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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700년 전 이야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설민석의 삼국지’

[BOOK]‘무한도전’ ‘어쩌다 어른’ 등 유명 역사강사, 지식 큐레이터 설민석의 ‘삼국지’
유비․관우․장비, 조조, 손권, 제갈량, 여포, 동탁, 초선 등 수십권에 달하는 ‘삼국지연의’ 두권에 압축
1700년 전 이야기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 속으로! 1편엔 황건적의 난부터 적벽대전 직전까지 담아

입력 2019-07-24 07:00 | 신문게재 2019-07-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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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사진제공=단꿈교육)

 

읽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읽은 사람은 없다. 누군가는 “세상의 모든 이치가 있다” 하고 또 누군가는 “오롯이 나로 서는 과정과 맞물린다”고도 하는 ‘삼국지’는 동아시아 전역을 관통하는 역사 콘텐츠다. 


이야기 속 배경인 중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황석영, 이문열, 김홍신, 고우영 등의 소설과 만화를 비롯해 드라마, 영화, 게임 그리고 최근 ‘삼국지: 누보로망’이라는 미디어아트 전시로까지 끊임없이 변주되고 재해석되고 있다. 그 ‘삼국지’를 ‘무한도전’ ‘어쩌다 어른’ 등으로 친숙한 유명 역사강사이자 지식 큐레이터 설민석이 보다 쉽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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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삼국지. 1 누구나 쉽게 시작하고, 모두가 빠져드는 이야기 | 설민석 지음 | 세계사

통상적으로 일컬어지는 ‘삼국지’는 진(晉)나라 학자 진수가 편찬한 동명정사를 바탕으로 원(元)·명(明) 교체기의 문학가 나관중(羅貫中)이 장회소설(연속강담식으로 장 또는 회를 나누어 서술한 중국 명대 이후의 통속 장편소설의 통칭)로 엮은 장편소설 ‘삼국지연의’ 혹은 ‘삼국지통속연의’다.

위(魏)·촉(蜀)·오(吳). 이 세 나라를 세워 이끄는 조조·유비·손권, 유비와 도원결의로 형제가 된 관우·장비 등 천하의 패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세 나라의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팩션’ 콘텐츠다.

‘수호지’ ‘금병매’ ‘서유기’와 더불어 중국의 사대기서로 꼽히는 ‘삼국지’는 그 중 가장 방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러니 ‘삼국지’는 한번 빠져 든 사람들에게는 수차례 통독해도 새로운 이치를 터득하게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소설이다. 

 

반면 1000여명의 등장인물들이 엮이고 또 엮이는 복잡한 관계와 비슷비슷한 이름, 중국 전역을 아우르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들의 교차 등으로 차마 시작할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콘텐츠이기도 했다.


이에 설민석은 2년여의 기획을 과정을 거쳐 수십권에 달하는 ‘삼국지연의’를 단 두권에 압축했다. 1년여의 원고 수정, 독자들의 피드백 반영 등을 통해 ‘삼국지’를 1700년 전 이야기가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는 책의 프롤로그에 ‘삼국지’에 대해 “여러 리더들의 고민과 처세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맞부딪히게 되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 방식이 담겨 있다”며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물론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익혀 응용할 수 있는 슬기와 지략이 담긴 바이블”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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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삼국지(사진제공=세계사)

 

2권으로 구성된 ‘설민석의 삼국지’ 중 1편은 ‘용의 눈물, 무너지는 한나라’ ‘용의 출정, 아군도 적군도 없다’ ‘용의 지혜, 지략에 속고 꾀에 울고’ ‘용의 발현, 주사위는 던져졌다’ 4개 장에 황건적의 난과 유비 삼형제의 도원결의부터 손유(손권·유비) 연합군과 조조가 격돌하는 적벽대전의 서막을 알리는 이야기까지를 담았다.

 

그 과정에는 영제의 죽음과 동탁이 이끈 십상시의 난으로 인한 한나라의 멸망, 원소를 필두로 한 반(反)통탁 연합군의 대항, 동탁과 양아들 여포 그리고 중국 고대 4대 미녀 중 하나로 꼽히는 초선의 치정으로 인한 연환지계, 관우를 둘러싼 조조와 유비의 기묘한 삼각(?)관계, 상산 조자룡의 등장, 원소와 조조의 지란지교, 조조와 원소, 양웅의 관도대전, 유비와 제갈량의 삼고초려, 제갈공명과 주유, 조조의 이이제이(적은 적으로 잡는다) 등이 의외로 세세하게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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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사진제공=단꿈교육)

‘유비의 스타트업, 투자자를 만나다’ ‘여포와 초선의 잘못된 만남’ ‘원술을 타도하라, 적과의 동침’ ‘오관육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똑똑한 놈, 착한 놈, 현명한 놈’ ‘위기의 공명, 미션 임파서블’ 등 현대적이고 문화적이며 한국적인 언어로 변환된 작은 이야기들은 원전인 ‘삼국지연의’ 내용과 설민석이 강의 형식으로 풀어가는 해설로 구성된다. 

 

 

더불어 어렵거나 이해가 어려운 부분을 큐엔에이(Q&A) 형식으로 설명했다. 당시 환관, 상국이라는 직책의 영향력, 도원결의로 풀어보는 복숭아 꽃의 의미, ‘삼국지연의’에는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유비의 지원군 장세평과 소쌍, 물고기·기러기·꽃들도 두손두발 다든 서시·왕소군·양귀비와 함께 4대 미녀로 꼽히는 ‘폐월’(閉月) 초선의 미모에 대한 이야기, 난세영웅이 되고자 했던 원소·조조·유비·손권 등의 ‘흙수저’급 개인사, 양아비이자 주군인 동탁을 배신한 여포를 받아준 유비의 속내, 조조와 관우 그리고 적토마의 의미 등을 상세하게 풀어냈다.

 

각 장마다 새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소개로 시작해 한 장의 도표로 정리한 인물관계도로 마무리해 이해를 돕는가 하면 ‘삼국지 자세히 들여다보기’를 통해 각 장의 해당 페이지까지 적어가며 원전과 다른 점을 설명한다. 

 

물론 수십여권에 달하는 서사, 상세한 그림 등으로 풀어낸 ‘삼국지’의 깊이를 따라갈 수는 없다. 하지만 차마 시작할 엄두도 못내는 이들에게 ‘삼국지’를 읽어볼 마음을 먹게 하고 나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이들로 넘쳐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지혜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본격적인 적벽대전부터를 다룬 2권은 8월 중순 출간예정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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