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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5명이 세운 먹거리 회사··· 농민·교수가 만든 하우스맥주

틈새 공략하는 이색 협동조합

입력 2014-09-1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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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상조의 정신으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할 목적으로 구성원(조합원)이 협동해 경제적 이익을 내는 사업조직인 협동조합. 

 

현재 국내의 협동조합은 5600곳에 달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늘 전망이어서 협동조합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독특한 발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협동조합들이 늘고 있다. 

 

‘한국유지보수협동조합’은 해고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곳이다. 이 협동조합은 구성원들이 가진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설립됐다. 대형건물의 냉각탑을 비롯해 시설물들을 유지보수하던 회사에서 근무하던 이들이 모여 해고노동자 취업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웰빙수라간협동조합’은 2013년 서울 성북구 주민 5명이 반찬가게와 도시락 사업을 구상하던 중 설립됐다. 웰빙수라간협동조합은 건강한 먹거리 문화 확산과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에 반찬나눔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북 군산지역의 ‘GB순보리맥주협동조합’은 독특한 맛의 하우스 맥주를 만드는 곳이다. 보리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맥주회사 직원, 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 등이 참여해 지난 4월 결성된 이 협동조합은 차별화된 맥주를 공급하기 위해 뜻을 뭉쳤다. GB순보리맥주협동조합은 지역 식당 등에 맥주를 납품하며 상권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식회사를 협동조합으로 바꾼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엑투스협동조합’이다. 이 곳은 소프트웨어 품질관리와 컨설팅 사업을 하던 벤처회사였다 지난해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엑투스는 앞으로 보드게임 개발 등을 통해 사업 모델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들어 협동조합 설립 붐이 일고 있지만 외국은 오래 전부터 협동조합이 활성화돼 왔다. 

 

해외의 대표적 협동조합은 스페인의 명문 축구클럽 ‘FC바로셀로나’다. 축구팬들이 출자한 FC바로셀로나는 선수들이 행정 및 관리 업무도 직접 수행하며, 4년마다 조합원들이 단장을 선출한다. 한 명의 재벌 구단주가 FC바르셀로나의 주인이 아니라 20만명의 조합원들이 구단의 주인이다. 

 

우리에게는 오렌지 음료회사로 잘 알려진 ‘선키스트’도 미국의 대표적인 협동조합이다. 오렌지농가들이 유통기업과 중간상인들의 횡포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선키스트는 이제 세계적인 협동조합이 됐다. 

 

세계 120여개국에 뉴스를 공급하는 미국의 AP통신사는 언론분야의 협동조합이다. 미국의 1400여 곳의 언론사가 조합원이며, 이사회를 통해 편향된 보도를 방지하고 있다. 

 

최근 이색적인 협동조합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색적인 아이템으로 다른 협동조합과 차별화를 시도하며 출발했다고 해도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조합의 목적과 나가야 할 방향 등을 조합원 모두가 공감하지 않으면 불협화음이 생기고, 결국 그 조합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박범용 서울시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장은 “협동조합을 설립할 때는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 센터와 같은 전문기관들을 적극 활용해 꼼꼼히 설립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측은 “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전 관련 기관에서 상담을 받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사전에 꼼꼼히 준비하지 않으면 막상 협동조합을 설립하고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국내의 협동조합은 아직 초보단계에 있어 외국과 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협동조합기본법을 비롯해 시행령, 시행규칙, 지방자치단체 지원조례 등이 합리성과 유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다. 

 

김정욱 기자 k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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