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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임명강행으로 틀어진 협치 정국 어떻게 풀어갈까

입력 2017-11-21 17:13 | 신문게재 2017-11-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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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홍종학 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 장소인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함에 따라 새 정부 첫 조각을 어렵게 마무리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홍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하면서 문 대통령 직권으로 임명이 강행된 탓에 야당과의 ‘협치’ 지속 여부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당장 국회에 계류 중인 민감 법안 및 예산 심의 과정에서 야권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진데다 향후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부처 고위직 인사 등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 정부 들어 국회의 인사청문보고 채택 없이 임명이 강행된 경우는 홍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등 모두 5명에 이른다. 더구나 역대 정부 중 첫 조각 구성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던 DJ정부(174일) 당시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195일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물론 헌정 사상 초유의 전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구성된 정부 조직인 만큼, 조직 구성에 어려움이 따르고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없다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 여야를 아우르는 넓고 확대된 인재 풀보다는 캠프인사들의 중용 등 좁은 인재 풀과 현실과는 동떨어진 인사기준으로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판도 피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당장 홍 장관 임명 강행으로 틀어져버린 야당과의 관계가 큰 숙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들의 협조 없이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인준안 처리, 신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과 내년도 예산안 본회의 처리, 개혁법안 처리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홍 장관의 임명이 강행되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홍 장관의 임명을 ‘낙하산 취업’에 빗대어 힐난하면서 “더 이상 협치는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하는 국민의당도 ‘노골적인 협치 포기 선언’,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라는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어 당분간 야당들과의 냉전기류가 감돌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 교두보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 정무수석도 공석인 상태다.

청와대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공석인 정무수석 인선과 발목을 잡아왔던 인사 기준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국회 상황이 진행형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선발투수를 데려다 쓰기보다 당장 구원투수나 몸이 풀려 있는 사람이 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보면 내부에서 오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해석해도 무방해 보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전병헌 전 정무수석의 후임의 후보군이 어느 정도 압축됐고, 조만간 인선할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또 “1기 조각이 마무리됐고, 그동안 준비했던 새로운 인사기준도 준비가 거의 다 됐기 때문에 조만간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의 임명 강행 등으로 꼬여버린 정국의 실타래를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가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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