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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서 '비트코인이 사람 살린 사연' 사실로 확인

살인적 물가로 '아비규환' 자국 화폐 볼리바 사실상 휴지
달러, 금은 수급 불안에 품귀현상
비트코인으로 해외송금 후 의약품, 생필품 조달 가능

입력 2017-08-24 11:12 | 신문게재 2017-08-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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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국기와 비트코인 합성사진, 뉴스 BTC 자료화면 캡처

 

최근 비트코인으로 가족의 생명을 구했다는 사연이 베네수엘라로부터 전해졌고 확인결과 이는 곧 사실로 밝혀졌다.

고갈된 외환보유고, 한계에 도달한 재정적자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화폐 볼리바의 가치는 올 1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67%, 2월 62% 추가 평가절하(달러기준) 됐다. 이는 물과 식료품 그리고 생활비가 그만큼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굶주린 시민들이 베네수엘라 줄리아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을 훔쳐 잡아먹는 사건이 발생해 당국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베네수엘라의 화폐가치 폭락과 올 들어 741%를 기록중인 살인적 물가인상률은 이제 생사의 문제로 부상한 것이다.

이 중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시내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33세 엘리씨는 골수암으로 투병 중인 모친의 병원비를 대며 지난 몇 년간 뒷바라지를 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그동안 장사로 모아놓은 볼리바는 더 이상 베네수엘라에서 화폐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그는 모친의 약 값조차 대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 때 주변에서 비트코인의 존재를 전해들은 그는 남은 볼리바를 모두 털어 비트코인을 구매했고 블록체인을 통해 콜롬비아에 사는 친구의 계좌로 이를 전송했다. 그 친구는 비트코인으로 암 치료제를 구입해 엘리에게 소포로 보내 주기를 몇 달간 지속한 결과 엘리의 어머니는 골수암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등 재정위기로 자국의 화폐가치가 추락하는 가운데 비트코인 덕분에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사연이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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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베네수엘라 비트코인 거래량, 팜비치그룹 제공

전쟁을 겪거나 혹은 이 같은 재정위기 국가들에 있어 전통적인 생계자금으로 통용돼 온 달러화는 정부의 환율조작 때문에 암시장이 형성되는 등 품귀 현상이 심각하며 금 역시 현물로 보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유사시 충분한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형성이 힘들다.

대신 정부의 자본통제가 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대출을 갚지 못한 사람의 계좌를 저당 잡은 은행권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가상화폐가 바로 이들의 생존을 책임져 줄 대체자산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 중 가장 대중화된 탓에 환금성이 좋고 거래량이 많은 비트코인은 최근 오히려 가격상승까지 덤으로 보태져 이들에게 국가도 제공하지 못한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 현지 투자자들의 전언이다.


김희욱 전문위원 hw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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