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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광대이자 '퍼펙트'한 남자, 배우 조진웅

영화 '퍼펙트 맨'의 동네 건달 역할로 부산 특유의 츤데레 스크린 가득 채워
삶의 의미 직시한 영화로 접근, 웃음과 감동 이끌어
"공인으로서의 삶 무겁지만, 즐겁게 해내려고 해"

입력 2019-10-08 07:00 | 신문게재 2019-10-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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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4
(사진제공=쇼박스)

 

조진웅은 천상 광대다. 전작 ‘광대들: 풍문조작단’의 흥행은 아쉽지만 그 제목에 걸맞는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오고 있다. 지난 2일 개봉한 ‘퍼펙트맨’ 속 건달 영기 역할의 조진웅은 카메라 앞에서 배우가 ‘얼마나 신나게 연기 할 수 있는지’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일단 배경이 부산이다. 그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조진웅에게 이보다 더 잘맞는 캐릭터는 없다. 보스의 돈 7억을 횡령(?)해 주식에 투자한 영기는 그 돈을 만회하기 위해 성공만을 위해 달려왔지만 시한부 2개월을 선고받은 로펌대표 장수(설경구)의 버킷리스트를 도와주기로 한다. 사고로 인해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 장수는 자신의 사망보험금을 영기에게 주기로 한다. 결코 섞일 수 없는 두 사람이 우정과 교감을 나누는 과정이 ‘퍼펙트맨’의 주요 스토리다.

“배우들 모두 처음 만난 사이에요. 허준호, 지승현, 조진규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설경구 선배님은 배우들의 연예인이시니까요. 영화란 게 친하다고 더 잘 나오는 예술장르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첫 만남의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퍼펙트맨’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닌, 삶을 의미를 직시하는 영화예요. 그렇기에 더더욱 가볍지 않게 접근했어요.”
 

조진웅
영화 ‘퍼펙트맨’의 조진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쇼박스)

사실 ‘퍼펙트맨’의 영화화는 쉽지 않았다. 장수 역할의 배우 캐스팅이 쉽지 않았던 것. 어려서 집을 나와 동생과 함께 건달 생활을 한 영기와 다르게 장수는 야심가에 피도 눈물도 없는 변호사였다. 기존의 영화에서 많이 다뤄진 캐릭터라 조진웅의 상대역으로 너무 묻히거나 튀지않는 존재감을 발휘해야 했던 것. 조진웅은 “마지막으로 설경구 선배님께 드려보고 아니면 영화를 접기로 했다”면서 “기적적으로 제 배우인생의 롤모델이었던 선배님의 허락이 있었고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며 감격하는 모습이었다.


‘퍼펙트맨’의 영기는 조직의 2인자지만 몸에 흔한 문신 하나 없이 동네 백수형의 외모를 하고 있다. 조진웅은 패션 센스라고는 전무한 영기 역할을 위해 도리어 의상에 힘을 주는 전략을 택했다. 화려한 금박과 꽃무늬가 작렬하는 티셔츠, 외투 등은 겉모습이 중요하고 빠르고 쉬운 길만 가려는 영기의 심리를 대변한다.

그를 대중적으로 알린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의 역할은 미국 교포 출신의 거친 상남자였다. 아내를 잃고 두 아이를 키우는 역할로 안방극장을 눈물로 물들였다. 이후 영화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 등 액션, 드라마,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흥행메이커’로서 오롯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어느날 우연히 대학로에 가서 공연을 보는데 잘하는 정도가 거의 프로급인 후배들을 보면 자극을 엄청 받아요. ‘퍼펙트맨’은 배우로서 중간에 낀 세대일 수 있는 조진웅이 많이 배운 현장이에요. 마냥 행복했고 후회없는 작품이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극 중 조진웅은 ‘영웅본색’의 주제가이자 요절한 스타 장국영이 부른 ‘당년정’을 직접 소화하며 3050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원래 대본에 없는 내용이었지만 영기가 가진 의리를 강조하는 주제가로 적격이었기에 현장에서 추가된 촬영 장면이었다.

“원래는 한번만 부르는데 제가 3번쯤 가자고 제안했죠.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대국(진선규)이 무조건적으로 영기한테 퍼주고 져주는데 그런 순박함을 살릴 결정적인 한방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20년 지기인 친구와 두달 만난 장수 사이에서 영기의 진심을 전하는 신이라고 자신합니다. 극장에서 꼭 확인해주세요.”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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