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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신세경 “힘들었던 20대 있기에 30대 배우생활이 더 소중해졌죠”

입력 2019-10-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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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사진제공=나무엑터스)

 

“구해령은 많은 부분 저랑 닮았어요.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고 표현하기도 수월했죠.”

 

배우 신세경은 서른 살이 된 올해, 유일한 출연작으로 MBC ‘신입사관 구해령’을 택했다. 이 드라마는 여성의 관직활동이 금지됐던 조선시대, 여성사관이라는 이색 소재를 내세운 로맨스 픽션 사극이다.

이미 SBS ‘토지’의 최서희와 MBC ‘선덕여왕’의 천명공주 아역을 비롯, SBS ‘뿌리깊은 나무’와 ‘육룡이 나르샤’ 등 사극에서 잔뼈가 굵은 신세경이지만 ‘신입사관 구해령’은 그간 그가 출연했던 사극과 사뭇 결이 다르다. 신세경은 남녀가 유별한 시대에 불의를 꼬집고 정의를 외치는 여사(女事) 구해령 역을 맡아 20부 분량의 드라마를 온전히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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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신입사관 구해령’은 제가 예전에 했던 사극과 여러모로 달랐어요. 조선시대 관복을 입고 출퇴근하는 여사제라는 설정부터 상상의 여지가 컸죠. 물론 역사와 동떨어진 설정이지만 저와 닮은 해령 역을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게 숙제였죠,”


극 중 해령은 왕세자인 이진(박기웅 분)이나 왕위서열계승 2위 도원대군인 이림(차은우 분)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똑 부러지게 표출한다.

 

일례로 ‘제왕은 일식의 변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며 왕세자 이진이 직접 낸 별시 시제에 대한 답으로 “사람은 하늘을 막을 수 없다”고 답한다. 

 

해령의 시권에 노발대발한 이진이 “내 시제가 틀렸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해령은 “저하께서 일식을 막을 방도가 있다 생각하신다면, 틀리셨습니다”라고 의견을 개진한다.

“해령이 답하는 부분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계기일식’을 모르는 시대기도 하지만 여성에 대한 잣대나 살아가는 방식을 요구하는 부분에서 차별이 느껴지잖아요. 비단 성별 외에도 신분에 대한 차별도 심했고요. 해령은 시대의 무의식적 차별을 깬 인물이죠.”

그래서 해령은 “사관으로서 내 모습을 사랑한다”며 “대군의 부인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이림의 프러포즈를 거절한다. 조선시대, 왕위 서열계승 2위인 대군의 청혼을 거절할 수 있다는 설정도 발칙하지만 해령이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표현한 신세경의 섬세한 감정 연기에 엄지를 척 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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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드라마의 제목부터 신세경이 연기한 구해령인 만큼 촬영 현장에서도 주연배우 신세경의 존재감은 막중했다. 하지만 신세경은 모든 공을 연출을 맡은 강일수PD에게 돌렸다. KBS 출신으로 ‘태조왕건’, ‘해신’, ‘바람의 나라’ 등 정통 사극을 주로 연출했던 강PD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감각적인 젊은 사극을 선보였다.  

 

“강일수PD님은 굉장히 훌륭한 어른이세요. 배우 신세경이 아닌 한 명의 인간으로서 PD님께 배워야 할 점이 너무 많았죠. 첫 미팅 때부터 저랑 동갑내기인 작가님의 이야기를 경청하셨고 스태프 한 명 한 명의 마음이 닫히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셨어요. 종방연 때 PD님이 ‘20대 스태프들에게 많은 걸 배웠다’고 말씀하실 때도 깜짝 놀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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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세경 (사진제공=나무엑터스)

그는 드라마업계 주 52시간 도입 뒤 촬영장에서 삶의 질이 달라졌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뿜는 에너지가 다르다며 작은 차이가 좋은 작품을 만드는데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20살에 MBC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첫 성인연기를 시작한 신세경은 올해 성인연기 10년차를 맞았다. 

 

요즘 유튜브에서 그가 출연한 ‘지붕뚫고 하이킥’이 인기몰이인 것에 대해 “신기하면서도 재밌다”고 답했다. 

 

또 당시 만인에게 충격을 안겼던 주인공 세경의 죽음에 대해서는 “배우니까 대본대로 연기하겠지만 모두가 행복한 결과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그런 신세경의 답에서 임금 앞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차분히 개진하는 해령의 모습이 엿보였다. 


지난 10년간 온전히 배우로 노출된 삶을 살아온 그는 한 때 연기 생활에 지치기도 했지만 지금은 배우의 삶이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킥’을 갓 마친 직후에는 일정에 끌려 다니며 지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마치 하루살이처럼 의욕없이 수동적으로 살 죠. 당시만 해도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삶에서 누려야 할 많은 부분을 박탈당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떤 직업이든 삶의 제약이 있고 힘든 점이 있다는 걸 인식하게 된 이후에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렇게 힘들었던 시간이 있으니까 지금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 같아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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