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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코멘트]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데 집중하게 되는 밤” ‘풍경’ 도윤희 작가

입력 2024-03-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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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희 작가
도윤희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제가 컬러를 안썼기 때문에 올빼미 형이에요. 그래서 ‘고삐가 풀린 저녁’이라는 작업부터 ‘밤의 용기’, 새벽으로 가면서 ‘화이트 다크니스’ 등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작업을 되게 많이 하죠.”

갤러리현대가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젝트 ‘에디션 R’ 일환인 ‘풍경’(Incorporeal Landscape. 4월 14일까지 갤러리현대) 현장에서 만난 도윤희 작가는 이렇게 밝혔다. 

 

풍경 도윤희 작가
갤러리현대 ‘에디션 R’ 일환인 ‘풍경’ 중 도윤희 작가의 ‘밤은 낮을 지운다’(사진=허미선 기자)

 

‘에디션 R’은 갤러리 현대 소속 작가의 과거 작품을 돌아보고(Revisit), 현재 관점에서 미학적 성취를 재조명해(Reevaluate) 현재로 부활(Revive) 시키는 프로젝트다.

그 첫 번째 주제는 ‘풍경’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도윤희 작가가 세포와 화석의 단면 등 보이지 않는 세계와 시간성에 집중한 초기작 ‘Being’ 연작과 ‘밤은 낮을 지운다’(Night Erases Day) 등을 만날 수 있다. 

 

도윤희 작가
도윤희 작가(사진=허미선 기자)

“밤이 되면 낮에 했던 생각, 있었던 일들이 재해석돼요. 전혀 다르게 생각되면서 핵심만 남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밤은 낮을 지운다’죠. 제가 수첩에 적은 글들이 많은데 그 중 한 문장을 발췌해서 쓴 제목이에요. 재해석되면서 낮의 것을 지우고 새로운 빛이 들어오는 과정이죠.”

그렇게 그의 작품들은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밤은 낮을 지운다’를 비롯한 그의 작품 제목들은 시적이다.

 

이에 대해 도윤희 작가는 “제가 글 쓰기와 문학적인 걸 좋아한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그런 식의 작업을 많이 했었다”며 “제 안에 있는 문학적 요소들과 미술적(Pictorial)인 요소들이 싸우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문학적 요소들을 버렸죠. 그래서 지금의 작업으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단어가 갖고 있는 한계가 있다 보니 더 풍요롭지 못하게 가두는 역할을 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한계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내면에서의 싸움 끝에 지금에 이른 도윤희 작가는 밤을 “편안해지면서 내 편이 오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초저녁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그 푸른 빛, 저녁의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마치 공모자가 오는 것 같아요. 그 시간성이 저에게는 그래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데 집중하게 되는 시간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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