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산업 시장규모가 3년 동안 이어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산업 시장 규모는 1조239억원으로 2년째 감소세를 보였다. 2조593억원 규모였던 2019년과 비교하면 40.8% 수준으로 축소됐다. 특히 관객 점유율에서 외국영화에 비해 10년 동안 줄곧 우위를 점해온 한국영화 점유율이 30%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반면 미국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61.0%에 달했다. 전체 극장 매출에서도 한국영화 비중은 29.7%에 그친 데 비해 외국영화 비중은 70.3%까지 증가했다. 한국영화 기대작들은 개봉을 연기한 데 반해 팬데믹 첫해 개봉을 연기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잇달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관객 556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이터널스’(305만명), ‘블랙 위도우’(296만명)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영화 중에는 ‘모가디슈’(361만명)만이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 제작비 간이조사 결과 지난해 개봉한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는 17편으로 전년(29편)보다 58.6% 줄었다. 수익률은 처참할 정도다. 이들 영화의 수익률은 -47.3%로 추정돼 2001년 수익성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였던 2008년(-43.5%)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영화 완성작 수출과 서비스 수출 금액을 합친 수출 총액은 전년보다 41.8% 줄어든 4863만 달러로 집계됐다. 완성작 수출액(4303만 달러)은 전년보다 20.5% 줄었고 기술서비스 수출액(560만 달러)은 81% 급감했다. 독립예술영화 최고 흥행작은 윤여정의 아카데미 조연상 수상과 함께 113만 관객을 기록한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다. 독립예술영화가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2019년 개봉한 ‘항거:유관순 이야기’(116만명) 이후 2년 만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