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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0일 맞은 카카오뱅크, 절반의 성공

높은금리·쉬운대출 앞세워 광풍 지속한 카카오뱅크 출범 100일 고객 400만명 시대 열어
다만 '소비자 불편', '찻잔 속 혁신' 그친 일부 서비스 등은 향후 과제로 꼽혀

입력 2017-11-02 11:00 | 신문게재 2017-11-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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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분당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사옥 내부. (연합)

 

‘인터넷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가 3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언제 어디서든지 금융거래가 가능한 ‘혁신’을 앞세워 출범 100일 만에 무려 가입자 400만명 시대를 여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의 성과를 훌쩍 뛰어넘는 ‘형보다 나은 아우’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출범 100일을 맞은 지금도 불통을 지속하는 고객센터 문제와 기대에 못 미친 일부 서비스는 기대가 컸던 만큼 큰 실망을 안겼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카카오뱅크 가입자는 420만명으로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40만명의 무려 11배에 가까운 경이로운 기록을 나타냈다. 수신액은 3조8000억원, 여신액은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의 2% 부족한 ‘메기 효과’를 충분히 발휘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시중은행 대비 수수료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하자 은행들 역시 송금 수수료를 인하하고 서비스 대상국을 확대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또 높은 수신금리에 빠르고 간편한 대출절차를 앞세운 대출상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점도 시중은행의 태도 변화를 불러오기 충분했다. 시중은행들은 고객을 사수하기 위해 ‘특판 상품’을 속속 선보였고 모바일 앱을 활용한 간편 소액 대출상품 출시에 열을 올렸다.

여기에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유명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체크카드는 시중은행에 ‘캐릭터’ 마케팅 경쟁도 촉발시켰다. SC제일은행, NH농협은행 등은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의 폭발적 성장에 맞서 각각 마블·디즈니 캐릭터와 자체제작 캐릭터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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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모습.(연합)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적지 않았다. 카카오뱅크가 일반 시중은행처럼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돌풍의 이면에는 ‘소비자 불편’이란 그림자가 있다. 불러도 대답 없는 ‘고객센터 불통문제’가 대표적이다. 출범 100일을 하루 앞둔 현재까지도 고객상담 서비스가 원활하지 못하다. 특히 최근엔 체크카드 오류로 결제가 되지 않은 상황에 돈이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여전한 고객 불통을 보여줬다.

이런 소비자 불편 증가에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제2고객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제2고객센터의 상담 인력이 애초 알려진 규모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효과는 반감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대 강점으로 평가됐던 ‘해외송금서비스’는 생각보다 크게 부진했다. 수수료를 크게 낮추고 빠른 송금망을 갖췄음에도 8월 한달간 일평균 이용 건수가 245건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의 해외송금서비스가 ‘박리다매’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3일 서울역에 위치한 서울오피스에서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가 주재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이날 자리에서 지난 100일간의 기록을 살펴보고 향후 계획에 대한 비전 제시를 할 예정이다. 올해 금융권 최대 혁신의 상징으로 떠오른 카카오뱅크가 장점은 살리되 단점을 보완할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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