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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반복되는 문체부의 낙하산 인사, 영상자료원만 '왜?'

[트렌드 Talk] 영상자료원 사무국장에 문체부 인사 내정 논란

입력 2022-03-10 18:00 | 신문게재 2022-03-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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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내정하는 인사에 한국영상자료원(이하 영상자료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영상자료원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달 부임한 김홍준 원장이 문체부 출신 인사 A씨 사무국장 임명동의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제출했지만 이사 8명 전원 반대로 부결됐다. 노조는 “김 원장이 이사회 부결 이후 주말 동안 이사들과 따로 접촉해 서면 동의를 받아 날치기로 통과시키려 한다”며 “이는 문체부의 인사 압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복수의 영화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자료원 사무국장으로는 A과장이 내정된 상태다. 이 사안에 대해 문체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 등의 기관들 사무국장은 위원장이 직접 임명해 왔다. 그간에도  영화관련 기관들의 사무국장은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로 잡음이 반복돼 왔다. 그 중 영상자료원은 퇴직 관료의 내정이 반복돼 왔다.

그간 관행처럼 굳어진 사무국장 인사에 대한 이번 반발은 얼마전 신임 영상자료원장으로 임명된 김홍준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1994년 ‘장미빛 인생’으로 감독 데뷔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학들을 양성해왔으며 평소에도 자료원을 많이 이용하는 전문가로 알려졌다. 여러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쌓은 내공으로 행정적인 능력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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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사무국장 인사 결정에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 영상자료원 관련 규정에는 사무국장은 원장이 이사회 동의를 받아 임명하게 돼 있다. 노조는 “A씨는 원장이 임명되기도 전에 문체부가 내정한 인사로 알려졌다. 사무국장은 사실상 문체부가 내정한 낙하산 인사가 맡아왔고 ‘블랙리스트’ 사건도 문체부 퇴직 공무원인 사무국장 재임 기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앞서 문체부가 주도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 위원회도 영상자료원과 관련해 문체부 퇴직 공무원 임명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제도 개선위가 2019년 발표한 백서에는 퇴직 공무원을 산하기관 사무국장으로 임명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한 개방형 직위제 도입, 이사 추천제 재도입 필요성 등이 명시됐지만 이를 위한 정관이나 규정 개정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영상자료원 측 관계자는 “그동안 사무국장 인사에 대한 내부 불만이 상당했다”면서 “임명되기 전부터 영화인으로서 보여준 신임원장의 결단력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노조 역시 “퇴직 공무원 보은 인사 임명안을 관철하는 시도가 계속되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김 원장은 언론을 통해 “노조측의 의견과 더불어 사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사무국장 임명 문제를 포함해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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