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이치구의 이야기

[이치구의 돈 되는 이야기] ‘웹툰공작소’ 가보셨어요?

입력 2016-09-06 15:11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동영상시대다. 때문에 사진처럼 움직이지 않는 평면영상은 점점 인기가 떨어진다. 하지만 평면영상인데도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게 하나 있다. 웹툰이다.

웹툰이 왜 이렇게 갈수록 인기가 높아질까? 쉽게 생각하면 이건 어릴 때 만화에 한번 빠져본 사람들의 향수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네이버 웹툰에 들어가서 마음이 쏠리는 작품을 하나 선택해 서서히 빠져들어 보면, 웹툰의 장점을 금방 알게 된다.

웹툰은 스마트폰이나 PC에서 세로로 내려 보는 스크롤 방식이다. 이것은 한국의 웹툰업계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시스템이다. 동영상은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만 웹툰은 컷과 컷 사이에서 스스로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 때문에 웹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상상력이 더욱 풍부해질 수밖에 없다.

흔히 웹툰은 10대와 20대의 젊은이들만의 소유물로 생각한다. 그러나 직장인들이라면 TVn에서 방영한 ‘미생’의 열풍을 기억한다. 이 작품의 원작이 웹툰이라는 것도 잘 안다. 영화 ‘내부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지난 주말 딸애가 ‘웹툰공작소’에 함께 가보자고 제안했을 때 순순히 따라 나섰다. 서울시와 서울시 중소기업지원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SBA)이 만든 웹툰공작소는 명동역 3번 출구에서 남산 쪽으로 올라가면 나타난다. 정확한 주소는 서울시 중구 퇴계로 20길 24 남산동 공영주차장 4·5층. 올라가는 길은 만화의 거리(재미로)이다. 웹툰공작소와 함께 만화박물관(재미랑), 만화이색가게, 타요버스 정류장 등이 이어진다.

웹툰 공작소 5층에선 찾아보기 힘든 한정판 피규어와 웹툰 원화도 만날 수 있고, 중앙의 테이블에서는 3D프린팅도 체험할 수 있다. 이곳에 가보면 웹툰이 앞으로 새로운 거대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실제로 NHN엔터테인먼트, 탑코믹스, 레진코믹스 등은 웹툰업체들은 해외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웹툰은 지난 2002년 야후코리아가 ‘카툰세상’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이어 지난 2003년 다음이 ‘만화 속 세상’을 내놓았고, 2005년엔 네이버가 ‘네이버 웹툰’을 마련했다.

필자는 웝툰 사이트 가운데선 ‘어른’을 가장 좋아한다. 웹툰 ‘어른’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건 ‘캐네디 암살사건 조사위원회 보고서’다. 케네디 암살사건에 관한 책을 더러 읽었지만 머릿속에 남지 않았는데, 이 웹툰을 보니까 케네디가 맞은 총알이 어떻게 두 사람을 통과해서 바닥에 떨어졌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 사이트가 제공하는 ‘우울증’은 링컨의 젊은 시절을 만화화한 것이고, ‘헤르만 헤세의 생각을 읽자’는 젊었을 때 열심히 읽었던 소설 데미안에 대해 다시 한 번 회상하는 기회를 가졌다. 최근 이 ‘어른’사이트는 무료 게재를 선언했다. 이제 어른들도 마음 놓고 웹툰을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이미 국내에서 무료로 게재된 웹툰 작품은 총 13만 건에 이른다. 원고료를 지급받는 ‘프로 작가’의 작품도 약 50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

현재 웹툰의 순수 매출은 약 2000억 원 정도이지만, 광고 및 수출을 포함하면 약 1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광고수입이 점점 늘어난다는 얘기다.

드디어 한국에서 웹툰은 거대한 ‘콘텐츠 발전소’로 면모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웹툰공작소가 서울의 문화 콘텐츠 공작소로 떠오르길 기대해본다.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cetuus@viva100.com

 

20160830010008591_1
이치구 브릿지경제연구소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