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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엔저’ 언제까지…일학개미는 ‘겹악재’ 속 엔화 상승에 베팅중

입력 2024-05-01 10:11 | 신문게재 2024-05-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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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160엔 돌파…日금리 동결에 기록적 엔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일 통화정책 차별화 등으로 ‘슈퍼엔저’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일학개미)들은 ‘엔저’와 미 금리인하 시점 지연 등 겹악재 속에서도 엔화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0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6.19엔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는 연초 이후 -10% 이상 평가 절하된 상태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160엔선을 넘어섰다가 150엔 중반대까지 급락하며 일본 정부가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조치로 장기적으로 엔화 환율을 안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500bp(1bp=0.01%포인트) 까지 벌어져 있는데다 양국의 금리차가 축소되는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엔화 약세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배경에 있다”며 “일본은 금리인상을 상당히 늦출 것 같고, 미국은 금리인하 시점을 늦출 것이라는 심리가 외환시장에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은행은 지난 4월 25~26일 금융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 수준(0~0.1%)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상승하면 금리도 인상할 수 있지만 당분간은 완화적인 금융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해 시장에서 추가 금리인상 기대감이 줄었다.

미국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이 지연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감소한데다, 견조한 경제 성장세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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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엔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약화로 엔·달러 환율이 150엔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현재 경기 여건을 바탕으로 엔화 약세를 용인한 이상 추세적인 엔화 강세 전환이 어렵다”며 “엔·달러 환율이 단기 저항선인 155엔을 돌파한 이상 다음 상단은 1차 160엔, 2차 170엔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 연구원은 “2분기 중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조정이 지속되면서 달러화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점도 엔화에 부담 요인”이라며, “엔·달러 환율 전망을 기존 2분기 148엔, 3분기 144엔, 4분기 140엔에서 각각 2분기 155엔, 3분기 150엔, 4분기 145엔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일학개미’들은 겹악재(미 금리인하 지연+엔저) 속에서도 엔화 상승에 베팅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장기채 투자상품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1주일간 순매수 규모는 1151만 달러어치(약 159억원)에 달한다. 기간 중 일본 종목 가운데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이 종목은 미국 금리가 인하할 때 채권가격 상승(금리하락)에 따른 수익과 엔화 가치 상승시 환차익을 동시에 노린다.

문정희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금리인상과 미국의 금리인하가 4분기에 동반된다면 엔·달러 환율이 150엔 이하로 내려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본의 금리인상폭이 크지 않을 수 있고, 미국 역시 금리인하에 신중할 수 있어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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