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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KBS, 수신료 올릴 생각 하지도 馬!… 까미는 고작 5살이었다!

[트렌드 Talk] 동물 학대 논란 ‘태종 이방원’ 폐지 기로

입력 2022-01-27 18:30 | 신문게재 2022-01-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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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폐지 기로에 섰다.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麗末鮮初) 시기 조선의 건국에 앞장섰던 리더 이방원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 작품은 대선과 맞물리며 높은 시청률을 보여왔다. 

하지만 상승세 중이던 ‘태종 이방원’은 지난 1일 7회 방송분에서 극 중 이성계가 낙마하는 장면이 논란에 휩싸였다.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말을 줄에 묶어 강제로 넘어 뜨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물학대’ 비난이 일었다. 해당 말인 까미가 촬영 1주일 후에 죽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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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는 5살까지 경주마로 사용되다 성적이 좋지 않아 말 대여 업체에 팔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방송 제작 영상에 말 목이 심하게 꺾여 강제로 고꾸라지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말에 올라타 촬영을 소화한 스턴트 배우도 일반적인 보호 장구만 착용한 후 촬영에 임한 사실도 드러났다. 말에서 떨어진 후 잠시 정신을 잃었고 이 때문에 당시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KBS는 관련 제작 규정을 마련하겠다며 빠르게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KBS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동물보호단체, KBS드라마 동물학대 규탄(연합)

한국동물보호연합은 26일 서울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가 방영한 드라마 ‘각시탈’과 ‘정도전’ ‘연모’ 등에서 말을 강제로 고꾸라뜨리는 낙마 장면이 관행적으로 반복 촬영됐다. 국민 수신료를 받아 동물학대에 사용했다”며 공개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외신도 이번 논란을 전하며 ‘동물 학대’라고 비판했다. 미국 CNN 방송은 “말을 돌봐주는 스태프나 전문 조련사가 현장에 없었다”고, 영국 로이터 통신은 “한국에선 2019년 한해 동물 학대 사건이 914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방영 중지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15만건을 넘어선 데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드라마 방송 재개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대표를 맡았던 임순례 영화감독은 “동물을 소품 또는 소모품으로 보는 제작진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많은 배우들도 ‘이런 연출자와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동물권에 대한 의식이 향상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말은 전투·전쟁·사극 영화에서 소품으로 활용되다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카메라 앵글만 잘 조절해도 한 생명의 희생을 담보받을 필요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작진은 현재 촬영을 중단했으며 결방을 이어가고 있다. KBS는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불똥은 침묵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튀었다. 이방원 역을 맡은 주연 주상욱과 그의 아내 차예련의 개인 SNS에 악플이 달리고 출연 배우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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