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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들은 사기치고, 부모는 강도살해 당하고… '이쯤되면 영화?'

[트렌드 Talk]복역 중인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의 부모에게 채무자가 찾아와 자신의 고용인을 시켜 타살한 의혹
시체 냉장고에 넣어 유기, 집에 있던 5억 가지고 도피

입력 2019-03-22 07:00 | 신문게재 2019-03-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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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된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부모 살해 용의자.(연합)

 

돈에 대한 욕망이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다.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 중)씨의 부모가 피살됐다. 20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와 피의자 김모(34)씨 측에 따르면 “집에 침입해 피해자들을 제압하려는데 피해자들의 저항이 심했다. 그때 갑자기 옆에 있던 공범 중 한명이 남성(이씨의 아버지)에게 둔기를 휘두르고 여성(이씨의 어머니)의 목을 졸랐다.” 

 

중국 교포인 공범 A(33)씨 등 3명을 고용한 김모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안양시 소재 이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강도살인)를 받고 있다. 이 돈은 이희진씨가 몰던 고가 수입차 ‘부가티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를 팔고 받은 대금 중 일부다. 경찰은 이같은 거래 내역도 미리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중점 수사 중이다. 

 

김씨는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오면서도 “제가 안 죽였습니다. 억울합니다”라고 항변한 뒤 묵비권을 행사 중이다. 금전관계로 인한 강도살인으로 보기에는 여러 가지 석연치 않은 점이 드러나면서 수사는 장기화에 접어들었다. 

 

김씨는 우발적인 범행 이후 며칠간 이씨 어머니의 휴대폰을 사용하며 법망을 피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의 동생은 어느 순간 자신의 어머니가 아닌 것같은 불안한 마음에 직접 부모의 집에 찾아갔지만 들어가지 못했다. 어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고 카카오톡 연락도 끊기자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두 사람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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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부모의 사망으로 인해 지난 2016년 사기행각도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투자 애널리스트라고 주장하며 ‘청담동 주식부자’라는 별명으로 불린 그는 동생과 함께 인가를 받지 않은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1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13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동생은 사기 등의 혐의로 형과 함께 구속됐다가 지난해 11월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났다. 

이에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부분의 채권 채무 관계에서 인명사건은 돈을 빌려간 사람이 빌려준 사람을 살해한다”면서 “범인이 특정돼 있기에 가족을 수사선상에 올리기 쉽지 않지만 피해자의 자손과 무연고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김모씨는 검거 전 이희진의 동생과 독대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이희진의 부모 살해 피의자 김씨가 범행 이후 모친의 휴대폰을 이용해 이희진의 동생을 식당으로 불러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의 범법행위를 사과하기 위해 만났다고 진술했으나 경찰 측은 그가 또 다른 범법행위를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이씨 아버지 주검만 창고로 옮겨 보관해 온 점과 3주 넘게 냉장고안에 시신을 유기한 점 등 의구심이 많은 사건”이라면서 “이 씨 아버지 휴대폰 또한 현장에서 사라져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씨 아버지가 2000만원을 빌려 간 뒤 갚지 않아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김씨와 피해자 사이 채무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범 A씨 등은 미리 주변 정리를 모두 마친 뒤 범행 직후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 사실상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간 상태다. 경찰은 도주한 3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등 국제범죄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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