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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이들과 터져 나오는 웃음, 그 적정선을 찾는 백조들(?)의 예술같은 전쟁…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영국 런던에서 가난하게 살던 청년 몬티 나바로가 런던 귀족 다이스퀴스 가문 후계자임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김동완·서경수·유연석, 오만석·이규형·한지상, 임소하, 김아선 등 출연

입력 2018-11-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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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중 ‘남자가 더 좋아’를 시연 중인 몬티 나바로 서경수(오른쪽)와 헨리 다이스퀴스 오만석(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몬티의 회고록으로 시작해 극 중 극 구성이 독특한 작품입니다. 몬티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해 끝맺는 회상방식이죠. 브로드웨이와는 전혀 다른 무대 위 회고록으로 관객들에게 변화를 무대화시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지난 3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2019년 1월 27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프레스콜에 참석한 김동연 연출은 이렇게 의도를 전했다.  

 

젠틀맨스가이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의 몬티 나바로. 왼쪽부터 서경수, 유연석, 김동완(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무대 위 커다란 일기장에 몬티 나바로(김동완·서경수·유연석, 이하 가나다 순)가 회고록을 써내려 가는 형식으로 풀어간 데 대해 김동연 연출은 “사람은 죽는데 웃어야하는 희극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며 “극 중 극으로 연출함으로서 실제 사건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희극적 요소로 받아들이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영국 런던에서 가난하게 살던 청년 몬티 나바로가 어느날 갑자기 런던 귀족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후계자였음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몬티가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오만석·이규형·한지상)을 없애기로 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젠틀맨스 가이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중 ‘레이디 히아신스를 해외로’. 몬티 나바로 유연석(뒤)과 레이디 히아신스 이규형(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젠틀맨스 가이드’의 배우들은 이구동성으로 “안할 이유가 없었다”거나 “안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유연석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대본을 읽었고 도착하자마자 음악을 들었다”며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대본과 음악을 접하고 이 연말을 이 작품을 안하고 보내면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에 이런 뮤지컬이 있었나 싶게 볼거리가 다양해요. 무거울 수 있는 스토리를 블랙코미디로 풀었고 음악은 클래시컬하고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선택 안할 수가 없었죠.”

유연석의 말에 오만석은 “자세히는 아니지만 좀 일찍 이 작품을 같이 하자는 얘기를 들었을 때 많지 않은 이런 류의 코미디, 색다른 작품이 사랑받기를 바라는 무게감으로 임했다”며 “재밌기도, 힘들기도 했지만 준비과정이 의미 깊었던 작품”이라고 전했다.

몬티 역의 서경수는 “대본과 음악을 접하고 극 중 스토리, 인물들, 소재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좋았고 끝내줬다. (할까 말까를) 고민할 가치가 없었다”며 “적정선, 절적함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웠다. 지금도 여전히 찾고 있고 공연이 끝나는 날까지 행복하게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찾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같은 몬티 역의 김동완은 “(서)경수에게 고맙다. 캐릭터를 꾸준히 연구하면서 그것을 데몬스트레이션(입증)해 보여줘야하는데 경수가 진짜 열심히 해줬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젠틀맨스 가이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젠틀맨스 가이드’의 백미는 혼자서 9명을 연기하는 다이스퀴스들의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밀의 숲’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프’까지 TV드라마에서 주목받고 무대로 돌아온 이규형은 “1인 9역이라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연습할수록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며 “미국식 코미디를 한국 정서에 맞게 수정하느라 연습의 60~70%를 소비했다. 대본, 가사, 신을 바꾸는 점이 정말 쉽지 않았고 아직도 상의하면서 공연 중”이라고 토로했다.

오만석은 “혼자서 다른 인물로 9번을 서야하니 옷갈아입는 시간이 상당히 짧다. 그래서 무대 위보다 아래가 더 바쁘고 정신없다”며 “9명의 캐릭터를 표현하기에는 목소리, 외모 등을 아무리 다양화해도 한계가 있다. 소품, 의상, 제스처 등 짧으면서도 간략한 변화로 다르게 보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여전히 숙제”라고 말을 보탰다. 

 

젠틀맨스 가이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중 ‘몬티를 향한 경고’ ‘왜 가난하고 그래’를 시연 중인 애덜버트 다이스퀴스 백작 한지상(사진=최민석 기자 yullire@viva100.com)

 

한지상은 “무대 뒤에서는 너무나 전쟁이다. 스태프들이 안무를 짠 듯 움직인다. 한분이 옷을 건네고 다른 분이 다른 동작으로 분장을 수정하고…퀵체인지의 모든 것이 약속이다. 모든 약속이 15~20초 안에 이뤄져야 한다”며 “전쟁과도 같은 그 약속도 예술이다. 그것이 지켜져야만 백조처럼 무대에 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스퀴스들은 몬티의 대서사를 위해 만화처럼 9개 캐릭터를 관객에게 친절하게 전달할 의무가 있어요. 그럼으로서 몬티의 응징과 드라마가 빛나죠. 더불어 몬티의 섬세함이 저희(다이스퀴스)를 빛나게 해주죠. ‘젠틀맨스 가이드’는 상부상조해 빛나고 섬세해지는 작품이에요. 라이선스지만 한국화가 너무나 필요한 작품이었고 우리만의 섬세함, 매력으로 승부 중입니다. 대한민국 버전의 ‘젠틀맨스 가이드’는 이렇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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