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B그라운드] 전통은 잇고 블랙리스트, 미투 사태는 털어내고! 다시 초심으로…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인 서울

‘대한민국의 오늘’을 주제로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37년차 전통은 잇고 블랙리스트·미투 등은 털어내고 출발선에
한국연극협회·서울연극협회 의기투합, 박장렬 낙점하고 최초의 예술감독제 도입, '고등래퍼' 출신 박준호(풀릭) 작사 테마송 '블레이'(Play) 제작

입력 2019-05-20 14:00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Untitled-3
전통을 잇는 동시에 적폐는 털어내고 다시 출발점에 선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인 서울(연합)

 

“블랙리스트, 미투 등에 대해 한국연극협회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반목하면서 혼란을 빚은 데 대해 사과드립니다. 연극계 선배들, 사랑해준 관객들, 젊은 연극인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반성하고자 합니다.”

오태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15일 열린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인 서울’(6월 1~25일) 기자간담회를 지난 행정부에서 행해졌던 블랙리·미투에 대한 침묵과 동조 등에 머리를 숙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page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인 서울 본선 진출작들(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대한민국의 오늘’을 주제로 한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경숙이, 경숙 아버지’, 전쟁·군대·4대강사업 등을 담은 ‘냄비’,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썬샤인의 전사들’, 관료주의와 권위주의에 갇힌 현시대를 그린 ‘꽃 피게 하는 것은’, 강제 이주 동포들의 비극 ‘1937년, 시베리아 수수께끼’, 잠수정에 갇혀 죽음을 앞둔 인간의 본성을 다룬 ‘고래’, 사랑요양원 노인들의 로맨스 ‘꽃을 받아줘’, 전쟁을 관광상품화한 현대인의 삶을 다룬 ‘전시조종사’ 등 전국에서 모여든 16편의 연극이 공연된다. 

 

1977년 전국연극제 출범, 2016년 대한민국연극제로 개명 그리고 4회 아닌 37회 대한민국연극제로의 회귀 등 올해로 37년차를 맞은 연극제는 시대의 풍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전국연극제로 33년 간 유지됐던 행사는 2016년 블랙리스트 실행처였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권고로 대한민국연극제로 개명하고 4년차를 맞았다. 

 

5. [포스터]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공식포스터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인 서울 포스터(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하지만 4회가 아닌 37회 대한민국연극제로 지정한 것은 한국연극협회와 서울 지회인 서울연극협회가 의기투합해 37년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블랙리스트·미투 등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기 위함이다.

 

 

◇전통은 잇고 적폐는 털어내고…다시 출발선에!
    

“균형 발전, 창작극 발전을 모토로 하며 대통령상이 주어지는 연극계의 유일한 연극제가 운영미숙 혹은 작품 수준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되는 걸 내버려둘 수만은 없었습니다.”

 

연극제의 조직위원장이기도 한 오태근 이사장은 불투명하고 불명확한 운영이 누적되며 내홍을 겪은 데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창작 희곡을 우선으로 하다 보니 최종 완성도 예측이 어렵다. 그럼에도 연극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없애기 보다는 잘 육성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1, 2월 한국·서울연극협회 집행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연극제를 통해 연극 활성화의 새싹을 틔우려 합니다.”

연극제의 집행위원장인 지춘성 서울연극협회장은 “서울연극제가 블랙리스트를 거부하고 타깃이 됐지만 이겨낸 것처럼 대한민국연극제를 서울에서 개최함으로서 위상을 회복하고 도약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말을 보탰다.

 

page001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인 서울 본선 진출작들(사진제공=연극제 사무국)

올해 대한민국연극제의 가장 큰 변화는 예술감독제 최초 도입이다. 첫 예술감독으로 낙점된 박장렬 작·연출은 “전통과 숫자가 쌓이는 건 어렵고 무너뜨리는 건 너무 쉽다”며 “전통과 역사를 잇고 발전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슬로건 ‘연극은 오늘, 오늘은 연극이다’처럼 과거 몇 년 동안 연극계는 힘들었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이 힘든 시기에 대학로에서 다시 대한민국연극제를 한다는 건 중요한 일이죠. 그런 과정 속에서 예술감독으로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어요. 창작극은 아기를 키워 가는 일입니다. 순수하고 열정이 있는 연극인들이 37년 동안 연극제를 키워왔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 박준호의 테마송 ‘플레이’와 네트워킹 페스티벌

 

page003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인 서울의 조직위원장 오태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왼쪽부터), 박장렬 예술감독, 집행위원장 지춘성 서울연극협회장(연합)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는 주제로 만든 곡입니다.”

이번 연극제에는 친숙하고 젊은 행사를 목표로 랩 테마송 ‘플레이’(Play)를 제작했다. 이 테마송을 작사한 래퍼 박준호(PULLIK)는 “유튜브,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볼 수 있는 음악, 그림, 사진, 옷, 영상 등을 모두 예술로 묶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접하는 예술에 영향을 받아 2차 창작물이 나오는 현상 등이 재밌다는 생각으로 만든 곡”이라고 설명했다. 

 

Untitled-4
제37회 대한민국연극제 인 서울 테마송 작사가 풀벅 박준호(연합)

박준호는 Mnet의 고교 랩 대항전인 ‘고등래퍼’ 시즌2 출연자로 ‘인형의 집 파트2’ ‘슬기로운 감빵생활’ ‘정글의 법칙’ ‘궁합’ ‘대립군’ ‘침묵’ 등 무대·TV·스크린을 오가며 활약 중인 박호산의 아들이기도 하다.

 

이번 연극제의 또 다른 특징은 현장 연극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그리고 차세대 연극인 육성을 위한 네트워킹 페스티벌의 신설이다.

 

특히 네트워킹 페스티벌은 전국의 연극인들이 2박 3일 동안 함께 하며 공개 프레젠테이션과 심사를 진행한다. 전국 16개 지회 지부에서 추천한 35편 중 공개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된 12편(초연작 4편, 재연작 8편)이 경합을 벌인다.

박장렬 예술감독은 “연극인을 중심으로 만나 얘기하고 어떤 예술적 정신, 사회적 사명감 가지고 있는지 등을 사회적으로 네트워크하자는 의도”라며 “단지 공연 뿐 아니라 ‘네트워크 데이’라는 2박 3일 워크숍을 통해 얘기하고 연구하고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6월 1일이 개막식인데 대학로에 큰 집회가 두 개나 잡혀 있습니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오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뜨거운 열기와 열정을 가지고 대학로에 모여 사회현상을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