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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가맹점과 나눠먹자" 경단녀들의 상생실험 먹혔죠

[스타트업] 협동조합 브랜드 베러댄와플

입력 2022-01-19 07:00 | 신문게재 2022-01-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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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러댄와플 이수민 이사장. (사진제공=베러댄와플)

 

‘베러댄와플’은 협동조합 형태의 와플 전문 프랜차이즈다. 경력 단절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와 점주들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설립된 ‘소셜 프랜차이즈 기업’이기도 하다. 여성 5명이 설립한 협동조합은 현재는 청년과 소위 ‘경단녀’ 등이 함께 경영하는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로 발돋움했다. 

 

베러댄와플의 창업 일화는 다소 독특하다. 지난 2014년 서울시의 공동육아 지원 사업을 통해 만나게 된 5명의 여성들이 협동조합을 통해서 창업에 나서면서, 사회적 상생기업이라는 베러댄와플의 실험도 함께 시작됐다.  

 

이수민 베러댄와플 이사장은 “3년간의 공동육아를 통해 알게 된 초기 조합원들이 육아로 복직 등이 어려워지자 고민 끝에 창업에 나섰다”고 협동조합 설립 배경을 밝혔다. 

 

이들 초창기 멤버들이 결정한 창업 아이템은 커피 전문점이었다. 커피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논의 끝에 전문화된 와플 베이커리를 접목한 카페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선택한길은 협동조합이었다. 물류 공유와 영업에서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보장된 형태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공동구매 형식으로 납품 단가를 조정하면서 창업 초기 비용도 많이 낮출 수 있었다.

 

 

베러댄와플 이수민 이사장. (사진제공=베러댄와플)

 

2016년 이대점을 시작으로 노량진·숙대·여의도·일산 등 다섯 곳에 초기 매장을 개점했다. 2017년에는 협동조합 설립을 마무리했고 가맹(동행)점도 50호점까지 늘렸다. 2018년 100호점까지 오픈한 후 프랜차이즈 개편과 등록을 통해 현재는 직영점 1곳을 포함, 7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미 상호나 메뉴 등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유사하게 운영했고, 배너나 메뉴 등에서는 통일성을 유지하고 싶어 2019년부터 소셜 프랜차이즈로 등록하고,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생을 내세운 프랜차이즈 협동조합을 통해 크게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수민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별도의 가맹 광고나 마케팅이 없이, 입소문 등을 통해 가맹점주나 조합원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언급했다.  

 

또 이 이사장은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형태는 조합원과 가맹점주에게도 장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협동조합을 통한 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의사결정 등을 통한 효율적인 경영도 장점 중 하나다.

 

이 이사장은 “2년간의 가맹점을 운영한 경우, 원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경영의 최종 의사결정에도 함께할 수 있다. 가맹점주들이 제시하는 현장의 피드백을 곧바로 의사결정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2018년 서울시청에서 열린 베러댄와플의 ‘소셜프랜차이즈 토론회.

 

일반 프랜차이즈 형태에 비해, 가맹점주들의 유연한 경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이 이사장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현장에서 와플 외에 다른 디저트에 대한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원하는 경우 가맹점주가 다른 디저트도 개발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그럴 경우 물류 마진이 없어 본사의 수익에는 큰 도움은 안 되지만, 가맹점주들의 수익 향상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그런 결정도 권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와플 레시피와 메뉴 등은 정해져 있지만, 점주가 원하는 경우 추가적인 음료 선택이나 토핑 메뉴 등은 본사의 허락을 통해 개발이 가능하다. 

 

이 이사장은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베러댄와플로 전환하려는 사업자들에게도 이런 유연한 프랜차이즈 정책이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간판이나 상호 등을 제외하면 인테리어 등 경영 사항에 대한 프랜차이즈적 규제를 거의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 비용을 줄인 만큼 창업의 문턱이 낮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또 1000만원의 출자금을 통해 조합원으로 가입한 점주들에게는 생지나 원두 등 원재료의 단가를 10%에 할인해서 공급하고 있다. 조합에 추가 수익이 나는 경우, 조합원에 배당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재작년부터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2년간은 프랜차이즈 로열티를 면제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는 점주들에 대한 ‘이행 보증금’을 순차적으로 미리 환급해 줄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정책을 다소 변경하더라도 우선적으로 가맹점주의 경제적 안정에 방점을 두고 운영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는 청년들과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도 창업을 위한 좋은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체 가맹점주 60~70%, 조합원의 80% 이상은 경력 단절 여성이었다. 최근엔 창업을 원하는 청년층의 가입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과거에는 입소문 등을 통해 모인 경력 단절 여성들이 창업을 위해 조합이나 가맹점 가입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난해부터는 청년들이 더 많아진 상태다. 창업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체결한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상생협약식. (사진제공=베러댄와플)

 

협동조합만큼이나 ‘와플 전문점’이라는 정체성도 베러댄와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베러댄와플의 경우 제공받은 반죽을 직접 발효하고 또 현장에서 직접 구워서 바로 조리하는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 해섭(HACCP) 인증을 거친 와플 전용 공장에서 생지를 공급하면 가맹점이 조리하는 형태다. 생지 역시 계란과 방부제를 제외하고 천연효모로 발효시킨 반죽만을 공급한다.

 

베러댄와플은 각종 세미나와 상생협약식 등 사회 참여적인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선택했을 때부터 우리만의 이익이 아닌, 다른 누군가와도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싶었다”면서 “과거 해피브릿지 협동조합 등과의 협약식을 통해 여러 도움을 받은 바 있다. 우리의 목표도 후배 협동조합이 생기면 이들에 대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사 등의 세미나 활동뿐만 아니라 동두천 지역 등 일부 가맹점들 역시 자발적으로 지역 취약 계층에 대한 와플 제공 등의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수민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가맹점이 건강해야 본사도 건강하다는 것이 지론이다. 본사와 지점, 소비자 모두를 위한 프랜차이즈이자 진정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겠다는 생각으로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주성 기자 wjsbur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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