지 못할 반인륜적 범죄”라고 성토했다. 훗날 이번 만행에 개입한 북한 인사들은 반드시 이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 “대한민국 위해 할 수 있는 일 하겠다” - 저자는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 12명이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에서 “그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이 있었다”며 “그들이 준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적었다. 이어 “제가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른 편지에 편지에 답장에서는 “모든 것이 때가 있고 그 때를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만, 또 다른 새로운 발걸음이 시작될 것이라고 적었다.

조진래 기자 jjr8954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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