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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좋은 여자가 신경쓰는 뷰티지수? ‘pH밸런스’

가장 이상적인 피부 상태는 약산성 … 알칼리화될수록 노화 취약

입력 2017-04-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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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을 바른 직후 6시간 동안은 본래 약산성인 피부가 잠시 중성 또는 알칼리성으로 변화돼 피부감염에 취약해지고 피지의 보습효과가 떨어지므로 신경써야 한다.
매끈하고 투명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한 첫 번째 수칙은 유·수분이 적당한 밸런스를 이루는 것이다. 유분과 수분이 3대7 비율을 이루고 있을 때 가장 이상적이다. 유분이 과해지면 지성피부, 수분이 부족해지면 건성피부로 분류되는 것은 미용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이것 못잖게 중요한 ‘pH밸런스’가 깨지는 것은 간과되고 있다. pH는 산성 혹은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소이온 농도지수다. 건강한 피부의 pH는 4.4~5.5 사이의 약산성 상태를 띤다. 건강한 피부는 외부 박테리아가 침투하는 것을 막고, 오래된 각질층을 스스로 탈락시키는 만큼 약산성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반면 밸런스가 한쪽으로 치우친 건성피부는 알칼리성에 가깝고, 지성 피부는 산성에 가깝다. 트러블성 피부는 pH 7~8, 아토피 피부는 pH 7.5~9로 강한 알칼리성을 띤다.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pH와 땀이 증가하면 피부는 중성 또는 알칼리성이 돼 피부 산도가 깨져 작은 여드름, 뾰루지 등이 커지거나 곪게 된다”고 설명했다.

피부가 산성·알칼리성으로 치우칠 때 가장 큰 부작용이 ‘노화’다. 피부가 알칼리화될수록 피부 속 활성산소가 증가해 노화 속도가 가속화된다. 피부 pH지수에 더욱 신경써야 할 이유다.

‘약산성 클렌저’, 피부 컨디션 최적으로 유지

pH균형을 깨뜨리는 것은 유전요인뿐만 아니라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적잖다. 특히 얼굴이 당길 정도로 뽀득한 느낌이 들 때까지 세안하는 습관도 한 몫 한다. 

세안제는 대부분 알칼리성이 강해 피부를 건조하고 민감하게 만들수 있다. ‘알칼리성’을 띠는 비누, 클렌징폼 등을 사용하면 표피가 알칼리성으로 변할 우려가 있다. 한 실험결과 수돗물과 마일드한 샤워젤로 씻고 난 직후엔 피부 pH가 5.9로, 비누로 세정한 다음엔 pH가 6.4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건강한 피부컨디션을 유지하려면 약산성클렌저를 쓰는 게 유리하다. 김 교수는 “pH가 높은 제품은 노폐물 제거에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피부에 유용한 피지막까지 제거해버려 피부가 건조해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강알칼리성 클렌저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피부 내 산도가 낮아지면서 면역력까지 떨어지는 2차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약산성 클렌저는 기존 클렌징폼에 비해 세정력이 떨어지고 세안 직후 미끌미끌한 느낌이 남아 세안 후에도 개운하지 못하다는 사람이 적잖다. 이런 경우 세안용 거품망을 활용하면 풍성한 거품이 일어 문제가 해결된다. 

중성·알카리성 화장품은 ‘모낭충’, 산성은 ‘예민피부’ 만들기도

민간요법 중 식초를 탄 물로 마무리 세안을 하거나, 린스했더니 피부결과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고 트러블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떠돈다. 이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식초를 타 약산성화된 물이 피부와 두피를 보호할 수 있어서다.

화장품도 클렌저와 마찬가지로 5~7.5 정도의 pH지수를 지닌 제품을 쓰는 게 좋다. 현재 대부분의 화장품은 pH 6.0 전후다. 로션·크림 등은 베이스 원료 특성상 약산성 화장품으로 만든는 게 까다롭다. 반면 약산성 토너나 미스트 등 액체류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제품군이 다양하다. 피부염 환자는 약산성 미스트를 수시로 뿌려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중성·알칼리성을 가진 화장품류를 바르면 피부 pH는 중성에 가까운 상태를 한동안 유지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체내에서 피지가 분비되며 6시간 정도에 걸쳐 본래의 약산성 환경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이 6시간 동안 피부가 균서식이나 보습에 취약한 상태에 노출되는 셈이다. 

pH지수가 상승하면 피부보호막 성분인 세라마이드 합성효소의 활동이 방해받고, 이미 형성된 각질층을 연결하는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를 활성화해 피부장벽이 약해진다. 이를 통해 알칼리화된 피부는 모낭충의 최적의 서식지로 변한다. 모낭충은 피부 속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먹이삼아 모공이 커지게 만든다. 노폐물이 많은 피부에서 쉽게 서식하고, 약산성 피부를 가장 싫어한다. 

반대로 산도 기준을 초과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가 예민해지기 쉽다. 특히 요즘 필링제 등 각질관리용 화장품은 지나치게 높은 산도를 갖고 있는 경우가 적잖다. 필링 제품에는 AHA, BHA, 아미노과일산 등 산성 성분이 다량 들어 있다. 산성 성분은 각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손쉽게 제거되도록 돕는다. 그러나 함유량이 과도하며 피지장벽을 망가뜨릴 수 있다. 필링은 매일 하면 오히려 피부에 자극을 줘 주 1~2회면 충분하다. 민감성 피부라면 구매 전 반드시 테스트를 거치는 게 좋다.

화장품 전문가들은 화장품의 pH를 확인한 뒤 상황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면 고가의 기능성화장품을 쓰지 않고도 피부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화장품은 치료효과를 내는 게 아니어서 유수분 밸런스를 최적화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통 여성의 피부 pH지수는 천연보습인자인 히알루론산과 각질층의 세라마이드가 감소하는 30대 이후부터, 밤보다 낮에, 세안한 뒤, 기온이 낮아지면 높아진다. 반면 생리 전에는 피지 생성을 증가시키는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해 pH지수가 오히려 낮아진다. 

pH가 높아지는 낮과 겨울에는 약산성 제품을 쓰고, 30대 이후부터는 알칼리성 제품을 피하는 게 좋다. 세안 후에는 약산성 또는 중성의 화장품을 바로 발라 pH밸런스를 회복하고, pH 지수가 저조해지는 생리 전에는 잠깐 중성이나 약알칼리성 화장품을 쓰는 게 포인트다.

정희원 기자 yolo031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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