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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일본 공연에 ‘자가격리’ 정명훈 VS 자가격리 중 사적활동 국립발레단원들

[트렌드 Talk] 코로나19 자가격리 중 생긴 일

입력 2020-03-06 17:00 | 신문게재 2020-03-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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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사진=브릿지경제DB, 미라클오브뮤직 제공)

 

전세계적으로 확산추세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전 세계 무대를 누비던 발레리나 출신의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의 여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휘자 정명훈은 지난달 19~22일 세 차례에 걸쳐 일본 도쿄 필하모닉을 이끌며 조르쥬 비제(Georges Bizet)의 오페라 ‘카르멘’을 지휘했다.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이탈리아, 이란 등과 함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일본에서의 공연 후 정명훈은 자체적인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이에 7일(현지시간) 예정돼 있던 이탈리아에서의 마지오 뮤지칼레 피오렌티노 오케스트라 ‘말러 심포니’ 지휘를 고사했다. 이탈리아 역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나라 중 하나다. 현재 프랑스의 프로방스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정명훈은 코로나 증상은 없지만 일본이 확진자 수가 많은 나라인 만큼 조심하는 차원에서 ‘말러 심포니’ 지휘를 고사했다고 알렸다.

정명훈이 설명한 자가격리 이유처럼 일본은 한국 뿐 아니라 태국, 대만 등의 확진자들이 여행을 다녀온 곳으로 자국 언론에서도 인정한 부실한 코로나19 검사체계 및 대처 시스템 문제로 감염 위험이 큰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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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나대한(사진제공=Mnet)

 

대다수의 전문가들 역시 “일본은 크루즈선(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내린 사람들, 우한에서 유입된 사람들 등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위험한 나라”라며 “진단 숫자 비율로 보면 확진자도 많고 적극적으로 찾아내서 확진하기 보다는 국가적 이슈가 되지 않도록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올 상반기 개최 예정인 하계올림픽이 일본에서 치러진다면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조심스레 분석하기도 한다. 

 

그 일본에 자체 자가격리 중이던 국립발레단 무용수가 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은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2월 14, 15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했다. 이후 대구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가자 국립발레단 전 단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24일 단원들에게 브리핑을 했고 그날부터 3월 1일까지 2주 간 자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자체 자가격리 결정으로 대구에 이어 계획됐던 여수(2월 20~21일), 전주(2월 25~26일) ‘백조의 호수’ 공연이 전면 취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자가격리 기간 동안 코르 드 발레(Corps De Ballet, 군무 무용수) 나대한이 일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캐나다 국립발레단 출신으로 201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입단 전 댄스로맨스 프로그램 Mnet ‘썸바디’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국립발레단 강수진 감독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속 단원이 자체 자가격리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일본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며 “내부 절차를 거쳐 해당 단원에 대한 징계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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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사진제공=국립발레단)

 

나대한의 일본 여행에 이어 수석 무용수와  솔리스트 등이 사설학원 특강을 진행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는 국립발레단 윤리헌장 중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에 종사하거나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는 항목에 위배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의혹에 대해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사설학원 특강을 진행한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나대한의 징계위원회는 12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다른 무용수들은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위기관리 및 재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는 “법적 방역단계에서 내려진 조치는 아니었지만 발레단 자체의 결정을 따라줘야 했다”며 “국가 방역 정책에 동참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공공기관 종사자로서의 도덕적 해이 문제”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현재는 정부의 방역체계를 잘 따르면 해결 가능하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때다. 그 믿음이 깨지면 방역 체계가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잘못한 데 대한 비판은 하되 확인 안된 것들을 과장보도해 공포심을 유발하기 보다는 객관적이고 입증된 사실만을 보도할 의무가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언론, 공적기관 종사자 및 정치인들, 공인들의 솔선수범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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