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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의 미세먼지 이야기] 복잡다기한 미세먼지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

미세먼지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이터
이를 바탕으로 하는 평가기준과 관리기준
그리고 미세먼지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안도 마련돼야

입력 2019-08-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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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대중들은 미세먼지 하면 위험한 것이라고 여기고 막연한 불안감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즉 미세먼지가 심하면 목과 눈의 따가움, 호흡 시 불편함,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황사, 스모그, 대기오염물질 등과 같은 개념으로 혼용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정부가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국정과제로 선정하여 이를 해결하려고 각종 노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조차도 엇갈리는 주장을 하고 있으며 이들의 지식정보를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사실상 일반 대중들은 전문가들의 지식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수용체 입장에서 미세먼지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전문가라면 미세먼지에 대한 지식정보를 일반대중에게 보다 알기 쉽게 전달하여 위험을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힘을 갖고 있어야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역할도 단순하게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것만이 아니다. 국민들에게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역할까지 담당해야 된다. 이를 위해서 미세먼지에 대한 개념은 물론이고 정확한 배출원, 농도와 위해성, 감축방안, 적응방안 등 정확한 지식정보를 확보하여 널리 공급해야 한다. 그래서 국민 스스로 미세먼지를 관리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성공적으로 미세먼지 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한 미세먼지에 관한 지식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해야 될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도 신뢰할 수 없고 국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TO)가 초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의 미세먼지를 과학적으로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게 되었다. 이에 발 맞춰 환경부가 2013년 8월부터 미세먼지 예보 시범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정부는 미세먼지에 관한 정확한 지식정보나 객관적인 평가기준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관리 방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상예보와 함께 미세먼지 정보를 국민들에게 발표하였다.

아무런 지식정보 없는 일반대중들은 불안감에서 무성한 상품광고에 현혹되기 마련이다. 미세먼지에 삽결살이 왜 좋은지 실증도 되지 않았는데 일반대중들은 이를 상식으로 여기고 있다. 미세먼지가 나쁜 날이면 으레 삽겹살을 먹어야 된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는 무엇보다 일기예보와 함께 미세먼지 정보를 발표하면서 “오늘은 미세먼지가 나쁘니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시고 외출할 경우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불안감만 키웠고 왜곡된 지식정보와 상품광고만 무성하게 만든 꼴이 되었다,

또한 피부 깊숙이까지 침투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세안제, 샴푸, 모공청소기, 체내에 침투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화장품 등이 판을 치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실증적인 내용의 기사는 신문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미세먼지 개념을 황사, 스모그, 대기오염물질 등과 함께 혼용하지 않도록 정확한 개념을 일반대중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미세먼지의 다양한 배출원, 농도, 위해성 등에 대한 지식정보도 널리 보급시켜 미세먼지 감축 및 관리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의 대기환경기준이 도입되면서 총부유분진(TSP)이란 개념이 처음으로 생겨났다. 이는 10㎛ 이하인 먼지를 총괄적으로 의미하는 개념으로 농도나 위험성에 대한 아무런 표시 없이 배출량을 기준으로 사용한 개념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총부유분진 대신 PM10을 대기환경기준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오염농도라는 개념이 도입되었고 미세먼지 PM10이라는 측정평가기준이 개발되면서 ‘㎛’라는 구체적인 단위를 사용하게 되었다.

또한 미세먼지의 위해성은 2006년,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심혈관계와 호흡기계라고만 악영향이 있는 것으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2013년, 유럽 환경보호청에서는 호흡기계와 심혈관계는 물론 정신질환, 치매에도 영향을 주고, 생식기계까지도 영향을 주어 조산한다고 미세먼지의 위해성을 설명하였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감기, 혈관질환, 면역질환, 신진대사 저하 등에 영향을 주며 인류가 노령화에서 겪게 되는 만성질환의 원인이 바로 미세먼지에서 나오는 독성물질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같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이 점점 광범위하게 보고되고 이에 대한 확인과정을 거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서 대기오염을 관리하는 기준이나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사실 2016년 5월,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은 ‘국내 대기질 공동연구(KORUS-AQ)’를 통하여 6주간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현황을 파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2017년 7월에 발표되면서 국내 미세먼지의 75% 이상이 2차로 생성되는 초미세먼지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으나 2차로 생성되는 초미세먼지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화석연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이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블랙 카본(BC) 등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거치며 만들어진 2차 초미세먼지가 국민건강에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2차로 발생되는 초미세먼지에 대한 평가기준이 마련되고 구체적인 관리방안을 서둘러 마련하여야 하는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못한 실정이란다.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라는 기사를 우리들은 많이 보게 된다. 그렇다면 “황사가 미세먼지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 구체적인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을 때 관리기준도 마련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2012) 연구자료에 따르면 “장거리 이동에 의한 황사는 PM10과 PM2.5 모두의 농도를 증가시키지만, PM 10 농도 증가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서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황사란 하늘 높이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를 말한다.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높이 올라가 확산되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이나 모래먼지를 말한다. 이는 미세먼지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데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으니 평가기준을 마련할 수 없고 더욱이 관리방안은 마련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일반대중들은 미세먼지와 황사를 혼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빛의 산란을 통해 가시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어 발생하는 것이 스모그 현상이다. 가시광선이 작용하는 미세먼지 크기는 0.3 - 0.7㎛이므로 대체로 0.5㎛ 전후해서 빛의 산란이 많게 된다. 때문에 뿌옇게 보이는 스모그 현상은 1PM 미만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입자 크기가 0.1㎛이라든지 0.2㎛인 작은 입자들은 대체로 수증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햇볕이 나기 시작하면 뿌연 안개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유해성이 큰 아주 작은 미세먼지 안개형태로 나타났다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스모그 현상은 런던 스모그와 LA스모그가 혼합된 서울 스모그라는 한다. 서울스모그 현상은 발생 원인도 복잡다기하기 때문에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다만 황산화물질로 일어나는 런던스모그와 질산화물질로 일어나는 LA스모그 현상이 혼합된 서울의 스모그 현상은 다양한 배출원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 형성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대기오염물질인 배출원은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지대 매연, 비산먼지, 담배연기, 직화구이, 가스 사용 등 다양하다. 따라서 미세먼지 감축방안을 마련하려면 이런 다양한 배출원에 대한 배출량, 농도, 위해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국민들에게 이런 정확한 지식정보로 전달하여 이를 관리해 나갈 수 있는 기준과 방안이 마련될 때 국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것이 아닐까?

이와 같이 복잡다기한 미세먼지 문제를 풀어나가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기준과 관리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미세먼지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확한 데이터도 확보하지 못하고 정확한 지식정보도 준비되지 않아 미세먼지 관리를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급하다고 바늘을 허리에 매어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을 되새겨 보다 차분하게 미세먼지 문제를 풀어 나가야 될 것이다.

김종서 기자 jongseo24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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