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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 여신들의 귀환, 명불허전 그리고 헤드윅 ‘테어 미 다운’?…이제 첫발, 자라섬뮤지컬페스티벌

입력 2016-09-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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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자라섬뮤지컬페스티벌이 4일 막을 내렸다.(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헤드윅’ 정문성과 밴드 앵그리인치의 ‘테어 미 다운’(Tear me down)으로 첫 무대부터 내달린 제1회 자라섬뮤지컬페스티벌(이하 자뮤페)이 홍광호·마이클리·윤공주·전나영·최민철·한지상·카이·최현주가 함께 부른 ‘올슉업’ 넘버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가 ‘안녕’을 고했다.

9월 3, 4일 경기도 가평 자라섬 오토캠핑장에서 열린 자뮤페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이들의 잔치였다. 오후 5시부터 시작하는 대극장 공연을 위해 오전 7시부터 무대 앞자리 쟁탈전까지 벌어졌던 자뮤페는 여신들의 귀환, 명불허전 무대, 다양한 선곡, 보다 친숙해진 스타들 그리고 ‘헤드윅’ 넘버 ‘테어 미 다운’으로 정리할 수 있다.


◇김선영·최현주, 사랑이 넘치는 여신들의 귀환 그리고 깜짝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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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김선영은 남편 김우형과 함께 무대에 올라 ‘아이다’의 ‘리튼 인 더 스타’(Written in the Stars), ‘지킬 앤 하이드’의 ‘댄져러스 게임’(Dangerous game)을 선사했다.(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자뮤페는 ‘여왕’ 김선영과 ‘최블리’ 최현주, 결혼과 출산으로 무대를 떠났던 여신들이 귀환을 알리는 무대였다. 10월 1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서울예술단 레퍼토리 공연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명성황후로 돌아오는 김선영은 자뮤페로 본격적인 귀환을 알렸다. 그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썸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 ‘캣츠’의 ‘메모리’(Memory), ‘위키드’의 ‘디파잉 그래피티’(Defying gravity)를 연달아 열창했다.

김선영은 단독무대 뿐 아니라 다양한 듀엣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선녀’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조정은과 함께 ‘엘리자벳’의 ‘나는 나만의 것’, 남편 김우형과 ‘아이다’의 ‘리튼 인 더 스타’(Written in the Stars), ‘지킬 앤 하이드’의 ‘덴저러스 게임’(Dangerous game)으로 입을 맞추며 화려하게 여왕의 귀환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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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욱은 아내 최현주의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사진=안재욱 인스타그램)

3일 김선영이 귀환을 알렸다면 4일엔 최현주가 오랜만에 무대에 섰다. 한류스타 안재욱과 결혼해 딸을 출산한 최현주는 ‘황태자 루돌프’ 이후 2년여만에 무대에 올라 종횡무진 활약했다. 

 

솔로곡 ‘오페라의 유령’의 ‘싱크 오브 미’(Think of me), 크리스틴 체노웨스의 앨범수록곡 ‘더 걸 인 14g’(The girl in 14g)을 비롯해 카이·최민철·홍광호와 각각의 듀엣곡 ‘두 도시 이야기’의 ‘나우 앳 라스트’(Now at last), ‘황태자 루돌프’의 ‘그게 세상이야’, ‘오페라의 유령’ ‘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를 선사했다. 


더불어 홍광호·윤공주와는 트리오로 ‘레미제라블’의 ‘인 마이 라이프’(In my life), ‘하트 풀 오브 러브’(A heart full of love)를 엮어 선보이기도 했다.

최현주의 무대에는 깜짝 게스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최민철이 최현주와 듀엣무대를 꾸미면서 ‘바깥분’이라 표현했던 안재욱이 무대에 올라 ‘황태자 루돌프’의 러브송 ‘알 수 없는 그곳으로’로 입을 맞췄다. 최현주는 “아이 키우며 한학기 남은 대학원을 졸업할 것”이라는 향후 계획을 전했다.

‘미스 사이공’,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전나영은 “안재욱은 내 첫사랑”이라며 “네덜란드에 살 때 ‘별은 내 가슴에’를 보며 설렜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출연작은 아니지만…명불허전, 즉석 무대, 진짜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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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의 넘버 ‘나는 나만의 것’을 선사한 조정은과 김선영.(사진제공=PL엔터테인머늩)

‘프랑켄슈타인’ 재연 이후 드라마 ‘워킹 망 육아 대디’ 출연으로 무대 오를 일이 뜸했던 한지상은 오랜만에 무대 갈증을 풀었다.

 

그는 전나영과 ‘원스’의 ‘폴링 슬로우리’(Falling Slowly), 마이클리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헤븐 온 데어 마인즈’(Heaven on their minds) 등 듀오 무대를 비롯해 ‘프랑켄슈타인’의 ‘난 괴물’, ‘너의 꿈 속에서’를 연달아 열창했다.

이어 ‘고래고래’에서 밴드 1번국도 드러머 호빈의 브라질 출신 매니저로 출연 중인 정승준, 초연 당시 카메라맨으로 출연했던 강민석과 함께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탄생시킨 언니쓰의 ‘셧업’(Shut up)과 빅뱅의 ‘붉은 노을’ 무대를 꾸려 관객을 열광하게 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아이다’ 등의 윤공주는 자신의 출연작이 아닌 넘버들로 무대를 꾸려 눈길을 끌었다. “출연작은 아니지만 언젠가 한번 무대에서 꼭 불러보고 싶은 넘버들”이라고 그 이유를 전한 그는 두 마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위키드’의 ‘디파잉 그래비티’, ‘엘리자벳’의 ‘나는 나만의 것’, ‘페임’의 ‘페임’(Fame), ‘미녀는 괴로워’의 ‘마리아’를 열창했다.

‘마리아’로 한껏 달아오른 무대는 마지막 출연자인 홍광호의 등장으로 더욱 뜨거워졌다. 웨스트엔드 진출 후 첫 국내 복귀작으로 선택한 소극장 뮤지컬 ‘빨래’의 ‘참 예뻐요’를 첫곡으로 선사한 홍광호는 “생각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곡”이라며 ‘노트르담 드 파리’의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를 선사했다.

8월 28일 서울공연을 마치고 전국투어에 돌입한 ‘노트르담 드 파리’의 진주 공연을 마치고 왔다는 그는 “꼭 해보고 싶었던 넘버가 있는데 마이클리 형이 너무 잘해 엄두도 못내고 있던 곡”이라며 구랭그와르의 넘버 ‘달’을 불렀다.

앵콜을 외치는 관객들에 그는 그 자리에서 ‘팬텀 오브 오페라’의 속편격인 ‘러브 네버 다이즈’의 ‘틸 아이 히어 유 싱’(Til I hear you sing)과 ‘헤드윅’의 ‘테어 미 다운’을 연달아 선사했다.


◇벌써 몇 번째? 정문성·마이클리·홍광호의 ‘테어 미 다운’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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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공연의 문을 연 헤드윅 정문성과 밴드 앵그리인치의 ‘테어 미 다운’은 4일 마이클리, 홍광호가 또 다시 선보였다.(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배우들에 의해 다양한 곡들이 불려졌지만 한 노래가 다양한 배우들 버전으로 불려지기도 했다. 


이는 자뮤페만의 묘미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풀어야할 숙제기도 하다.

가장 많이 불린 곡은 ‘헤드윅’의 ‘테어 미 다운’이다. 2016 ‘헤드윅: 뉴메이크업’ 무대에 섰던 정문성과 앵그리인치를 비롯해 마이클리, 홍광호가 저마다의 ‘테어 미 다운’을 선사했다.

이외에 김선영·조정은·윤공주가 ‘위키드’의 ‘디파잉 그래비티’와 ‘엘리자벳’의 ‘나는 나만의 것’, 한지상·박영수가 ‘프랑켄슈타인’의 ‘난 괴물’, 홍광호·박영수가 ‘노트르담 드 파리’의 구랭구와르 넘버 ‘달’, 이창용·홍광호가 ‘빨래’의 ‘참 예뻐요’, 홍광호·최민철, 서경수·이청용이 ‘뮤지컬 겜블러’의 ‘골든 키’(Golden Key)를 불러 색다른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같은 넘버를 다양한 뮤지션들이 저마다의 매력으로 선사하는 무대는 관객들에겐 은혜에 가까운 재미다. 하지만 다양한 넘버들로 꾸리지 못한 아쉬움을 자아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홍광호, 한지상, 약속이나 한 듯 ‘호불호’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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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뮤지컬페스티벌을 찾은 관객들.(사지제공=PL엔터테인먼트)

 

4일 밤을 책임진 홍광호와 한지상은 약속이나 한 듯 ‘호불호’ 유머를 선사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한지상은 “제가 호불호가 갈리는 건 알아요. 하지만 이렇게는 못 끝내요!”라며 언니쓰의 ‘셧업’과 빅뱅의 ‘붉은 노을’을 선사하고는 “뮤지컬로 반드시 돌아옵니다”라는 약속을 남겼다.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장식한 홍광호 역시 영어로는 처음 불러본다는 넘버들을 소개하면서는 “저도 알아요. 제 영어가 호불호 갈린다는 걸”이라고 해 다시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우리도 좀 챙겨주세요!” ‘알타보이즈’, ‘빌리 앨리어트’ 음향사고 그리고 아쉬운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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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앨리어트’ 배우들이 훌쩍 자란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튼)

 

자뮤페는 첫 축제임을 감안할 때 대체적으로 호평 속에 마무리됐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여신들과 더불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빌리 엘리어트’의 1대 빌리와 마이클, 한 작품으로는 최대 수의 배우들이 참여한 ‘알타보이즈’의 무대 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음향사고들이 끊이지 않았다.

훌쩍 자라 벌써 고등학생이 된 빌리 김세용·정진호·박준형, 마이클 김범준·이성훈은 이번 ‘자뮤페’ 무대 후 학업에 정진한다는 뜻을 비추며 ‘일렉트릭시티’(Electricity), ‘익스프레싱 유어셀프’(Expressing Yourself) ‘앵그리 댄스’(Angry Dance) 등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들의 무대는 음향사고로 제대로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못했고 ‘알타보이즈’ 무대는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출연진이 주최사인 PL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들에 집중됐다는 점, 축제 참여를 결정짓는 요소인 출연진·타임테이블의 늑장발표, 다양한 이벤트 및 축제분위기 등과 더불어 배우들의 차기작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이들에겐 다소 아쉬움을 남긴 축제기도 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왔다는 김윤미(42)씨는 “대단한 뮤지션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너무 즐거웠다. 하지만 자라섬만 덩그러니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전의 록이나 재즈페스티벌 경험을 떠올리며 역이나 입구부터 축제분위기일 거라고 생각했다가 잠깐 당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극장, 대극장 무대 말고는 딱히 즐길만한 이벤트가 없었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양한 이벤트나 새벽까지 이어지는 행사가 있었다면 숙박이라도 할텐데…멀리 자라섬까지 와서 차 시간을 맞추느라 마지막 공연은 보는 둥 마는 둥 헐레벌떡 달리느라 마냥 아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JMF0903] 늦은 밤에도 JMF 대극장 무대를 지켜보는 관객
늦은 밤까지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산 넘고 바다 건너듯 대여섯번을 환승해 왔다는 한 지방 관객은 “무대들이 너무 좋아 2회를 기대하고 있지만 지방 관객들은 오고 싶어도 엄두를 못낼 것 같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자뮤페는 뮤지컬 넘버 가창만으로 관객들을 기꺼이 자라섬으로 향하게 하는 대중적인 행사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자뮤페는 1만5000여명(3일 6000명, 4일 9000명, 주최측 발표)이 몰려들어 오롯이 뮤지컬 배우와 넘버들에 빠져들어 환호하고 즐기는 진짜 축제였다. 마니아 군단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그룹 멤버도, 인지도 높은 연예인 없이도 뮤지컬로 하나 되는 축제 자체가 기적에 가까워 보였다. 게다가 이제 출범하는 1회, 다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배우와 팬이 하나 되는 자리를 마련한 것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운 자리였다.

가능성은 충분히 확인했다. 관객들도 즐길 준비가 됐다. 이제 보다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는 장으로의 발전을 위한 주최측의 고민이 숙제로 남았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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