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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작소]도전하는 할아버지와 방황하는 청춘들의 눈물겨운 연대…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 작, 이해제 연출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 이순재·신구, 채수빈·권유리, 김대령·조달환, 김은희·유지수 출연
웹툰 HUN을 무대에 올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발레리노를 꿈꾸는 할아버지와 좌충우돌 청춘의 연대! 진선규·최정수, 강상준·브로맨스 이찬동 등 출연

입력 2019-04-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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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20대에 위안을 전하는 노인들, 그 노인들에게서 스스로의 꿈과 삶의 방향을 찾는 청춘들. 이렇게 이상적인 관계가 또 있을까? 할아버지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청춘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에게 위안을 전하는 작품들이 있다.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5월 12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그리고 HUN의 동명웹툰을 무대에 올린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5월 1~1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꿈 보다는 회한이 더 많은 노인과 모든 것이 모호하고 서툰 청춘이 교감하고 연대하며 관객들에게도 위안을 전하는 극들이다.


◇그 정겨운 퉁바리 “감기 걸리지 말어!”

앙리할아버지와 나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사진제공=파크컴퍼니)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Ivan Calberac) 희곡을 이해제 연출이 한국화한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2017년 한국 초연에 이어 두 번째 시즌을 맞았다. 츤데레 할아버지 앙리(신구·이순재, 이하 관람배우 순)와 누군가 시키는대로만 살아 오다 보니 제 갈 길을 잃어버리고 어중간하게 길 위에 선 여대생 콘스탄스(채수빈·권유리)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콘스탄스와 더불어 어딘가 모자란 듯 어리바리하고 우유부단한 앙리의 아들 폴(김대령·조달환), 굳건한 신앙심으로 충만한 며느리 발레리(김은희·유지수)의 갈등이 화합으로 내달리는 모두의 성장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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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사진제공=파크컴퍼니)

 

모든 것이 확고하다 못해 고집불통의 괴팍한 70대 할아버지 앙리와 스스로의 꿈은 물론 성 정체성까지 어느 하나도 명확한 것이 없는 20대의 콘스탄스, 첫 만남부터 순탄치 않았던 두 사람은 영 못마땅한 폴·발레리 부부를 갈라놓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쉽게 포기하고 아내에 질질 끌려다니고 남편을 속박하려 드는 콘스탄스, 폴, 발레리 그리고 표면적으로 살만큼 살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를 70대의 앙리까지 누구도 완벽할 순 없다. 저마다의 고민으로 휘청거리는 이들에게 앙리는 곱지 못한 어투지만 위안와 정겨움을 담은 속내를 전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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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무극 ‘나빌레라’ 덕출 역의 최정수(사진제공=서울예술단)
“감기 걸리지 말어!”

앙리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아들 폴에게, 세대 차이로 갈등하는 콘스탄스에게 친절하지는 않게 매번 던지는 이 퉁바리는 사랑과 관심을 전제로 한다.


◇고희의 빌리 엘리어트!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스물셋엔 방황이지만 일흔엔 도전이 된다. 친구들의 생일 보다는 장례식 참석이 잦아지는 일흔의 심덕출(진선규·최정수, 이하 가나다 순)은 자신의 생일을 몇달 앞두고 발레리노가 되겠다 문경국 발레단을 찾는다.

모두가 뜯어 말리는 가운데 찾은 그곳엔 능력과 재능이 넘치지만 계속되는 부상, 생활고 등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내고 있는 스물셋 이채록(강상준·이찬동)이 있다.

‘범죄도시’ 위성락으로 38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수상을 시작으로 누적관객수 1600만명을 훌쩍 넘기며 역대 흥행 2위에 등극한 ‘극한직업’, ‘돈’ ‘사바하’ 등으로 맹활약 중인 진선규와 서울예술단원 최정수가 고희에 발레리노를 꿈꾸는 덕출로, 브로맨스의 이찬동과 ‘윤동주, 달을 쏘다’ 등의 강상준이 채록으로 무대에 오른다.

‘나빌레라’에 대해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이야기 자체가 바뀌지는 않지만 갈등을 드러내는 방식이 달라진다”며 “예를 들어 웹툰에서는 덕출의 치매가 중반부에 알려지지만 공연에서는 도입부터 알려주며 극적 긴장감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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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무극 ‘나빌레라’ 덕출 역의 진선규(사진제공=서울예술단)

 

‘오이디푸스’ ‘리처드 3세’ 등의 서재형 연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모래시계’ 등의 박해림 작가 등이 의기투합했다. 더불어 발레리노를 꿈꾸는 덕출과 채록의 발레 동작을 위해 국립발레단 출신의 유회웅 안무가가 동원됐다.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나빌레라’에 대해 “우리 아버지·어머니, 할아버지·할머니가 가지고 있는 꿈에 대한 이야기다. 어른들에게도 꿈이 있었고 여전히 그 꿈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자식들은 잊고 산다. 이 공연은 아직 포기하지 않은 꿈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래서 성인버전의 ‘빌리 엘리어트’라고도 할 수 있다”며 “여기에 아직 꿈을 펼치지 못한 젊은 채록의 이야기가 겹쳐지며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덧붙였다.

단 한번도 창작 뮤지컬의 주인공인 적이 없던 70대 할아버지를 전면에 내세운 ‘나빌레라’는 덕출의 연기, 접점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세대인 채록과의 연대, 드라마를 감동적으로 이끌어줄 음악 등이 눈여겨볼 요소들이다. 더불어 3월 공연됐던 ‘윤동주, 달을 쏘다’ 연습과 동시에 교습을 진행했던 서울예술단원들의 발레동작은 또 다른 볼거리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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