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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선한 자본으로 사회문제 해결…임팩트투자 세계 매료됐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한국사회투자 이혜미 홍보팀장
‘CSR, 2030을 만나다’ 출판...30대 ESG실무자들과 맞손

입력 2021-07-12 07:00 | 신문게재 2021-07-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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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투자 이혜미 팀장/사진=한국사회투자

 

기자로서 기업 사회공헌분야를 취재하다가 사회공헌 비영리 기업으로 전직한 한국사회투자의 이혜미 홍보팀장(33). 더 좋은 사회를 만들면서 돈까지 벌게해 주는 ‘임팩트 투자’가 그를 사로 잡았다. 임팩트투자란 환경, 빈곤, 교육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에 투자하면서 재무적 수익과 사회적 수익을 함께 창출하는 걸 말한다. 지난 2007년 미국의 자선단체 록펠러재단이 이탈리아 벨라지오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최초로 등장하면서 알려진 개념이다. 일명 ‘착한 투자’로 불리면서 재무 성과도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시장에선 잘 알려진 투자다.

 

 

이혜미 팀장은 선한 자본이 좋은 사회를 이끌 수 있는지를 현장에서 더 찾기 위해 지난 2018년 과감히 자신의 무대를 옮겼다고 한다. 한국사회투자는 지난 2012년 설립된 비영리 임팩트투자사 및 액셀러레이터로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등의 사회혁신조직을 육성, 투자하는 곳. 미국의 비영리 벤처캐피털인 아큐먼펀드와 같이 한국을 대표하는 임팩트투자 전문 비영리기관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경제지 기자에서 임팩트투자사로… “금융을 통한 사회 변화를 꿈꾸다”

국내 대표 임팩트투자사인 한국사회투자의 이혜미 홍보팀장은 입사하기 전 5년간 경제신문에서 대기업을 출입하는 기자로 활동했다. 당시 SK와 같은 대기업들이 소셜벤처나 사회적기업에 투자하고 육성하는 활동을 관심있게 지켜보았다고 한다.

“투자를 통해 큰 이익을 좇아야 할 기업들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자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물론 사회공헌이나 기업의 밸류체인 차원에서의 전략적인 부분도 고려되었겠지만, 대기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점으로 금융과 사회혁신조직에 주목한 점이 흥미롭더라고요”라고 배경을 말했다.

이 팀장은 기자로 활동하던 중 한국사회투자를 우연히 알게 됐고, 기자 활동에 이어 가야 할 길은 이 분야라는 확신에 과감히 사표를 내고 새로운 길에 도전했다.

“선한 자본과 선한 금융이란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소셜 생태계의 많은 전문가와 먼저 길을 걸어간 선배들이 고민한 질문이었고, 제게도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질문이었어요. 그리고 자본주의에 회의를 느낀 많은 분들이 답을 찾은 곳이 바로 임팩트투자였죠. 더 나은 사회가 되도록 만들면서 돈까지 벌어다 주는 임팩트투자, 이게 정말 가능할지, 우리 미래의 투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그는 국내 임팩트투자가 해외처럼 활성화가 되기엔 아직 멀었지만 글로벌 흐름이나 최근 국내 추세를 보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역시 많다고 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문제는 계속 발생하고 있고 기업들 역시 자신들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금융과 투자, 그리고 사회혁신조직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 2년 전보다 임팩트투자 기업에 관심을 갖는 대기업이나 투자사, 스타트업, 언론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기업의 사회적가치가 자연스럽게 이윤창출로 이어지는 시대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업 경영에 가장 중요한 투자자와 소비자, 그리고 특히 MZ(20~30)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기업’에 대한 요구도 거세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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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투자와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이 지난 2019년 개최한 ‘인클루전 플러스’의 임팩트투자 데모데이 현장 모습/사진=한국사회투자

 

◇대기업, 임팩트투자 통해 ESG 경영 실현할 수 있어

임팩트투자는 최근 SK를 비롯한 국내 여러 대기업들이 관련 투자에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은 ESG경영을 위해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 중 ESG에 맞지 않는 사업을 걸러내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의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데, 이때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통해 ESG경영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대기업은 임팩트투자를 통해 자사의 사업구조나 밸류체인에 녹여내기 어려운 문제들을 임팩트투자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완화하거나 개선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대기업의 투자와 지원을 통해 자사의 비즈니스를 더욱 고도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기죠.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모범적인 협력사례를 통해 임팩트투자 생태계를 키우면서 소셜임팩트가 창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진단했다.

임팩트투자는 왜 필요할까. 심각해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의 정부는 매년 관련 재정을 확대해왔으나 더 커지고 다양화되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현대 사회문제는 점점 더 다양하고 복잡해져서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과 역할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일회성 기부나 후원은 상황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지속가능한 사회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렵다.

이 팀장은 임팩트투자가 바로 이 지점에서 대안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선한 자본을 투입해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임팩트투자의 핵심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손이 닿지 않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나 프로젝트 투자를 통해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재무적 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부나 후원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지속가능한 사회변화를 이끌어내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임팩트투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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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ESG와 관련된 대기업과 투자사, 소셜벤처에 몸담고 있는 30대 실무자들이 「CSR, 2030을 만나다」을 출판했다/사진=한국사회투자

 


◇30대 ESG실무자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다


임팩트투자가 사회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체계이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응 체계가 될 수 있을까. 기자의 질문에 이 팀장은 최근 공동집필한 책에 쓴 마지막 문구로 답했다.

“임팩트투자는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큰 물결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같은 상황에서 이제 우리 기업은, 투자자는, 소비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의 선택이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갈 것 같습니다”

이 팀장은 최근 2030을 위한 CSR·ESG 서적 「CSR, 2030을 만나다」를 펴냈다.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ESG와 관련된 대기업과 투자사, 소셜벤처에 몸담고 있는 30대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책의 공저자는 윤한득 CJ대한통운 ESG팀 차장, 이혜미 한국사회투자 홍보팀 팀장, 조수빈 크림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사업부 과장, 김동하 유니클로 홍보실 대리, 원규희 도도한콜라보 대표, 채진웅 중부컨설팅 대표, 고민서 소솜사진관 대표 등 총 7인이다. 대부분의 저자들이 30대 현업 실무자로서 CSR, ESG와 관련된 대기업과 투자사, 소셜벤처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역할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고민을 담으려 했다.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임팩트투자가 우리사회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그 여정에 이 팀장의 땀이 담겨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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