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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중소돌의 반란, 마마무 소속사 RBW 김진우·김도훈 대표 “SM·YG와는 다르다”

[Pair Play 인터뷰] RBW 김진우·김도훈 공동대표

입력 2016-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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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kanakakan

 

‘중소돌의 반란’, ‘흙수저 걸그룹’, 2년차 걸그룹 마마무 앞에 붙는 수식어다. 마마무는 트와이스, 여자친구와 더불어 3세대 걸그룹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인형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빼어난 가창력과 무대매너로 월드스타 싸이에 이어 2016년 대학축제 섭외 요청 연예인 2위에 올랐다. 

 

마마무 소속사 RBW는 자본금 1억원으로 출범한 중소기획사다. 2010년 10월, 김도훈(42)·김진우(38) 공동대표가 각각 5000만원씩 출자해 설립 6년만에 벤처기업협회가 3년간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뽑은 ‘2016 우수 벤처기업’에 선정됐다. 투자자금도 유치했다. KTB네트워크·한국투자파트너스·포스코기술투자·NHN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 4곳으로부터 클럽딜 형태로 70억원을 투자 받았다. 그야말로 탄탄대로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티스트의 수익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여타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와는 매출구조가 다소 다르다. 마마무를 비롯해 양파, 베이식 등 소속가수들이 올리는 수익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반면 RBW만의 독특한 사업방식인 아티스트 인큐베이팅 매출이 30%, 방송 프로그램 및 행사기획·제작 40%를 차지한다. 

 

김진우 공동대표는 “후발주자로서 SM·YG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심했다”고 말했다.

 

◇김진우 대표 “SM·YG와는 다른 길 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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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브릿지 월드 김진우대표.(사진=양윤모 기자)

 

신생 기획사 RBW는 설립 6년만에 엔터테인먼트업계 신흥강자로 올라왔다.

 

김진우 대표는 RBW의 비약적인 성장 비결에 대해 “아티스트에 전적으로 집중하지 않는 사업구조”라고 말했다. RBW는 타사 아티스트들을 인큐베이팅 하는 독특한 OEM(주문자 생산방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김도훈 공동대표를 비롯해 황성진, 이상호, 최용찬, 권석홍 등 국내 최정상급 프로듀서 15명을 영입해 OEM시스템을 구축했다. 중국 가수 린, 세븐센스, 일본 가수 코드브이, 슈아이 등이 RBW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거쳐 간 가수들이다.

“물론 저도 처음에는 아티스트 제작을 하고 싶었죠. 하지만 아티스트에만 의존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리스크도 큽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OEM방식이었죠. 조금씩 다른 가수들을 인큐베이팅하며 노하우를 쌓아갔죠.”

다른 가수들을 키우며 쌓은 노하우로 제작한 첫 번째 가수가 마마무다. 20억원을 투자한 마마무는 1년 8개월만에 원금을 회수했다. 김진우 대표는 “제작비가 모자라서 어려움을 겪을 때 다른 사업부서에서 올린 수입으로 충당하기도 했다”며 “마마무에게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가지 사업을 동시에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인큐베이팅 시스템 외에도 RBW는 다양한 분야의 뮤직 비즈니스를 개척해 나갔다. 2012년에는 인도네시아에서 ‘갤럭시 슈퍼스타’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했고 2014년에도 베트남에서 롯데그룹과 K-팝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방송했다. 최근 베트남에서 네이버의 V앱 콘텐츠 제작 대행 및 K-팝 가수들의 공연 에이전시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이미 베트남 호치민에 법인을 설립해 6명의 직원을 파견했다.

“베트남은 다국적 기업의 전쟁터 같은 곳입니다. 게다가 K-팝에 대한 호응이 매우 높은 나라기도 하죠. 전세계에서 구글에 ‘K-팝’을 검색한 나라 3위가 베트남이에요. 이곳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마케팅 대행까지 하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죠.”

이런 활발한 활동에 힘입어 김진우 대표는 지난해 청년 기업인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산자부 장관표창을 받은 것은 김 대표가 처음이다.

“장관상은 가문의 영광이죠. K-팝라고 하는 파괴력있는 문화상품을 지닌 만큼 더욱 해외에서 매출을 높여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어요.”

김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후발주자에게 필요한 건 각 기업체의 독특한 색채와 틈새공략이라고 강조한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남들을 똑같이 따라해서는 트렌드에 뒤쳐진다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회사의 방향이나 비전이 기존에 업계를 선점한 회사와 차별화돼야죠.”
 

◇김도훈 “히트 작곡가가 키운 걸그룹 망한다? 초심으로 돌아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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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브릿지 월드 김도훈대표.(사진=양윤모 기자)

 

김진우 대표가 외부에서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넓혔다면 김도훈 대표는 RBW의 음악적 색깔과 가수들의 인큐베이팅을 책임진다. 김진우 대표가 아빠라면 김도훈 대표는 엄마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을 작사·작곡한 서용배 프로듀서, 이승기의 ‘나랑 결혼해줄래’의 노랫말을 지은 황성진 프로듀서 등 15명에 이르는 스타 프로듀서들은 김도훈 대표와 크고 작은 인연으로 엮인 사이다.

마마무는 김도훈 대표의 제작 노하우가 응집된 결과물이다. 예쁘고 노래를 잘하는 걸그룹은 많지만 무대에서 온전히 놀 줄 아는 걸그룹은 드물다. 김도훈 대표는 “가창력과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유쾌함, 그 두 가지를 보았다”고 강조했다.

“적당히 예쁘면서 노래도 하는 친구보다는 보컬과 퍼포먼스가 강조된 걸그룹을 원했어요. 마마무 친구들은 노래도 잘하지만 밝고 유쾌한 에너지가 돋보였죠. 내숭없고 사람을 기분 좋게 해요. 잘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제 계획보다 훨씬 빨리 가요계에 안착했어요. 프로듀서의 기획과 가수의 역량이 시너지를 빛낸 좋은 케이스죠.”

김도훈 대표 외에도 수많은 히트 작곡가가 걸그룹 제작에 손을 내밀었지만 마마무처럼 단시간에 성공을 거둔 사례는 드물다. 김도훈 대표는 “초심으로 돌아간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저도 초반에는 팬텀과 긱스라는 그룹을 제작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어요. 왜 작곡가들이 제작하면 잘 안될까 고민해봤는데 기본이 안된 상태에서 성공한 제작자들의 전철을 밟으려고 한 게 문제였어요. 매니저 출신 제작자들은 로드 매니저 시절부터 방송섭외, 녹음 등 모든 과정을 접하니 시행착오가 적은데 작곡가들은 히트작곡가로 성공한 뒤 제작에 뛰어드니 실패할 수밖에 없는거죠.”

마마무의 음악적 성공과는 별개로 김도훈 대표 역시 스타 작곡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김도훈 대표는 지난해 가온차트 케이팝 어워드 올해의 작곡가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저작권대상 시상식’ 작곡 부분 대상 수상하고 2014년 음악저작권료 수입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트렌드를 음악으로 표현해내는 그는 “대중의 마음을 읽기 위해 후배들과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고 함께 작업한다”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테크닉은 발전하지만 대중의 마음을 읽는 게 힘들어져요. 저는 후배들과 작업을 통해 요즘 20대가 어떤 점에 열광하는지 관찰해요. 마마무도 지난 2월 발표한 첫 번째 정규 앨범에 전 멤버들이 작사작곡에 참여했는데 제가 직접 판단하기보다 후배 프로듀서들의 의견을 청취해 결정했죠. 요즘은 유튜브 영상과 재치있는 가사를 눈여겨 봐요. 십센치의 ‘봄이 좋냐’처럼 발랄하면서도 유쾌한 가사나 블랙넛의 자극적이고 솔직한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RBW는 마마무 외에도 톱보컬리스트로 꼽히는 양파와 먼데이키즈 이진성, Mnet ‘쇼미더머니’ 출신인 베이식 등이 소속가수로 몸담고 있다. 또 신예 4인조 보컬그룹 브로맨스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SM이 판타지에 강하고 YG가 힙합과 클럽문화라면 RBW는 보컬리스트의 회사죠. 보컬이 강조되고 라이브 공연에 강한 가수들이 포진해 있는 게 강점입니다. 기획사가 가수 두명만 잘 키워도 상장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저희는 소속 아티스트들이 모두 자리를 잘 잡아줘서 성장해 나가고 있죠.  

 

 

 

◇20년 우정… 사업으로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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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W의 김진우대표(오른쪽)와 김도훈대표.(사진=양윤모 기자)


김진우 대표와 김도훈 대표의 인연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당시 한국외대 러시아어학과 학생이었던 김진우 대표는 솔로 가수였다. 그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청담동 지하 작업실에서 음악하는 형 김도훈, 황성진 작곡가와 함께 음악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러나 가수, 작곡, 프로듀서, 코러스까지 뮤지션이 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거쳐간 김진우 대표는 자신이 음악보다 뮤직 비즈니스에 적합한 인재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결국 2004년 자본금 1750만원으로 사당동에 작은 녹음 스튜디오를 열었다. 

 

3년만에 5억원을 번 김진우 대표는 이후 음악학원을 개원하며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2010년 김진우 대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접한 김도훈 작곡가는 단번에 “이거 되겠구나”고 생각했다고. 김진우 대표는 “제가 형을 꼬셨어요”라고 멋적게 웃는다. 20년간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은 가요계의 환상의 복식조로 맹활약 중이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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