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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K-게임 한 단계 도약하는 감초 역할 하겠다"…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

입력 2024-04-02 06:14 | 신문게재 2024-04-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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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초대석]이철우게임이용자협회장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이 27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국내 게임업계에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웠습니다.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정부와 게임사를 상대로 대변하거나 전달해 줄 창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게임이용자협회가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잘 전달해 국내 게임산업, 이른바 K-게임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수 차례 사건·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은 직접 전광판 트럭을 게임업체에 보내거나 공개 간담회 진행을 요구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펼쳤지만, 각각의 게임 내에서 이른바 ‘총대’를 조직해 대응했다가 개별 사건이 일단락되면 흩어지는 형태가 반복되면서 업계 전반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1월 설립된 ‘게임이용자협회’는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단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제는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게임업계뿐 아니라 정부 등 정책 관련 담당 부서에까지 전달해 이용자의 권익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 협회의 설립 배경이다.

초대 협회장으로 선출된 이철우 변호사는 “협회는 소비자 단체운동에 대한 법적 지식과 타 게임 소비자 운동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각 게임 이용자들이 소비자로서 온당한 권리를 주장하도록 돕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동시에 협회 차원에서 공공 기부나 자원봉사를 진행하고 발달장애아동 교육 등 게임의 순기능을 전파하는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공개하는 ‘게임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협회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획득 확률을 이제는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그동안 확률 자체에 의구심을 품어 온 이용자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 협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기반으로 협회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협회의 1차 목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비영리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는 것이다. 연내 사단법인 설립까지 이어지는 것이 이 협회장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 협회장은 “협회 임원진 사이에서 사무실을 소화할 역량은 되고 기본 재산을 갖추는 것은 제가 수임한 소송에 따른 금액이나 후원 의향을 밝힌 분들이 있는 만큼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사단체 통폐합 법이 있긴 하지만, 다행히 다른 단체에 비해 우리 협회가 많이 앞서 있다. 학계나 관 등에서도 의견을 구하고 협의를 하는 파트너로 생각 중이다. 다만, 서류상으로는 확정된 것이 아니므로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상기의 목표를 달성한 이후, 진정으로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가 후임 협회장으로서 협회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직업이 ‘변호사’인 만큼 협회의 진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협회장은 “5살 무렵부터 게임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고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게임을 열심히 즐기고 있지만, ‘게임전문변호사’라는 제 포지션이 순수한 게임 이용자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저는 최선을 다해서 협회의 토대를 마련하고, 변호사로서 게임 이용자들이 정당한 소비자로서 그 권리를 주장하는 근거가 될 판결례들을 만들어 나가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게임산업과 게이머를 바라보는 시선이 개선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가 다가온 가운데 협회는 정치권을 대상으로도 활동을 시작하며 영향력을 넓히기 시작했다. 협회는 지난 2월 주요 정당에 ‘게임문화 및 게임산업에 대한 정책’과 관련해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이 협회장에 따르면 거대 양당을 포함한 3개 정당에서 회신서를 받은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현 정부 역시 그동안 게임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이 협회장은 전했다.

그는 “대통령을 비롯해 문체부, 공정위, 한국소비자원 등 정부 내 어느 한 주체가 아니라 여러 기관이 모두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와 관련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현 상황은 이용자 입장에서 고무적이다. 주요 정당 역시 ‘게임 이용자의 권익 보호’라는 명제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정당들이 구체적인 정책 수립 단계로 나아갈 정도로 게임에 대한 전문성은 갖추지 못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현 정부와 각 기관 역시 개별 게임 콘텐츠와 이용자의 의견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협회는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게이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면서 전문성이 가미된 정책 제안을 정부와 입법부, 사법부에 열심히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릿지초대석]이철우게임이용자협회장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이 27일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2018년 변호사시험 합격 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근무했으며, 대한변호사협회에 약 50여건의 게임 소송, 심판, 신청사건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전문분야 등록을 한 ‘제1호 게임전문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게임을 좋아해서 관련 사건을 찾아다니다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는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제도 수립에 참여했고, 부산변호사협회의 게임법실무연구회 회장으로 연구활동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P2E 게임 국내 유통 금지, 우마무스메와 리니지 및 메이플스토리 각 소비자 단체소송의 대리인으로서 국내 게임사를 상대로 게임 이용자의 입장을 대변해 게이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우마무스메 9관 변호사’, ‘포켓몬·건담 덕후 변호사’ 등 ‘덕업일치 변호사’로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그는 지난 1월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회장으로 선출됐다.

박준영 기자 pjy6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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