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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트럼프 능가하는 ‘英트럼프’ 존슨 등판…소용돌이 치는 브렉시트 운명

입력 2019-07-24 16:30 | 신문게재 2019-07-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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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AIN-EU-POLITICS-BREXIT-CONSERVATIVE
영국 총리로 새로 선출된 보리스 존슨이 23일(현지시간) 런던의 영국 보수당 본부에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중국의 시진핑, 일본의 아베 신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에 이어 또 한명의 스트롱맨이 국제 정치무대에 등판했다.

보리스 존슨(55) 신임 영국 총리다.

24일(현지시간) 존슨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의 운명을 쥐고 제77대 영국 총리의 자리에 오르자 AFP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주목했다.

존슨의 이미지는 한마디로 괴짜다. 헝클어진 머리칼을 긁적이며 특유의 어수룩한 표정을 짓는 모습은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코미디언에 가깝다. 때로는 바보처럼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영국 대표 명문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수재다. 때문에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엘리트라는 이미지를 상쇄하고 대중과의 간극을 메우는 계산된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설적이고 화려한 언변으로 청중을 사로잡기도 하지만 막말 논란에 휩싸일 때도 있다. 아니 논란을 즐긴다고 하는 게 맞을 듯 싶다. 대표적인 사례가 힐러리 클린턴을 ‘정신병원의 새디스트 간호사’처럼 생겼다고 한 것이다. 지난 미 대선에서 클린턴의 경쟁자였던 트럼프는 존슨이 새 영국 총리가 되자 “아주 잘 해낼 것”이라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존슨은 금발의 머리에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는 폭탄 발언, 우파 포퓰리즘 등 트럼프와 닮은 점이 많아 ‘영국의 트럼프’로도 불린다. 이미지 메이킹에 있어서는 트럼프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존슨이 대중들의 마음을 연주하는 방식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진보매체 카운터펀치는 존슨이 트럼프 보다 훨씬 더 위험한 존재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존슨이 영국의 지도자로 선택되면서 브렉시트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EU와 합의에 도달하든, 합의에 이르지 못하든 오는 10월 31일까지 무조건 EU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존슨의 취임으로 영국 화폐 파운드화가 떨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한 채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발생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시장이 보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존슨 덕분에 ‘노 딜’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하면서, ‘노 딜’이 발생하면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은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경기둔화 등과 함께 세계경제에 대표적인 하방 리스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3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미중 무역긴장과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전망치를 0.1%포인트씩 하향 조정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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