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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개입 약발 안 듣나…원·달러 환율 추세적 하락은 아직, 왜

입력 2024-04-21 11:21 | 신문게재 2024-04-2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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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석 달 만에 반등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잠시 주춤했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중동 지정학 리스크 고조 등으로 다시 꿈틀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400원선을 터치하자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추가 상승을 저지했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의 하방경직성을 지적하고 있다. 환율의 추세적 하락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시그널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19일 원·달러 환율은 한주전 대비 6.80원 오른 1382.2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16일 약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터치한 후 기재부·한은 등 외환당국과 한일 재무장관이 공동으로 구두개입에 나선데 이어 한미일 재무장관까지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며 환율 상승세를 견제하자 지난 18일 1370원대까지 급락하며 주춤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9일 오전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 소식에 당국의 구두개입 약발이 떨어진 듯 환율이 다시 장중 1390원대까지 올랐다.

국제금융센터는 “불확실성 장기화, 금융시장 위험회피, 인플레이션 자극 전망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랜즈버그 베넷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는 “미 연준은 연중 금리를 동결할 것 같다”며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더 높은 수준을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환율의 추세적 하락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그널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환건전성이 훼손되지 않았음에도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내 1400원까지 급등하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며 “공동 구두개입인 만큼 외환당국의 분명한 스탠스가 포함돼 단기적으로 환율의 추가 상승은 저지됐다지만 환율 방향성 전환은 대외 여건 변화 수반이 필요했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최근 환율) 상승은 펀더멘털이 아닌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지연과 엔화와 위안화의 동반절하, 전쟁으로 인한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쏠림이 나타난 결과”라며 “과도한 환율변동성을 우려해 정부와 한은이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고, 1400원 빅피겨를 앞두고 추가 상승이 저지된 상황이지만, 구두개입은 단기 환율 저항선을 만들 수만 있으며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반전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인하 시그널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원·달러 환율 2분기 상단을 1400원 보다 높은 1420원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재확인되며 대외 강달러 압력이 잔존한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도 단기해소는 쉽지 않아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취약한 원화 강세가 제한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1300원 중후반에서 박스권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정체된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험으로 유가 상승이 빨라지면서 연준도 매파적 스탠스를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에는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분기 수준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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