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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다시 무대로 박해미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매력, 그 힘으로!”

1년만에 랩 뮤지컬 ‘쏘 왓?’(So What?) 총감독으로 돌아온 박해미, 노래는 종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매력, 그 힘이 여기까지 오게 했죠”
이젠 무대 동반자, 아들 황성재 '쏘 왓?'으로 뮤지컬 데뷔! 퀸 뮤지컬 ‘위윌락유’(We Will Rock You) 킬러 퀸,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등으로 활발한 창작활동

입력 2019-08-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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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박해미<YONHAP NO-3304>
배우 박해미가 1년만에 공식석상에 섰다(연합)

 

“1년 간 죄인 아닌 죄인처럼 있었어요.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내가 할 일은 이거(무대)구나’ 했어요. 늪에 빠지고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더 기분 좋게 해보자 싶었죠.”

남편 황민의 음주운전 사고로 두문불출했던 박해미가 랩 뮤지컬 ‘쏘 왓?’(So What? 8월 29일부터 오픈 런, 원패스아트홀) 제작발표회로 1년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쏘 왓?’의 총감독으로 제작발표회 진행에 나선 박해미는 연신 웃는 모습을 유지했지만 “사실 밝게 웃고 있지만 안에는 좀 그래요”라던 그의 말처럼 행사 진행 중 울컥하기도 했다. 제작발표회 후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겨 기자들과 대면한 그는 “어느 누군가 제가 웃는 걸 보고는 울더라”며 “눈은 울고 있는데 웃고 있다면서”라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울먹이는 박해미<YONHAP NO-3300>
랩 뮤지컬 ‘쏘 왓?’의 총감독으로 나선 박해미는 울컥하기도 했다(연합)
“참고 참았어요. 1년 동안 잘 버티다가 울컥했어요. 우리 아들(황성재)도 (우는 모습을) 못 봤어요. 오보도 있었고 너무 힘든 1년을 보냈지만 하나하나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더 큰 일도 있었고 언젠가 진실은 밝혀진다고 믿고 있거든요.”


◇노래는 종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매력, 그 힘이 여기까지 오게 했죠”

“암전, 음악, 다시 조명과 함께 인아웃 등 심장이 뛰는 것처럼 살아 숨 쉬는 무대가 저를 이끌었어요. 그 힘이 저에겐 종교죠. 전 노래를 종교로 생각하고 살아왔고 무대에 집중하는 사람이거든요.”

복귀작으로 뮤지컬을 선택한 데 대해 박해미는 이렇게 전하며 “태생적으로 무대를 사랑한다”고 부연했다. 배우가 아닌 총감독으로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창작활동 그 자체가 재밌다. 어려서부터 그랬다”며 “10년 전만 해도 무대 위 배우들을 보면 나도 오르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만드는 재미에 빠졌다”고 전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돈이죠.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1년을 계획했던 ‘키스 앤 메이크업’을 (사고 때문에) 한달만에 접으면서 엄청난 손해를 봤어요. 배우들, 극장주도 손해를 봤고 학교 단체 관람도 죄다 취소됐죠. 그때를 떠올리면 아파요. 학교에도 사표를 냈고 1년 동안 팔다리를 잘랐죠. 한푼도 수입이 없었지만 하고자 하는 열정은 하늘을 찔렀어요. 그래서 해보자 한 게 여기까지 왔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시기도 했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매력, 그 힘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복귀작 ‘쏘 왓?’ “아시아를 넘나드는 작품이 되도록!”

뮤지컬 '소왓' 제작발표회<YONHAP NO-3315>
뮤지컬 ‘쏘 왓?’(연합)

 

“청년과 성(性)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어요.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고 뒤안길에서 배우기 때문에 성에 대한 아름다움과 책임 없이 재미로만 생각하는 기성세대의 왜곡된 성의식을 깨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복귀작으로 ‘사춘기’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전한 박해미는 “게다가 제 아들 둘이 혹시 나가서 잘못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성에 대해서는 터부시하고 입 다물게 해요. 아무도 가르쳐 주지도 않죠. 하지만 피하면 안돼요. (부모와 자식, 아이와 어른이) 노골적으로 얘기해줘야 하죠. 전 제 아들과 거리낌 없이 편하게 얘기해요.”

뮤지컬 ‘쏘 왓?’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원작인 독일 프랑크 베데킨트(Frank Wedekind) 희곡 ‘사춘기’(원제 눈 뜨는 봄 Fruehlings Erwachen)를 바탕으로 한 성장극으로 박해미 아들 황성재는 천재소년 멜키오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아들이 여자하고도, 남자하고도 키스를 하는 걸 보면 재밌다”는 박해미에 아들 황성재는 “멜키어의 대사와 연기를 하면서 ‘나 같아도 그랬을 것 같다’고 공감하게 된다”고 말을 보탰다.

“한국화 시키겠다, 랩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죠. 15년 지기 문희 작가와 새벽까지 얘기하면서 등장인물 5명, 그 중 한명은 멀티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으로 아시아를 섭렵하리라 다짐했어요.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겠고 아시아를 넘나드는 작품이 되도록 열심히 뛰며 최선을 다할 거예요.”


◇이젠 무대 동반자, 아들 황성재 “든든해요”
 

박해미 아들 황성재, 뮤지컬 '소왓'으로 데뷔<YONHAP NO-3521>
‘쏘 왓?’으로 뮤지컬 데뷔하는 박해미의 아들 황성재(연합)

 

“제가 슬픔을 이겨내려고 억지로 웃고 더 밝게 행동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사실 타고 났어요. 제 6학년 때 생활기록부에 ‘어떤 일이라도 눈 하나 꿈쩍 안하는 대담성이 있다’고 쓰여 있어요. 제 아들이 제 DNA를 받은 듯해요. 어려움을 떨쳐낼 수 있는 힘, 힘든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잘 견뎌내는 것 같아서 감사했어요.”

이어 “우리 아들도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대담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무대는 그게 있어야 한다”며 아들에 대한 믿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1년 동안 쟤(황성재)하고 가장 치열하게 싸웠어요. 참고 눌렀던 걸 두세번 정도 저에게 쏟아내더라고요. 소리 지르게 뒀죠.”

이어 “중학교 1학년 때인가는 옥수수 알 세는 일이 연봉이 많다고 농업고등학교를 가겠다고 하더니 중학교 3학년 때야 뮤지컬을 하겠다고 나섰다”며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110kg에 육박하던 몸무게를 하루 고구마 한개만 먹으면서 몇 개월만에 40kg이나 감량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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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재와 박해미(사진제공=bnt)

 

“그 과정이나 고교 3년, 집안 불의의 사고 속에서도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아오는 걸 보면서 뭐든 하겠다 싶었죠. 지금은 (명지대학교 뮤지컬학과) 휴학 중인데 자신만의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무대만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고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쪽으로 방향을 잡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어 무대에 오른 아들을 보며 “가능성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이제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못했으면 저도 안세웠어요. 집안망신이죠. 악플이 많더라면서 아들이 너무 부담스러워했어요. 저는 어쩔 수 없이 노출된 사람이니 마음껏 얘기해도 된다고 해요. 그게 우리 운명이니까요. 성재는 시작 단계니 힘들어하죠.”

그럴 때면 툭툭 던지듯 “괜찮아. 너의 원죄니 받아들여”라고 다독이기도 한다는 박해미는 “(황성재는) 혼자 많은 공부를 한다. 음향, 조명, 콘솔, 무대, 소품 등 전체적으로 다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부러 놔둬요. 더 큰 그림을 그리게 하고 싶어서. 어제(28일) 늦게까지 무대를 마무리하고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땀 냄새 때문에 창문을 내리시더라고요. 망치질에, 짐 옮기기에 무대감독이랑 둘이서 엄청 힘들었거든요. 궂은일도 찍 소리 안하고 기꺼이 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너무 좋았어요. 뭔들 못하겠나 싶고…너무 든든해요.”


◇퀸 뮤지컬 ‘위윌락유’ 킬러 퀸, 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인사말하는 박해미<YONHAP NO-3309>
하반기 박해미는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퀸 뮤지컬 ‘위윌락유’ 킬러 퀸 역으로 무대에 복귀한다(연합)

“실제로는 백발인데 지난 1년간은 염색하는 것도 싫었어요. 그래서 백발을 그대로 길러 탈색을 했죠. 염색을 안하니 너무 행복해요.”

은발에 가까운 머리색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며 웃어 보인 박해미는 9월부터 시작하는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과 12월 17일 서울 공연 개막 예정인 록밴드 퀸 뮤지컬 ‘위윌락유’(We Will Rock You)의 킬러 퀸 역으로 무대에 복귀한다.

“드라마는 악역에 강렬한 여 회장 역할인데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가발을 쓰고 해요. ‘위윌락유’ 킬러 퀸 등을 비롯한 다양한 창작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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