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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함과 B급 유머로 무장한 하드코어 뮤지컬 ‘구텐버그’ 김신의·정동화·정문성·조형균의 비포애프터

입력 2016-10-3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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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버그연습실
31일 치열함과 B급 유머로 무장한 뮤지컬 ‘구텐버그’가 연습실을 공개했다.(사진제공=쇼노트)

 

“힘든 만큼 보람 있는 작품이에요.”

김신의·정동화·정문성·조형균(이하 가나다 순)이 3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뮤지컬 ‘구텐버그’ 출연 전후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김동연 연출은 “원작자인 작가와 작곡가가 직접 무대에 올라 전달했을 진정성을 배우들이 어떻게 전달해 감동적으로 메시지 전달할까를 고민했다. 막연한 꿈에 대한 이야기로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까지는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열정과 꿈을 표현할 수 있는 첫 단추는 배우들이 흘리는 땀일 겁니다. 10분만 지나도 옷 색깔이 변할 정도로 모든 시간을 풀 에너지로, 쉬는 시간 없이 끝까지 가는 작품이거든요. 관객에게 버드와 더그의 열정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배우가 아니라 열정 넘치는 꿈꾸는 두 사람으로 같이 꿈꾸면서 가야한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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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구텐버그’의 버드 역의 조형균(왼쪽부터)·김신의, 더그 역의 정문성·정동화.(사진제공=쇼노트)

 

뮤지컬 ‘구텐버그’는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고자 열정을 불태우는 신인 작곡가 겸 작사가 버드와 작가 겸 작사가 더그가 꾸리는 2인극이다.

브로드웨이의 유명 프로듀서들을 초대해 인쇄기를 발명한 독일의 구텐베르크를 소재로 한 자신들의 작품을 스스로 연기하는 두 청년의 꿈과 열정에 대한 이야기다.

2013년 초연(송용진·정상훈·정원영·장승조), 재연(허규·김종구·장승조·정원영)에 이은 3연째 공연이다. 리딩공연(극이 무대 위에 오르기 전 관객과 평가단의 심사를 받은 과정) 형식의 작품으로 단 두명의 배우가 20명이 넘는 배역을 연기하는 고난이도의 작품이다. 

 

모자를 바꿔 쓰며 배역을 표시하며 시종일관 쉴 틈이 없는 하드코어(?) 뮤지컬이다. 재연에서 버드를 연기했던 허규는 “‘구텐버그’ 전후의 허규로 나뉜다”로 했을 정도다.


◇누군가의 꿈에 대한 이야기, “연습하며 울컥했죠”

[구텐버그] 컨셉사진_버드役_김신의
버드 역의 김신의.(사진제공=쇼노트)
버드 역의 김신의는 이 같은 허규의 말을 전하며 “허규, 정원영이 공연하는 걸 봤다. 작품을 보면서 나는 절대 할 수 없는 작품이구나 했다. 순발력과 집중력이 뛰어난 배우여야 소화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혀 생각도 못하다가 섭외를 받고 허규에게 물어봤더니 ‘무조건 하라’고 하더라고요. 자신도 부족했는데 ‘구텐버그’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저도 뮤지션이지만 뮤지컬 배우로 성장하고픈 욕심이 있거든요.”

허규의 조언에 버드로 무대에 오를 결심을 했다는 김신의는 “당연히 공부하는 마음과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지만 정상에 최고의 버드로 깃발을 꽂도록 하겠다”고 자신감 넘치는 각오를 전했다.

더그 역의 정동화는 “매 작품이 높은 산이지만 ‘구텐버그’는 정말 높은 산”이라고 표현했다.

“가끔은 운이 좋게도 제가 노력한 것에 비해 더 많은 박수를 받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구텐버그’는 정말 땀 흘린 만큼 박수를 받겠구나 싶었어요. 연습하면서 정말 솔직하고 해내는 만큼 관객들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임을 깨닫고 있죠. 흘린 땀이 후회 안되고 가슴에 맺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구텐버그] 컨셉사진_더그役_정동화
더그 역의 정동화.(사진제공=쇼노트)

 

연극 ‘트루웨스트’를 시작으로 뮤지컬 ‘쓰릴미’,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라흐마니노프’, ‘트레이스 유’ 등 유독 2인극에 많이 출연했던 정동화는 “2인극은 배우는 것도 많고 집중력있게 할 수 있어서 좋아하게 됐다”며 “이 작품을 하면 더 이상 두려울 게 없겠구나 싶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신의와 버드 역에 더블캐스팅된 조형균은 “워낙 끼가 많은 배우들이 했던 작품이라 처음엔 자부심이 들기도 했다”며 “하지만 런(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연습)을 한번 돌고나서 초·재연 배우들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구텐버그] 컨셉사진_버드役_조형균
버드 역의 조형균.(사진제공=쇼노트)
“꿈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스스로에 대입되는 부분도 많았어요. 첫 런을 도는데 마지막에는 울컥 했죠. 저도 모르게 훅 들어오는 뭔가가 있었어요. 배우들도 창작진도 뮤지컬이 처음 밖으로 나왔을 때 설렘도 있지만 두려움도 있죠. 본공연 올라가기 전까지 창작진들이 노력을 하고 배우들이 열과 노력을 다해 돕는데도 본 공연에 못간 작품들이 많거든요.”

조형균처럼 정동화 역시 “(정)문성 형이랑 (조)형균이가 첫 런을 도는 걸 모니터했었는데 마지막에 ‘다같이 꿈꿔요’라고 끝나는 엔딩곡에서 울었다. 마치 더그가 된 양 눈물이 났다”며 “그래서 프로듀서가 ‘웰컴 투 브로드웨이’ 하는 마지막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거들었다.

이는 원작에 없는 신으로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장면이기도 하다. 조형균은 “힘든 만큼 보람 있는 작품 같다. 캐릭터 하나하나 작가와 작곡가의 마음으로 소중하게 잘 표현해서 우리(버드와 더그)가 만든 이 작품을 프로듀서에게 팔아야겠다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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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 역의 정문성.(사진제공=쇼노트)

 

더그 역의 정문성은 “좋은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는 작품이라 육체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했을 때 안힘든 공연이 어딨고 안 어려운 역할이 어딨냐고 했었다”며 “엄청 노력해야하는 공연”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첫 리딩을 하는데 ‘아이약’이 ‘아이셔’라는 걸 보고 멘탈이 흔들렸어요. 이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힘들겠구나 했죠. 어렵게 받아들이고 런을 도는데 3분의 1 정도 했는데 숨이 차고 폐가 안좋아지는 같았어요. 두 주인공은 노력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렇게 노력해야만 옳은 공연이 되는 것 같아요. 편해질 생각 안하고 힘들어도 준비 바짝 하고 열정을 불사르겠습니다.”


◇제3의 주인공 피아니스트도 쉴 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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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구텐버그’ 포스터.(사진제공=쇼노트)
양주인 음악감독은 “피아노 한대와 두 배우, 3명이 꾸려가는 극이다. (피아니스트는) 클래식, 로큰롤, 부기우기, 헤비록 등 피아노 한 대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내는 1인 오케스트라”라며 “이번엔 피아니스트들이 더 바빠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리지널 초연 당시 실제 작곡가와 작가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구텐버그’는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한 히스토리컬 픽션,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역사 뻥’ 장르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며 ‘꿈’을 이야기한다.

초연부터 3연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피아니스트 찰스 역의 에이브는 “이 작품의 팬인 것 같다. 이 작품을 무대에서 진행하다보면 힘들지만 상처가 치유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일면식도 없는 양주인 음악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전격 캐스팅됐다는 피아니스트 라이언 역의 원요한은 “연주자 입장에서 기능적인 역할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악기도 연주하고 버드와 더그가 너무 격앙돼 다른 데로 넘어갈 때 중심을 잡아주기도 한다”며 “기존 작품들의 피아니스트 역할과는 다른 여러 면이 탐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김동연 연출은 “라이선스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공들인 작품이다. 관객과의 거리도 가깝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듯한 친밀감이 있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이라 더 좋다”고 털어놓을 만큼 ‘구텐버그’는 관객과 간격을 줄이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가슴을 추켜 올리며 하는 까막눈 헬베티카 연기, 무릎을 치게 하는 말장난, ‘스위니토드’, ‘지킬앤하이드’, ‘팬텀’ 등 익숙한 뮤지컬 대작의 장면과 넘버들 등 깨알 같은 B급 유머로 무장한 ‘구텐버그’는 13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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