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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뷰+제11회 딤프 Pick ③] 발리우드 버금가는 인도 뮤지컬, 셰익스피어의 ‘십이야’여서 괜찮아!

[Local+Culutre+Play]

입력 2017-07-02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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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뮤지컬 ‘십이야’.(사진제공=딤프 사무국)

 

제목 그대로 셰익스피어의 ‘십이야’(The Twelfth Night)다. 하지만 새롭다. 그리고 흥겹다. 인도 뮤지컬 ‘십이야’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6월 23~7월 10, 이하 딤프)의 최고 덕목인 세계 각국 작품을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데 가장 충실한 뮤지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발리우드 영화를 봤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당연하게도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린다. 인도 특유의 꺾일 듯 살랑거리는 춤과 분주한 동선, 익살스러운 노래와 대사들이 ‘십이야’와 꼭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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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뮤지컬 ‘십이야’ 중 남장 중인 비올라.(사진제공=딤프 사무국)

 

백작 올시노(사가르 데사무크), 풍랑으로 쌍둥이 오빠를 잃고 세자리오로 남장을 한 비올라(기타잘리 쿨카르니)와 그녀의 오빠 세바스찬(아밋 나그파), 사랑하는 오빠를 잃은 슬픔에 7년 간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올리비아(아님미카) 등이 얽히고설키는 소동에 가까운 셰익스피어의 원작보다 코믹하고 익살스럽게 풀어냈다.

올리비아와 결혼시키기 위해 삼촌 토비(가간디프 싱 리아르)가 불러들인 부자 앤드류(푸란지트 다스굽타), 올리비아의 시녀 마리아(티타스 두타), 세 사람의 조롱 대상이 되는 올리비아의 집사 말볼리오(사우라 나아르)를 비롯해 등장인물들의 심정과 감정을 표현하는 광대 페스테(네하 사라프)까지 만듦새는 꽤 원작에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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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뮤지컬 ‘십이야’.(사진제공=딤프 사무국)

 

영국의 ‘월드 셰익스피어 시어터 페스티벌’(World Shakespeare Theatre Festival)에서 주목받았던 ‘십이야’의 신선함은 하모니엄(Harmonium, 1848년 파리의 드벳이 고안한 작은 오르간 형태의 프리 리드 악기), 돌락(Dholak, 인도의 민속 음악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연주되는 드럼), 각종 퍼커션이 만들어내는 인도 색 짙은 연주다.

‘함께 이 색깔 축제를 즐기자!’ ‘걔는 16살이고, 멋진 남자야!’ ‘내 마음은 멀리 있는 그를 그리워 하네’ ‘왜 그렇게 쉽게 너의 마음을 주나’ ‘사랑은 모두를 춤추게 하네’ ‘내 사랑하는 그대의 아름다운 눈동자’ ‘이 삶의 선택들이 결실을 맺다’ ‘내 사랑이 오늘 집으로 왔으면’ ‘물 밖에 나온 물고기’ ‘내 ‘구루’의 목소리’ ‘오 내 사랑하는 그대여’ ‘카왈리-노래경연대회’ ‘내 사랑하는 그대 없이 삶은 없어’ ‘빨간 웨딩드레스’ 등 넘버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은유적인 언어를 살렸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힌두어 싯구도 흥미롭다.  

 

배우들은 저마다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무아지경(?)으로 질척거림, 지질함, 순정, 에로틱, 혼란스러움, 조소와 조롱, 만취 등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다. 우리 전통 판소리나 창극으로 ‘십이야’를 꾸린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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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뮤지컬 ‘십이야’.(사진제공=딤프 사무국)


문제는 자막이다. 무대 위 장면과 싱크가 안맞는 경우도 잦은데다 14곡의 넘버 외에 ‘세자리오를 유혹하는 올리비아의 노래’ 등 장면 중간 중간 각 인물들의 속내를 노래하거나 위안을 건네고 조롱하는 곡들은 아예 번역본이 제공되지 않는다.

딤프 관계자에 따르면 “공연팀이 노래 부분은 관객들이 온전히 배우들만 봐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며 “스토리와는 관계가 없는데다 그날 분위기에 따라 가사를 바꾸기도 해서 어느 나라를 가나 노래 부분은 자막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해 공연팀의 의견을 따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공연팀의 말대로 극을 이해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그 감정과 익살스러움도 충분히 느껴진다. 하지만 그 뜻을 알고 동참한다면 훨씬 더 극에 다가갈 수 있을텐데 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중간 중간 ‘수성못’, “나랑 싸우자” 등 대구 지명이나 한국어 대사가 별안간 쏟아지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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