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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r Play 인터뷰] 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허규·안유진 “묘한 퓨전 장르지만 행복하게!”

2003년 소극장용으로 초연돼 김선영, 차지연, 이영미, 정동화, 김보강, 김찬호, 김대현 등 현재의 내로라 하는 뮤지컬 스타들이 크고 작은 역으로 거쳐 간 ‘마리아 마리아’
정식공연과 리딩공연을 버무린 퓨전, 낭독뮤지컬로! "기독교 영화 아닌 사람에 대한 이야기" 마리아 역의 안유진·소냐, 예수 허규, 코러스 도율희·황민수

입력 2018-08-0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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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마리아 허규 안유진
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예수 역의 허규(왼쪽)와 마리아 안유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라 반가운 마음으로, 조건도 따지지 않고 한다고 했어요. 낭독뮤지컬로 형태가 바뀐다고 했을 때는 상상이 안갔는데…‘퓨전’이라고 생각해요.”

허규가 예수를 연기 중인 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는 그의 말대로 정식공연과 악보·대본만 읽고 노래하는 리딩공연을 버무린 퓨전 형식이다. 허규의 표현대로 ‘퓨전’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 대해 그는 “묘한 형태라 걱정이 많았는데 몰입도도 좋고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고 해주셔서 다행스럽고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안유진
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안유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성경 속 예수와 마리아의 관계를 마리아 시점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성노예 생활을 하며 자유를 꿈꾸는 마리아가 예수를 만나 사랑, 믿음 등의 진정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본공연도, 리딩도 아닌 ‘퓨전’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섭외 받았을 때는 낭독이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할 건 다 하더라고요. 처음에도 절대 그냥 리딩공연처럼 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좀 덜 놀랐어요.”

‘마리아 마리아’ 첫 출연을 본공연이 아닌 ‘낭독뮤지컬’이라는 특이한 형태로 하게 된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한 안유진은 “리딩공연의 장점은 책을 읽는 것처럼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라며 “마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책 보다 재미없는 것처럼 리딩 때 너무 좋았던 공연이 정식 무대화되면서 실망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마리아 마리아’는 대극장에서 공연했던 작품을 낭독으로 하니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리아 마리아’는 2003년 소극장용으로 초연돼 김선영, 차지연, 이영미, 정동화, 김보강, 김찬호, 김대현 등 현재의 내로라 하는 뮤지컬 스타들이 크고 작은 역으로 거쳐 간 작품으로 이번 낭독뮤지컬은 2016년 HJ컬쳐가 변주한 대극장 버전의 압축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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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예수 역의 허규(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유혜정) 작가님이 새로 대본작업을 하셨어요. 너무 감사한 게 원작자들(유혜정 작가, 차경찬 작곡가)이 이 버전을 너무 좋아해주세요. 초연 이후 이런 느낌은 처음 받았다고 얘기해주셔서 갑자기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전한 허규는 “원 캐스트다 보니 공연을 보지는 못했다. 다만 보고 간 지인들이 예수와 마리아의 관계, 에피소드, 메시지만 정리해서 보여주니 몰입이 잘 됐다고 얘기해줘서 행복하게 공연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안유진은 “연습 때부터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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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예수 역의 허규(왼쪽)와 마리아 안유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원래 있던 작품에서 어딜 쳐내야할지를 추리는 작업도 쉽지 않았거든요. 막상 대본이 나왔을 때는 그냥 읽고 노래하는 게 아니라 무대 구현을 해야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수정을 반복하느라 애를 먹었죠. 대본 작업만도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어요.” 


 

◇야생성 강조한 안유진의 마리아

 

“저는 기독교신자인데도 대본을 읽으면서 너무 종교색이 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준비하면서는 종교색을 좀 걷어내려고 했죠. 너무 성령이 충만해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마리아라는 인물에 집중했어요.”


첫 마리아를 접한 느낌을 이렇게 전한 안유진은 “성경을 통해 내용도, 어떤 인물인지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배우로 접근하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공연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 다니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 관객에게도 공감이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너무 무겁지 않게,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 노래도 하드코어인데다 이야기의 점핑도 많아서 선을 잘 타려고 노력 중”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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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공연 중인 마리아 안유진(사진제공=HJ컬쳐)

 

“제가 아는 (종교적) 역사, 성경 그리고 (2016년) 본공연의 의상·사진·영상 등 안에서 캐릭터를 분석했을 때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알돈자의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대본을 읽었을 때는 야생성이 느껴졌달까요? 막달레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얘기도 안하고 돌아갈 수도 없다고 하는지 궁금했어요.” 

 

그리곤 “자유를 갈망하는 여자이지만 술집여자처럼 보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성적으로 섹시하다는 건 외모적인 면이라기보다 이 여자가 가진 생명력, 재능, 자유 의지 등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잡을 수 없는 야생동물 같은 마리아, 그래서 다들 가지고 싶어하지만 이 여자는 계속 나가려고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처음엔 코르셋도 입었는데 저는 빼달라고 했어요. 고급스럽거나 귀족 느낌이 나는 것 보다는 날내 나는 야생동물같은 느낌이 나기를 바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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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마리아 안유진(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그 노력은 꽤 주효했다. 안유진은 야생성이 살아 있는, 자신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누구보다 충만한 새로운 마리아를 표현해 내고 있다. 

 

허규는 “소냐와 (이)영미 누나에 이어 (안)유진이를 만났는데 기본적으로 세 마리아가 워낙 파워풀한 보컬로 유명한 분들”이라며 “마리아는 성경 속 인물이지만 실제로는 창녀가 아니었고 돌에 맞아 죽은 사람도 마리아가 아니었으니 가공의 캐릭터”라고 말을 보탰다.


◇인간적이고 유약한, 그러나 록스피릿이 살아있는 허규의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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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예수 역의 허규(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마리아는 모든 인간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위로받는 존재를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 작품의 주요 메시지거든요. 예수는 신격화돼 있지만 실제로는 인성을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인간적으로 표현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신적 존재라기 보다 연약한 사람이요. 특히 혼자 있는 신에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하고 있죠.”

이렇게 전한 허규가 “희생하는 캐릭터지만 날 믿어주는 사람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보상받은 것 같다”고 덧붙이자 안유진은 “그 과정을 대사 없이 노래로만 표현해야 해서 어려운 캐릭터”라고 부연했다.

“어렵긴한데 대사를 하면 안될 것 같기는 해요. 왠지 예수는 중저음의 소리를 내야할 것 같은 캐릭터인데 제 목소리가 그렇질 못해서 대사를 하면 깰(?) 것 같거든요.”

허규의 말에 안유진은 “연습 때 너무 슬슬 하길래 노래만 잘하는 캐릭터인가 보다 했는데 첫 공연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며 “유약해 보이지만 록 스피릿이 살아 있는 예수였다”고 털어놓았다.

“예수를 캐릭터화한 영화나 뮤지컬 등은 많아요. 어딘가에서는 강하고 또 어디서는 유약하고 혹은 마르고 못먹어서 불쌍해보이기도 한데 오빠의 예수는 대사가 없어선지 약간의 환상을 심어주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노래는 파워풀하죠. 부드러움 안에 강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예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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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공연 중인 예수 허규(사진제공=HJ컬쳐)

 

안유진의 말에 허규는 “이번에 유독 와닿는 부분이 성전을 뒤엎고 혼자서 괴로워하는 부분”이라며 “종교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실망하는 일들이 많았다. 하나님이 그걸 보셨다면 이런 심정이겠구나 싶은 마음으로 뒤엎는다. ‘나를 믿는다면서 아무도 없구나’ 하는 예수의 쓸쓸함과 괴로움이 너무 공감됐다”고 털어놓았다.

“더불어 ‘당신 뜻 알고 싶어’라는 넘버 중 ‘너를 위해 왔기에 너를 사랑하기에, 나를 믿으면 모든 걸 알게 되리’라는 부분이 너무 좋아요. 마리아 뒤에서 하는 넘버의 가사인데 연습 때부터 공연 중인 지금까지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아요. 대극장에서 공연할 때는 클라이막스인 십자가에 매달리는 ‘겟세마네’에 힘을 줬는데 이번 낭독뮤지컬에서는 이상하게 성전을 뒤엎는 신과 더불어 가장 공감되는 부분이죠.”


◇고귀한 삶에 대한 갈망 ‘마리아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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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개인주의 성향이 깊어지고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댓글이나 SNS 등으로 드러내고 있어요. 자신의 아픔만 공유하고 남의 고통은 잘 모르는,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많죠.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청소년기 때는 공공성, 도덕성을 지키려고 하는데 사회를 마주하고부터는 상처받다보니 강해지려고 벽을 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런 가운데 어떤 인물을 만나 변하게 되기도 하죠. 마리아도 예수를 만나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안유진은 마리아와 예수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하며 “고귀한 삶에 대한 의미를 깨닫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인격적으로 멋있는 분들, 양심적이고 선하게 살아가는 분들, 완벽한 도덕을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을 사는 분들을 보면서 따라하지는 못해도 잊지는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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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예수 역의 허규(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안유진의 말에 허규는 “방황하면서도 변화의지가 강한 마리아에게 나를 찾게 만들어주는 존재인 예수처럼”이라고 말을 보탠다.

“딱히 그런 존재는 아닌데 최근엔 명언이나 감성 글 등 좋은 글귀를 보는 게 좋아요. 처음엔 가사를 쓸 때 도움이 될까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됐죠. ‘뭘 바라지 말고 그 모습 그대로를 좋아해주는 게 진짜 친구’라는 글이 갑자기 와 닿아서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그렇게 마음가짐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친구에게 받던 스트레스가 진짜 사라지는 체험을 했다는 허규는 ‘마리아 마리아’가 종교극이라고 오해되는 데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마리아 마리아’는 종교극이라는 선입견이 항상 아쉬운 작품이에요. 하지만 소재가 종교일 뿐이니 편견 없이 봐주시면 좋겠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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